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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1음료'·'이용 2시간'…카페에 생기는 이용제한, 논리는?

입력 2023-09-03 09:10 수정 2023-09-21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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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 〈사진=중앙DB〉

카페에서 공부하고 있는 사람들. 〈사진=중앙DB〉



"세 명이 카페에 가서 케이크 두 개랑 음료 한 잔을 시켰어요. 케이크는 한 조각당 7500원, 음료는 5500원. 그런데 결제할 때 디저트 개수와 상관없이 음료는 무조건 인당 시켜야 한다고 하시더라고요."(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글·작성자 A 씨)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쓴 A 씨는 '1인 1음료에 대해 의견이 궁금하다'고 적었습니다.

의견은 나뉘었습니다.

일부 누리꾼은 '보통 그 정도로 주문하면 그냥 넘어가도 되지 않나. 융통성이 아쉽다', '그래서 프랜차이즈 카페 간다', '눈 앞 이익만 보고 장사한다'는 등 댓글을 달았습니다.

반대로 '카페 운영방침이면 뭐라고 할 수 없는 것 아닌가', '케이크가 마진이 큰 품목은 아니다. 재료 가격도 많이 올랐고 전기세도 올랐다', '융통성 있게 하면 다른 손님들이 '왜 우린 안 해주냐'고 컴플레인 들어오니 어쩔 수 없다'는 등 카페 사정을 이해한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안 하면 남는 게 없어요"


'1인 1음료'를 시행하고 있는 카페에 운영 방침에 대해 물어봤습니다.

카페 관계자는 JTBC 취재진에 "대부분 손님들은 1인 1음료를 주문하지만, 가끔 여러 명이 한꺼번에 와서 음료를 인원수보다 적게 주문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습니다. 이어 "그러면서 여분의 컵을 달라고 하거나 물을 요구하는 경우가 꼭 있어 1인 1음료 원칙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디저트를 인원수에 맞춰 주문하는 건 안 되는지 묻자 "이전에 가끔 아주 저렴한 디저트만 산 뒤 매장을 이용하는 분도 계셨다"며 "디저트는 마진이 크지 않아 그것만으로는 가게 운영이 어렵다"고 했습니다.

1인 1음료 방침 없이는 정상적으로 매장을 운영하고 이어가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카페 이용 시간 2시간'·'노트북 사용 금지'

노트북과 태블릿 이용을 금지한 카페의 안내문. 〈사진=이지현 기자〉

노트북과 태블릿 이용을 금지한 카페의 안내문. 〈사진=이지현 기자〉


"카페 이용 시간을 제한하지 않으면 아메리카노 한 잔 시키고 7~8시간 앉아있는 분들도 계세요. 중간에 식사하고 다시 오는데 추가 주문은 안 하더라고요."

1년여 전부터 카페 이용 시간을 2시간으로 제한한 한 카페 사장의 말입니다.

테이블 5개 정도로 작은 규모의 카페인데, 긴 시간 이용하는 손님들 때문에 다른 손님들이 발길을 돌리자 결국 이용 시간에 제한을 뒀습니다.

최근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도 3시간 이용 시 추가 주문을 해 달라는 안내문을 내걸어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이용 시간에 제한을 두지는 않지만 노트북이나 태블릿PC 사용을 금지하는 곳들도 있습니다.

일부 유명 카페는 대기 손님이 많아 이런 방침을 내세웠지만, 일부는 '공부하는 카페' 분위기를 만들고 싶지 않아 이런 운영 방침을 도입했습니다.

노트북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한 카페 관계자는 "노트북 하는 손님들이 많이 있으면 편하게 쉬러 온 손님들이 떠들면 안 될 것 같다면서 민망해하신다"며 "결국 발길을 돌리는 손님들을 보면서 안타까웠다"고 했습니다.
 

"소비자 권리 무한대 아냐…자영업자도 너무 각박하면 안 돼"

최근 일부 카페의 1인 1음료 원칙을 두고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사진=이지현 기자〉

최근 일부 카페의 1인 1음료 원칙을 두고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사진=이지현 기자〉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도 카페 이용에 제한을 두는 것이 마냥 마음 편한 일만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이용 시간에 제한을 두고 있는 카페 사장은 "운영 방침을 말씀드리면 의자를 발로 차거나 '언제까지 장사하나 보자'면서 윽박지르고 나가시는 분들도 있다"며 "또 악의적인 리뷰를 반복적으로 남기는 손님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도 운영 방침을 바꾸지 못하는 건, 이마저도 없으면 예전처럼 카페를 장시간 이용하는 손님들이 늘어날까 봐 걱정돼서입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일부 나쁜 소비자들, 각박한 카페 운영자 등 소수의 사람 때문에 점점 카페 이용에 여러 제한이 생기고 소비자와 자영업자들 사이에 의견 충돌이 있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이 교수는 "가게 운영을 너무 각박하게 하면 결국 손님의 재방문율이 떨어지는 만큼, 자영업자도 이를 고려해 카페를 운영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소비자들도 소비자의 권리가 무한대가 아님을 늘 생각해야 한다"며 "누리려고 하는 권리가 지불한 값에 맞는 재화와 서비스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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