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31일) 험악한 소식만 있는 건 아닙니다. 무더위 속에서 길을 걷던 여성이 갑자기 쓰러졌는데, 이를 본 버스기사가 차를 세우고 달려갔습니다. 운행 일정도 미루고 돕겠다고 나선 버스 기사 덕분에 여성은 건강을 회복했습니다.
조승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길을 걷던 20대 여성이 비틀거리더니 갑자기 쓰러집니다.
시내버스 기사 장준호 씨, 급히 비상등을 켜고 차를 세웠습니다.
[장준호/강릉 동진버스기사 : 일단 의식은 없었고요. 제가 내려서 약간 흔들면서 말 거니까 그때서야 약간 눈을 떴는데…]
당시 기온은 34도, 더위에 기운이 빠진 여성은 장 씨 부축을 받아 겨우 일어났다가 또 쓰러집니다.
장 씨는 찬바람을 쐴 수 있게 버스 계단에 여성을 앉힙니다.
정신을 놓지 않도록, 부채질을 하고 계속 말을 겁니다.
신고를 받은 구급대가 와 여성을 챙기고, 멈춰섰던 시내버스도 그제야 다시 출발합니다.
'보고도 못 본 척 지나가는 세상에, 시간 맞춰 운행해야 하는 버스 기사님이 용기를 내 존경스럽다'
이 일을 목격한 시민이 강릉시청 누리집에 글을 올리며 선행이 알려졌습니다.
동료 기사도, 가족도 고생했다며 자랑스러워했습니다.
정작 장 씨는 이런 칭찬이 얼떨떨합니다.
[장준호/강릉 동진버스기사 : 그분이 진짜 의식이 완전 없어서 제가 심폐소생술을 했다든가 그런 것도 아니고 크게 한 것도 없는데…]
쓰러진 여성은 전날부터 몸이 안 좋아 병원에 다녀오는 길이었습니다.
장 씨의 도움으로 지금은 건강을 되찾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화면제공 : 강릉 동진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