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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속에서 '꿈틀꿈틀'…환자 뇌에서 살아있는 회충 발견

입력 2023-08-29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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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세 여성의 뇌에서 산 채로 발견된 Ophidascaris robertsi 해당 여성은 건망증과 우울증을 앓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국제학술지 신종감염병(EDI)〉

64세 여성의 뇌에서 산 채로 발견된 Ophidascaris robertsi 해당 여성은 건망증과 우울증을 앓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사진=국제학술지 신종감염병(EDI)〉


건망증과 우울증을 앓아온 60대 여성의 뇌에서 신종 기생충이 발견됐습니다.

8cm 크기의 살아있는 상태로 발견된 이 기생충은 그동안 사람에게서는 발견되지 않았던 뱀에 기생하는 회충이었습니다.

호주 캔버라 병원과 시드니대 전염병 연구소팀은 뉴사우스웨일스에 사는 64살 여성의 우뇌 전두엽에서 뱀에 기생하는 회충으로 알려진 '오피다스카리스 로베르시'(Ophidascaris robertsi)를 발견했다고 확인했습니다.

뱀을 최종 숙주로 삼는 이 회충은 호주에만 있는 고유종으로 주로 카펫 비단뱀에서 발견되지만, 인체는 물론 사람의 뇌에서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이 여성은 3주 동안 복통과 설사증세를 겪은 뒤 2021년 1월 지역 병원에 한 차례 입원했으며 이후 2022년부터 건망증과 우울증 증세를 보여왔습니다.
해당 기생충은 여성의 우측 전두엽에서 발견됐으며 크기는 8cm에 달한다 〈사진=국제학술지 신종감염병(EDI)

해당 기생충은 여성의 우측 전두엽에서 발견됐으며 크기는 8cm에 달한다 〈사진=국제학술지 신종감염병(EDI)


의료진은 약물치료 효과가 없자 자기공명영상장치인 MRI 검사를 했고 우뇌 전두엽에서 이상 부분을 발견해 수술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후 수술 과정에서 해당 기생충이 살아있는 채로 발견돼 제거했으며 환자는 여전히 일부 증상은 있지만 지금은 상태가 좋아진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연구진은 감염된 여성이 카펫 비단뱀이 주로 서식하는 호수 인근에 살면서 채집을 통해 얻은 식용 풀의 일종인 번행초를 요리해 먹는 과정에서 회충의 유충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어 동물과 사람의 서식지 겹쳐지는 상황에서 동물에게 감염되는 질병이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습니다.

이번 연구는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신종감염병 저널(EDI) 9월호에 실렸습니다.
Ophidascaris robertsi의 최종숙주인 융단비단뱀. 주로 호주와 뉴기니, 인도네시아에서 발견된다 〈사진=온라인 캡처〉

Ophidascaris robertsi의 최종숙주인 융단비단뱀. 주로 호주와 뉴기니, 인도네시아에서 발견된다 〈사진=온라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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