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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아프리카에 사는 미어캣이 낚시터에?…버려지는 '이색 반려동물'

입력 2023-08-28 20:54 수정 2023-08-28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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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어캣이나 사바나왕도마뱀처럼 외국에서나 볼 수 있는 희귀한 동물들이 최근 국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습니다. 반려동물로 들여왔다가 버려진 겁니다. 멸종위기종도 있고, 전염병 퍼트릴 수 있는 동물도 있는데 관리는 제대로 안 되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이상엽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두 발로 서서 주위를 살핍니다.

몸도 꼬리도 가늘고 깁니다.

아프리카에 사는 미어캣입니다.

그런데 지난 4월 충남 예산의 낚시터에 나타났습니다.

반려동물로 기르다 버린 걸로 보입니다.

[김봉균/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 이색 애완동물로서 야생동물을 새끼 때 들여와서 기르게 되는데. 갑작스러운 야생성 발현으로 인해 공격하거나…]

버려진 미어캣을 보호하고 있는 곳에 가봤습니다.

[송민하/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수의사 : 사막에서 경계하면서 살아가는 애들이다 보니까. {지금 왜 이러는 거예요?} 이건 놀아달라고 하는…사람을 좋아하는 편이라서.]

영화 속 실제 모델로 인기를 끌었던 라쿤 4마리도 길바닥에 내몰렸습니다.

서울 마포를 떠돌던 라쿤도 이곳으로 옮겨졌습니다.

경계심이 높은 동물로 알려졌는데 이렇게 쉽게 사람한테 다가옵니다.

조사 결과 야생동물 카페에서 버려진 걸로 파악됐습니다.

라쿤은 감염병을 옮길 수 있습니다.

[김봉균/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 외래 야생동물은 사실 체계적인 검역시스템 내에서 질병을 모니터링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잠재적인 질병 감염원으로서의 매개 역할을…]

야생동물들은 그동안 누구나 들여올 수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매년 300마리나 버려졌습니다.

정부는 뒤늦게 지난해 12월부터 허가를 받게 했습니다.

그런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닙니다.

먹이를 잘 먹지 못해 허물이 벗겨졌습니다.

아프리카에 사는 사바나왕도마뱀입니다.

최근 충남 홍성과 경북 영주에서 잇따라 발견됐습니다.

사바나왕도마뱀은 국제적 멸종위기종입니다.

국내로 들어오려면 반드시 환경부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보호해야 하는 동물인데 누가 언제 들여온 건지도 모릅니다.

등껍질이 독특한 거북이가 탈진 상태로 치료실에 들어갔습니다.

마찬가지로 허가를 받아야 들여올 수 있는 국제적 멸종위기종 호스필드육지거북입니다.

[송민하/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수의사 : (거북이는) 수명이 굉장히 긴 편이라서 질리기 쉬운… 보호하거나 그런 것들을 결심하지 않으면 사실 기르기 힘든 종이라고.]

1년 뒤 충남 서천 국립생태원에 큰 보호소를 만들지만 계속 야생동물이 버려진다면 소용없습니다.

[김봉균/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 : 그런 시설이 건설된다고 하더라도 계속 쏟아져 나오는 유기 외래야생동물을 모두 수용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에…]

정부는 법을 고치고 보호소를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야생동물을 사고 팔고 기르다 버리는 일이 계속되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겁니다.

동물은 물건이 아닙니다.

밀착카메라 이상엽입니다.

(작가 : 강은혜 / VJ : 김원섭 / 영상그래픽 : 김영진 / 인턴기자 : 김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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