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약과 전문점의 약과. 〈사진=이지현 기자〉
유명 약과를 구하려면 인기 공연을 티켓팅하듯 치열한 구매 경쟁을 거쳐야 한다는 말입니다.
2030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약과가 유행하기 시작하면서 생긴 신조어죠. 비슷하게는 '약과 대란', '
약과 오픈런'이 있습니다.
사실 약과가 유행한 지는 좀 됐습니다. 지난해 한 유명 유튜버가 방송에서 특정 브랜드 약과를 먹기 시작하면서 유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는데요.
1년 넘게 약과의 인기는 식지 않고 있습니다. 과거 벌집 아이스크림, 대왕 카스테라 등이 반짝 유행했다가 사라진 것을 생각하면 약과의 유행은 꽤 길어지고 있는 셈이죠. 이유가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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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몇 초' 만에 완판…약과 쿠키·아이스크림·맥주까지
'약켓팅'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냈던 유명 약과는 여전히 치열한 구매 경쟁을 거쳐야 합니다.
구매 오픈 시간에 맞춰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해봐도 몇 초 만에 품절되는 탓에 구매 버튼조차 누를 기회가 없습니다.
그래서 중고거래 사이트에선 이 약과를 판매한다는 글들이 매일 올라오고 있습니다.
'약켓팅'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낸 유명 약과는 여전히 구하기 힘들다. 사진 왼쪽은 품절된 약과. 오른쪽은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판매 중인 약과. 〈사진=업체 홈페이지·당근마켓 캡쳐〉
이 약과는 구하기 힘들어도 약과 자체를 즐길 방법은 많습니다.
최근에는 편의점만 가도 '약과'가 들어간 수많은 제품들을 볼 수 있습니다.
약과가 들어간 아이스크림, 약과 쿠키들이 맛별로 출시되고 있죠. 최근엔 약과향 맥주까지 출시됐습니다.
카페에서도 한국 전통 간식인 약과와 서양 디저트를 섞은 디저트들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약과 휘낭시에, 약과 도넛, 약과 케이크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다양한 약과 디저트들. 〈사진=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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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약과 전문점 '오픈런'…외국인들도 찾아
유행을 타고 약과 전문점들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요즘에는 프리미엄 약과 가게들도 생겨났습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한 프리미엄 약과 전문점. 이곳에서는 찹쌀 약과와개성 약과, 개성주악 등 한국 전통 간식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한 상자에 5만원이 넘는 꽤 비싼 가격이지만, 여기서도 오픈런 현상이 일어납니다.
가게 매니저는 "매일 정오에 문을 여는데, 한 시간 전부터 의자를 챙겨 와서 기다리는 분들도 있다"면서 "어떤 날은 오후 2시면 모두 품절된다"고 했습니다.
주 고객은 20~30대 젊은 층.
최근엔 관광 온 외국인들이 선물용으로 한국 간식을 사 가기도 합니다. 취재진이 매장을 방문한 날(25일)도 중국인 관광객이 약과를 구매했습니다.
서울 한 약과 전문점. 주 고객은 20~30대 젊은 층이다. 〈사진=이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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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과 인기가 식지 않는 이유…"변주 쉬운 콘텐트"
젊은 층 사이에서 약과가 꾸준히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요.
약과 전문점에서 만난 손민정(31) 씨는 “예전에는 약과를 그렇게까지 좋아하지 않았다”면서 “그런데 요즘에는 아이스크림이나 쿠키처럼 여러 가지 형태로 나오니 호기심도 생기고, 먹어보면 맛도 있어서 계속 찾게 된다”고 했습니다.
여러 디저트와 접목한 퓨전 약과 신상품들이 꾸준히 출시되면서 인기가 이어지고 있는 겁니다. 전문가도 약과의 '변주 가능성'을 인기 요인으로 꼽았습니다.
이수진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은 "벌꿀 아이스크림이나 대왕 카스테라처럼 특정 음식이 반짝 유행했던 적은 많았다"면서 "그런데 이 음식들과 비교해 약과가 오래 유행하는 이유는 '변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젊은 소비자들은 콘텐트가 계속 변해야 관심을 유지한다"면서 "그런 면에서 변화가 많은 약과에 대한 관심이 지속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연구위원은 "또 기본적으로 '레트로'라는 트렌드가 여전하기 때문에 당분간은 약과 유행이 이어지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