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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무빙' 이정하 "조인성·한효주 선배님 아들이라니!"

입력 2023-08-23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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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하,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이정하,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진짜, 사랑스럽다!


배우 이정하(25)는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 '무빙' 봉석 역으로도 사랑스러웠지만 실제로도 사랑스러웠다. MZ세대답게 인터뷰 내내 솔직하고 거침이 없었다. 그 모습이 상대의 웃음을 불렀다. 자연스럽게 뿜어져 나오는 인간미에 압도당할 수밖에 없는, 얼었던 마음도 사르르 녹을 수밖에 없는 봄의 햇살과 같은 존재였다. '무빙'이란 알을 깨고 나온 이정하는 앞으로의 더 큰 도전을 위한 성장을 예고했다.

-지난 9일 공개 직후 한국을 비롯해 홍콩, 일본, 싱가포르, 대만 등 5개국에서 1위를 차지하며 인기다.

"주변 반응을 잘 안 보는 편인데 SNS 댓글 반응을 보며 '사랑받고 있구나!' 조금씩 느끼고 있다. SNS 팔로워 수도 한 2배 정도 늘어난 것 같다."

-반응을 잘 보지 않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MBTI가 INFJ다. 혹시라도 댓글이나 반응들을 보며 내가 상처를 받을까 봐 혹은 칭찬을 보면서 너무 빠져 있을까 봐 잘 보지 않는 편이다."

-그럼에도 잊히지 않는 댓글이나 반응이 있을 것 같다.

"주접 댓글들을 정말 좋아한다. 다양한 형태의 주접 댓글들이 나와서 푹 빠져 있는 것 같다. 그 가운데 '정하 씨한테는 별점 4.9점 드릴게요. 오점이란 존재하지 않으니까'란 글이 기억에 남는다. 정말 상상할 수 없는 답이지 않나.(웃음)"

-1회부터 7회까지 대부분의 분량을 이끌었더라.

"원작 웹툰의 봉석이를 너무 좋아했던 구독자였다. 또 정말 내로라하는 선배님들과 함께하는 촬영이다 보니 누가 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 때문에 부담을 가졌다. 근데 결국엔 선배님들 자체가 편하게 원 없이 하도록 만들어준 현장이라 그 부담 자체가 부담이었다. 첫 와이어 액션 이후 현장에서 느끼는 부담이 덜해진 것 같다."

-촬영하면서 어려웠던 부분이 있나.

"와이어를 처음 접했다. 선배님들은 잘 타니까 나 역시 잘하고 싶었다. 와이어를 탈 때 코어 힘만 중요한 게 아니라 손가락 표현도 사실감을 살릴 때 중요하다고 생각해 무용을 배웠다. 도전하고 나니 생각보다 소질이 있는 것 같다."

-오디션 합격에 대한 기대가 없었다고 들었다.

"매사에 최선을 다하지만 오디션 기회가 생겼을 때 대작이었고 정말 좋아하는 웹툰이라 '과연 내가?' 이런 의기소침이 있었다. 근데 누군가가 할 거라면 이 캐릭터를 정말 사랑하는 내가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정말 잘 표현할 수 있는데란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붙었다고 하니 처음엔 실감이 나지 않았다. 내가 준비한 과정이나 모습들을 곁에서 본 어머니의 '고생했다'라는 말을 듣고 실감이 났다."
'무빙' 이정하

'무빙' 이정하


-어떻게 오디션을 준비했나.

"연습할 공간이 없어서 연습할 공간을 만들어서 창문 닫고 일주일 동안 안 나갔다. 봉석이의 오디션용 대본이 있었는데 그걸 다 외우고 싶었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놓치고 싶지 않아서 완벽하게 숙지할 때까지 안 나왔다."

-캐릭터와의 싱크로율은.

"정말 많이 생각해 봤는데 봉석이 자체도 너무 매력 있는 캐릭터지만 나의 매력을 가져와서 보태 만든 게 지금의 봉석이란 생각이 들어 100% 그 이상이라고 답하고 싶다. 성격적인 면으로 봤을 때는 한 50% 정도인 것 같다. 성격 자체는 비슷한데 봉석이는 고등학교 3학년이고, 난 25살이기에 나이 차에 있어 그 사이 성격이 많이 변한 것 같다."

-연기하며 가장 집중했던 포인트가 있다면.

"봉석이 자체가 웹툰에서 봤을 때 다정하고 순수하고 내면이 강한 친구인데, 그 매력을 어떻게 보여줄 수 있을까 날 빗대어 장점들을 가미했다. 솔직히 나의 매력을 말하기 부끄러운데 내겐 무해한 매력이 있는 것 같다.(웃음) 그리고 주변에서 눈웃음이 예쁘다고 말해주더라. 웃을 때랑 감정적으로 화내는 신을 연기할 때랑 많은 차이가 있지 않나. 그런 부분에 집중했다."

-'무빙'을 위해 체중 30kg을 찌웠다.

"오디션 합격 후 살을 찌웠다. 두, 세 달 정도였는데 봉석이가 되려고 노력했고 촬영 시작되고 나서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그간 체형을 유지하며 먹는 걸 조절했었다. 근데 마음껏 먹을 수 있고 통통한 나의 모습을 처음 보니 신기하면서도 재밌었다. 진짜 많이 먹었는데 그중 가장 많이 먹는 게 라면이다. 라면의 종류가 정말 많다. 질리지 않는다. 어디까지 체중을 늘려라 이런 감독님의 요구는 없었는데 봉석이가 되려면 내가 생각할 때 최대한 원작과 비슷하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거기에 맞춰 찌우려고 했다. 찔 때도 식단이나 유산소 운동을 병행해 건강하게 찌웠는데 뺄 때도 식단이랑 유산소 운동을 뺐다. 촬영 끝나니 쑥쑥 빠지더라."

-지금 세대에선 생소할 수 있는 웹툰 속 시대 배경이 있지 않나. 원작에 없는 새로운 캐릭터도 있더라.

"웹툰을 봤을 때 솔직히 어릴 때 본 입장이라서 안기부(국가안전기획부)가 뭔지 몰랐지만 작가님이 무엇을 전달하는지는 어릴 때도 느껴져 신경 안 쓰고 봤다. 결국에는 누군가를 위해 따뜻한 마음을 전달하는 것 자체가 일상 속 얼마나 큰 의미를 주는지 느꼈던 것 같다. 원작에서도 출중했지만 새로운 캐릭터가 많이 추가됐다. 원작에서 볼 수 없는 또 다른 매력, 좀 더 풍성해진 것 같아 빈틈이 없는 게 좋았다."

-선배 조인성, 한효주의 아들 역할이었다.

"주변에서 '나라를 구했다' '아빠가 조인성, 엄마가 한효주면 어떤 기분이야?'란 말을 정말 많이 들었다. 나 같아도 그런 생각을 했을 것 같다. 선배님들의 작품을 어릴 때부터 보며 자라지 않았나. 함께 호흡을 맞춘다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었는데 현장에 가니 아빠, 엄마로 온전히 대해주고 선배님이라고 부르면 '아빠' '엄마'라고 부르게 했다. 지금도 온전히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촬영장에서 고민에 빠지면 직진하게 해 줬다. 덕분에 봉석이 자체가 될 수 있었고 용기 있게 표현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특히 7부에서 엄마(한효주)와 감정신을 연기할 때 눈물을 흘렸는데 실제로도 촬영하고 있을 때 내 신임에도 불구하고 눈물을 흘려줬다. 그 순간을 잊지 못할 것 같다."

-극 중 아빠, 엄마의 러브스토리를 다룬 8, 9회를 봤나.

"시청자 입장으로 처음 봤다. 엄마, 아빠가 사랑해서 내가 태어났겠지 생각은 했지만 영상으로 봤을 때 내게 진짜 소중한 존재란 생각이 들더라. 그래서 그날 '감사하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잘하려고 하고 있다."
이정하,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이정하, 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감정 변화, 심리 변화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지점은.

"처음엔 능력을 숨겨 어설픈 모습을 보이다가 나중엔 점점 잘 다루게 되겠지만 마음을 중심으로 생각했다. 초반엔 희수가 잘 됐으면 좋겠고 도움을 주고픈 마음이었다면, 후반으로 갈수록 지켜주고 싶은 마음이 가미되게 된다. 진가가 발휘될 것이다. 후반에 가면 좀 멋있을 것이다. '봉석이 멋있다'란 얘길 듣고 싶다."

-고윤정, 김도훈 등과의 호흡은 어땠나.

"10대 때처럼 재밌게 놀고 편하게 연기했다. 지치거나 그런 순간이 있으면 서로 웃겨주고 그랬다. 좋은 동료들이다. 윤정 누나 같은 경우 내가 와이어를 타면 힘이 너무 들어가고 땀이 많이 나고 지친 기색이 보이니까 거기에 있어 격려를 많이 해줬다."

-돈가스 먹방이 인상적이었다.

"돈가스를 찾아서 먹지는 않았는데 진짜 맛있어서 오늘 아침에도 돈까스를 먹고 왔다. 한식파였는데 돈가스를 경험하고 나니 참 잘 맞는 음식인 것 같다. 겉바속촉 캬하!"

-만약 초능력이 생긴다면.

"아직도 생각이 나는데 중학교 1학년 때 축구대회를 나간 적이 있다. 첫 번째 라운드에서 져서 떨어져 속상해 많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 내가 극 중 강훈이의 괴력과 스피드가 있었다면 팀을 우승으로 이끌지 않았을까 싶다."

-KBS 2TV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 유닛' 출연 영상도 화제더라.

"춤이랑 노래를 진짜 좋아한다. 그때 당시 함께 출연했던 선배님들이 워낙 기존에 활동했던 분들이 많았다. 누가 되지 않으려고 했다. 지금까지도 그 안무를 다 알고 있다. 가끔 그때 영상을 보면 아쉬운 부분이 많더라. 혼자 지적을 많이 하고 코멘트를 하는 편이다."

-연기 모니터링도 엄격하게 하는 편인가.

"모니터링은 감독님이랑 현장에서 하는 것 외에 집에서 혼자 한다. 주변 사람이랑 같이 보면 신경 쓰이는 부분이 있어서 온전히 나에 대해 집중하고 보려면 방에서 혼자 본다. 사람들이 칭찬해 주는 부분, 엄마 아빠가 괜찮다고 했던 부분도 스스로 욕심이 나기도 한다. '무빙' 1회부터 7회까지 보면서 아쉬운 부분이 많아 온전히 집중해서 보지 못했다. 현장에 갈 때 10을 준비하고 가면 막상 5만 보여주고 온다. 나머지 5를 보여주지 못한 게 너무 아쉽다."

-부모님이 너무 좋아했을 것 같다.

"엄마가 평소 질투를 하지 않는 줄 알았는데 밥 차리면서 '내가 좋아? 효주 배우가 좋아?'라고 물어본다. 물론 둘 다 좋다고 하지만 효주 선배님 앞에선 엄마가 좋다고 하고, 엄마 앞에선 엄마가 더 좋다고 하고 그런다.(웃음)"

-'무빙'은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이 작품을 통해 처음 도전한 게 많다. 현대 무용도 그렇고 와이어 도전도 그렇고 살찌우는 것도 그렇고 이런 캐릭터를 표현하는 것도 처음이었고 내겐 도전이었다. 먼 훗날 돌아봤을 때 이런 도전을 했고 결국 해냈지 않았나. 이 순간들이 다른 것에도 도전할 수 있는 용기, 원동력이 될 것 같다."

-배우를 꿈꾸게 된 계기는.

"TV를 보면 마음에 와닿는 장면이나 느낌이 있지 않나. 나의 일상에 대입해 힘이 됐던 순간들이 있다. 그리고 '나 같으면 저렇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이 들어 10대 마지막 순간에 정했다. 지금 도전하지 않으면 평생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원래는 한국사 선생님이 꿈이었는데 19살에 꿈을 바꿔 도전했다."

-한국사를 왜 좋아했나.

"한국사 선생님이 역사를 설명해 줄 때 내가 본 영화 장면들이 지나가고 그때 느꼈던 감정들이 와닿으니 생동감이 넘쳤다. 그래서 더 한국사를 좋아했던 것 같다."

-배우를 택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나.

"배우 활동을 하며 인생을 살아갈 때 많은 도움이 된다. 경험하는 게 많아지고, 뭔가 사람으로서 느끼는 그런 소중한 순간들도 많다. 진짜 도전하길 잘한 것 같다. 배우로서의 길을 그려본 적 없다. 배우를 할 때 기회가 생겨 연기하는 것 자체가 좋았고 그런 걸 즐기면서 여기까지 온 것 같다."

-관심사는.

"늘 꾸준했다. 그림이랑 악기, 밴드에 관심이 있다. 나중에 취미생활로 밴드를 만들고 싶다. 밴드에서 베이스를 소화하고 싶다. 베이스는 아니지만 지금 우쿨렐레는 좀 한다. 악보 보면 다 할 수 있다. 음악에 진짜 진심이다. 취미 생활 중 80%는 음악과 관련이 되어 있다. 그 정도로 관심이 많다. 공연 보러 가는 것도 좋아해서 뮤지컬이나 밴드 공연을 보러 간다."

-예능에 대한 욕심도 있나.

"tvN '놀라운 토요일', JTBC '아는 형님', SBS '런닝맨'에 꼭 나가고 싶다. 평소 좋아하고 즐겨보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예능에 자신감은 없는데 막상 나가면 자신감 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소속사에서 내게 '실전에 강한 스타일'이라고 하더라. 잘할 수 있다. 제작진 분들의 연락 기다리겠다."

-인생 영화가 있나.

"영화 '어바웃 타임', '과속스캔들', '라라랜드'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과속스캔들' 속 차태현 선배님, 박보영 선배님, 기동이를 너무 좋아했다."

-도전하고 싶은 작품이나 역할이 있다면.

"'응답하라' 시리즈를 너무 좋아해서 도전해보고 싶다. 귀신 역할도 해보고 싶다. 귀신을 진짜 무서워하는데 뭔가 극과 극인 걸 표현하고 싶다. 사람을 막 놀라게 하는 귀신이 아니라 결국엔 그 귀신을 이해할 수밖에 없는 사연 있는 귀신이면 더 좋을 것 같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월트디즈니 컴퍼니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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