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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1500억 넘게 들였는데…비 오거나 습하면 '못 뜨는' 군 무인기

입력 2023-08-22 20:32 수정 2023-08-23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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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뉴스룸 단독 보도입니다. 지난해 12월 북한 무인기 5대가 우리나라로 넘어왔습니다. 이 중 1대가 서울 상공에 진입했고 심지어 용산 대통령실 3km 거리까지 비행했습니다. 그런데도 우리 군은 단 한 대도 격추하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이 일이 처음도 아니라는 겁니다. 2014년엔 청와대 상공, 2017년엔 사드기지까지 침투했습니다. 그때마다 군은 발칵 뒤집어졌습니다. 우리도 과거부터 무인기 전력 강화하자, 레이더 탐지 강화하자며 막대한 예산 쏟아부었습니다. 그중 하나로 북한 도발 미리 감지하겠다며 '차세대 정찰용 무인기'를 개발했는데, 저희 취재 결과, 이 무인기는 비가 오거나 날씨만 습해도 날지 못한다고 합니다. 여기에 세금 1500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김재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우리 군의 정찰 무인기가 적의 공격 징후를 포착합니다.

무인기는 곧바로 이를 알리고, 전투기가 출격해 적진을 타격합니다.

국방과학연구소, ADD는 유사 시 정찰 임무를 하는 군단 정찰용 무인항공기, UAV-II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2012년부터 10여 년간 약 1542억 원이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JTBC 취재 결과, 비가 오거나 습도가 높을 때는 무인기를 아예 띄우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엔진에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게 막는 에어필터를 기체 밖에 설치해서입니다.

습한 날씨에 무인기가 높은 고도로 올라가면 기온이 떨어져, 젖은 에어필터가 얼게 되고 결국 엔진 출력에 이상이 생기는 겁니다.

그런데 심각한 결함이 생겼음에도 ADD는 '경미한 결함'으로 분류했습니다.

군에는 비가 오거나 습한 날씨는 피해서 운용하면 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성호/더불어민주당 의원 : 1500억원이나 투입된 군의 핵심 사업 중 하나입니다. 북한의 현재 지형이나 기후와 관련지었을 때 시정되어야만 운영될 수 있고 빨리 고쳐져야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ADD 안팎에선, 개발 초기만 해도 최신 기술이었지만, 개발과 전력화가 길어지면서 기술 보완이 안 됐단 지적이 나옵니다.

ADD는 "개발 중인 사업이라 결함 등에 대해 답변이 제한된다"고 밝혔습니다.

ADD는 지난 5월 감사원으로부터 주의 처분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하지만, 방위사업청과 ADD는 지금 설계를 변경하면 사실상 사업을 새로 시작해야 하는 만큼 차세대 무인기를 개발할 때 결함을 개선한다는 입장입니다.

(화면출처 : KAI)
(영상디자인 : 배장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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