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JYP부터 서울대병원까지...장애인 뽑지 않고 '미고용부담금' 내

입력 2023-08-02 19:06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국내 장애인 수는 267만 명입니다.

제주도 인구의 4배, 전체 인구의 5%가 넘는 많은 수입니다.

규모만 보면 이들의 목소리는 무시 못 할 정도입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차별은 여전합니다.

국가인권위원회에는 해마다 1000여 건에 달하는 장애인 차별행위 진정이 접수됩니다.

그리고 이 중 절반가량은 채용 관련 문제입니다.

장애인과 이들 가족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장애인 일자리'입니다.

이들이 돌봄의 대상에서 자립 가능한 첫발이 '일자리를 잡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차별의 시작, 장애인 뽑느니 부담금 내


장애인은 취업이 녹록지 않습니다.

채용 과정 시작부터 차별을 당하기 쉽습니다.

이를 막으려 정부는 1991년 장애인고용법을 만들었습니다.

여러 번 개정을 통해 지금은 장애인 고용을 의무화하고 이를 어기면 '미고용 부담금'을 내야 합니다.

현재 50인 이상 민간 기업은 직원의 3.1%를,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은 3.6%를 장애인으로 채워야 합니다.

하지만 많은 기관과 기업이 장애인을 뽑지 않고 '부담금'을 내는 쪽을 선택 중입니다.

지난 5년 동안 약 장애인 미고용 부담금 약 130억원을 내고 장애인 의무 고용률을 채우지 않는 서울대병원. 〈자료= JTBC 뉴스룸〉

지난 5년 동안 약 장애인 미고용 부담금 약 130억원을 내고 장애인 의무 고용률을 채우지 않는 서울대병원. 〈자료= JTBC 뉴스룸〉


해마다 지적해도 장애인 외면하는 서울대병원


서울대병원은 전국 국립대 병원 중 맏형입니다.

그리고 장애인 미고용 부담금을 내는 규모도 맏형 급입니다.

이 병원이 내는 연평균 부담금은 26억 원.

한국장애인공단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지난 2018년 22억 원, 2019년 25억5000만 원, 2020년 27억6300만 원, 2021년 27억4800만 원, 지난해 26억9400만 원을 내 최근 5년 동안 약 130억 원을 부담금으로 냈습니다.

해마다 열리는 국회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장에서 해마다 지적되지만 병원은 개선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한 민간 병원 관계자는 의지의 문제라고 말합니다.

서울 서대문의 민간 종합 S 병원 관계자는 "대부분의 개인병원은 일부러 직무를 만들어서라도 장애인을 고용한다"면서 "처음엔 부담금 내기 싫어 장애인을 고용했는데 함께 일해보니 병원도 인식이 바뀌어서 이들이 하기 적합한 일을 찾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은 올해만 100억이 넘는 장애인 미고용 부담금을 냈다. 〈자료=JTBC 뉴스룸〉

경기도교육청은 올해만 100억이 넘는 장애인 미고용 부담금을 냈다. 〈자료=JTBC 뉴스룸〉

149억과 바꾼 장애인 고용률 미달


경기도교육청은 올해 장애인 미고용 부담금 149억 원을 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경기도교육청 소속 장애인 교원 수는 1194명입니다.


전체의 1.32%로 의무 규정인 3.6%에 크게 못 미칩니다.

교육청 측은 "교원자격증을 가진 장애인 응시생이 적어 의무규정을 못 채웠다"며 "교육청도 재정부담이 커 장애인 채용을 하고 싶지만 구조적으로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장애인 단체 시각은 다릅니다.

'장애인 틈새 직종'을 충분히 만들 수 있는데도 교육청이 방관해 장애인 고용법 취지를 제대로 이해 못 하고 있다는 겁니다.

2021 JYP ESG REPORT를 발표 중인 박진영 설립자. 〈자료= JYP엔터테인먼트〉

2021 JYP ESG REPORT를 발표 중인 박진영 설립자. 〈자료= JYP엔터테인먼트〉

공모전은 '약자 존중', 장애인 고용은 저조


민간기업 장애인 의무 고용 비율은 3.1%로 공공기관보다는 다소 낮습니다.

그래도 안 지킵니다.

국내 주요 엔터 기업인 JYP엔터테인먼트는 지난 2020년 장애인을 1명 고용했습니다.

그러나 이후 채용에는 장애인이 없었습니다.

지난해 JYP 측은 장애인 비정규직 등 사회적 약자가 존중받는 세상 '소셜 임팩트'를 주제로 한 음악 공모전을 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회사는 장애인을 의무 고용률 아래로 채용한 겁니다.

지난 2020년 441억 원이었던 JYP의 영업이익은 지난해에는 두 배가 넘는 966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발달장애인만 지원 가능하다고 밝힌 희망별숲 채용공고. 〈자료=사람인〉

발달장애인만 지원 가능하다고 밝힌 희망별숲 채용공고. 〈자료=사람인〉

발달장애인만 지원 가능한 대기업도 있어


기업들은 장애인은 노동자로서 비장애인보다 능률이 낮다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장애인 채용에 적극적인 기업들 생각은 다릅니다.

경기도 용인시에 있는 삼성전자 자회사 ㈜희망별숲이최근 올린 모집 공고입니다.

지원 자격이 발달 장애인(지적장애 또는 자폐성 장애로 등록된 사람)이어야 한다고 나와 있습니다.

채용형태는 정규직원이고 주5일(20시간)근무에, 4대 보험, 실손의료보험, 퇴직연금 등 8개 복지혜택도 제공됩니다.

장애인을 이렇게 고용하는 건 대기업이라 가능하다는 시선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근무 형태를 보면 회사가 얼마나 장애인을 이해하려 했는지 보입니다.

희망별숲 관계자는 "발달 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해 근무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휴게실도 다른 횟보다 훨씬 넓다"면서 "이들에게 맞는 근무 환경만 제공된다면 장애인도 비장애인만큼 능률이 나온다"고 설명했습니다.

희망별숲 사례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할 수 있는 지점을 찾아낸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고용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