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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철근 빠진 아파트 14곳 배후에 'LH 전관' 있었다

입력 2023-08-01 19:57 수정 2023-08-01 22:35

사업 맡은 전관업체 18곳, 임원급만 43명
14개 단지서 전관업체 수주금만 361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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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맡은 전관업체 18곳, 임원급만 43명
14개 단지서 전관업체 수주금만 361억원

[앵커]

LH 아파트 15개 단지에 철근이 제대로 들어가 있지 않은 걸로 드러나면서, 입주민들은 당연하고 다른 시민들의 분노도 커지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런 부실 공사가 가능했는지 저희 JTBC가 파고들어 보니, 이번에도 LH 퇴직자 '전관'이 그 배후에 있었습니다. 철근이 덜 들어간 15개 단지 중에 딱 한 곳만 빼고는 모두 LH 전관이 세운 업체가 설계를 맡았고, 부실 공사를 감시해야 할 감리업체도 대부분도 전관 업체였습니다.

먼저 이 내용부터 정원석 기자입니다.

[기자]

국토부가 공개한 철근을 덜 넣은 LH 아파트단지 명단입니다.

각 단지마다 설계와 감리를 맡은 회사명이 적혀 있습니다.

이를 시민단체가 정리한 LH 전관업체 명단, 그리고 LH가 국회에 제출한 발주 내역과 비교해봤습니다.

그 결과, 15곳의 단지 가운데 14곳의 설계를 LH 전직 임직원이 몸담은 업체가 맡은 걸로 확인됐습니다.

감리도 9곳을 전관업체가 했고, 5곳은 LH가 '셀프 감리'를 했습니다.

설계와 감리 모두 LH와 연관되지 않는 단지는 한 곳뿐입니다.

이들 14개 단지에서 설계나 감리를 맡은 업체는 모두 18개인데, 여기서 일하고 있는 LH 출신들은 임원급만 43명이나 됩니다.

전관업체들이 이들 단지의 설계와 감리를 맡은 대가로 받은 돈은 적어도 361억원 이상입니다.

건축업계에선 LH 전관을 앞세운 '이권 카르텔'이 오래된 관행이라고 말합니다.

[업계 관계자 : 일단 업계에선 LH 출신이 아니면 참여 자체의 정보를 알 수 없고 LH 출신이 있어야 일하는 거에도 훨씬 수월하다…]

LH가 일부 사업을 경쟁입찰이 아닌 특정 업체 한곳을 콕 찍는 수의계약으로 발주한 것도 전관 특혜가 아니냔 의혹이 나옵니다.

경실련이 2015년부터 2020년까지 6년간 LH 수의계약을 분석한 결과 건수로는 55%, 금액으론 69%를 전관업체가 가져갔습니다.

[신영철/경실련 국책사업감사단장 : 저희가 생각하던 정도보다 훨씬 많게 객관적인 데이터로 나오다 보니까 병폐 수준이 돼버린 게 아닐까…산업 전체적인 측면에 문제가 있다.]

(영상디자인 : 이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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