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서울 강남의 한 탈모센터가 고객들 상태에 따라 맞춤 제품을 만든다며 유명세를 탔는데, 알고 보니 모두 똑같은 상품을 팔았습니다. 의사 처방이 필요한 탈모약을 섞은 불법 제품이라 일부 고객은 부작용을 겪기도 했습니다.
이은진 기자입니다.
[기자]
머리 빠지는 게 고민인 중년 여성은 흰 가운 입은 한의사 앞에 앉았습니다.
이 한의사, 맞춤 제품을 쓰면 모발이 풍성해진다고 설명합니다.
[탈모센터 한의사 : 폭발적으로 많이 올라오는 분 계세요. 뭐 70~80%, 80~90%까지도…이제 풍성해진 상태에서…]
직접 개발한 한약 성분 제품이라고 말합니다.
[탈모센터 한의사 : {선생님이 개발하신 거예요?} 네. 화학 약품이 아니고 20~30가지의 허브 식물의 한약재…]
두피와 모발 검사를 한 뒤 각자 상태에 맞게 만들어 보낸다고 안내합니다.
[탈모센터 한의사 : 결과는 저희가 일주일 뒤에 나오는 즉시로 어머니에게 연락을 드릴 거예요.]
한의사와 '맞춤형'이라는 점을 내세워 신뢰를 쌓습니다.
하지만 말 뿐이었습니다.
실제 검사는 시늉만 했고, 고객들에게 공장에서 찍어낸 똑같은 제품을 보냈습니다.
혈압약이자 탈모에도 쓰는 의약품 미녹시딜을 3~4g씩 넣었습니다.
의사 처방 없이 화장품에는 넣을 수 없습니다.
고객 일부는 부작용을 겪었습니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 관계자 : 두피가 간지럽고, 자고 일어나면 진물이 나가지고 베개에 노랗게…]
이런 식으로 2019년부터 39억 원어치를 팔았습니다.
강남에서 유명했던 탈모센터입니다.
[인근 회사 직원 : {탈모 센터 있었어요?} 그거 없어진 지 좀 됐어요. 한 1년 반 정도.]
수사가 시작되자 문을 닫았습니다.
머리 빠지는 스트레스를 파고드는 사기는 점점 늘고 있습니다.
(화면제공 : 서울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