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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수도권 최대 식수원도 '쓰레기 섬' 됐다…폭우 때마다 골치

입력 2023-07-31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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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폭우가 쏟아지면 무너지고 잠기는 것 말고도, 또다른 피해가 남습니다. 큰비에 떠밀려온 쓰레기들이 애써 정비한 국가 하천에도, 또 수도권 시민들이 마시는 물을 책임지는 수도권 최대 식수원에도 산처럼 쌓여있습니다.

매년 반복되는 문제지만 고쳐지지 않는데, 밀착카메라 이상엽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갈대와 억새가 잘 자라는 전북 익산의 만경강입니다.

정부가 관리하는 국가 하천입니다.

그런데 지금 이곳은 전부 쓰레기로 꽉 찼습니다.

정부에서 명품 하천으로 만든 곳입니다.

[주용기/생태문화연구소장 : 만경강 생태하천 사업을 하겠다고. 습지도 만들고. 전부 다 밀어서 흙을 파내기도 하고. 하천 정비를 했었죠.]

그런데 지금은 폭우에 떠밀려온 쓰레기로 가득찼습니다.

진흙에 박힌 타이어, 물이 들어찬 고무보트도 보입니다.

아이 신발과 축구공, 김치냉장고 뚜껑, 소파까지 있습니다.

이렇게 쌓인 쓰레기가 2만톤이나 됩니다.

하늘에서도 보입니다.

흙색으로 뒤덮인 갈대밭에 흰색 점처럼 보이는 게 모두 쓰레기입니다.

[양귀식/전북 익산시 목천동 : 쓰레기예요. 날아다니는 쓰레기. 페트병도 있고. 생활용품도 있잖아요.]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악취도 심합니다.

[주용기/생태문화연구소장 : 스티로폼 아주 많잖아요. 플라스틱, 캔도 있고. 이게 지금 썩고 있잖아요.]

환경부가 지자체에 맡겼지만 아직 손도 못 댔습니다.

예산도, 인력도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익산시청 관계자 : 위치를 정확하게 알려주시면 그쪽에 먼저 제가 한번 현장을 가보고…]

충북 제천의 청풍호입니다.

수도권 최대 식수원 중 한 곳입니다.

굴착기가 쉴 새 없이 쓰레기를 퍼내지만 끝이 안 보입니다.

[이환복/철거업체 안전관리자 : 충청도 사투리로 한다면 '개갈 안 나요' 하잖아요. 일을 해도 표시가 안 난다는 얘기거든요. {치워도 계속 밀려오니까.} 그렇죠.]

호수는 쓰레기섬으로 바뀌었습니다.

어민들의 생계도 힘들어졌습니다.

배를 타고 직접 청풍호 안으로 들어와 봤습니다.

어민이 설치한 그물망은 아예 끌어올릴 수조차 없습니다.

[김형철/청풍호 어민 : 부유물이 떠내려오면 직접적으로 어로 활동에 지장이 많아요. 침전물도 되게 많거든요. 물고기들은 여기 환경에선 살 수 없는 거죠.]

쓰레기로 뒤덮인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도 쓰레기를 치우느라 수억원을 썼습니다.

올해도 8억원을 들였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 : 여러 방안들을 모색하는데 실제로는 워낙 물의 힘이 세고 양도 굉장히 많지 않습니까.]

그나마 여긴 예산을 들였지만 바뀐 건 없는 겁니다.

지금 제일 필요한 건 쓰레기를 막을 그물을 설치하는 겁니다.

[주용기/생태문화연구소장 : 매년 비 많이 오면 이렇게 될 가능성이 크니까. 자꾸 미루면 더 심각해지는 거죠. 즉각적으로 현장 조사해서…]

장마는 끝났지만, 피해는 아직도 끝이 아닙니다.

매년 수해 복구 예산만 수천억원.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그 피해는 계속될 겁니다.

밀착카메라 이상엽입니다.

(작가 : 강은혜 / VJ : 김원섭 / 인턴기자 : 김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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