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소식은 한통의 제보 전화로 시작됐습니다. 오늘(18일) 새벽 JTBC 보도국에 한 남성이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자신이 대구 출신이라고 밝히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곧 살인을 할 거라 제보했다"는 겁니다. 밤샘근무 중에 전화를 받은 저희 취재기자는 상대가 누구냐, 언제 어떻게 하겠다는거냐, 차근차근 대답을 유도했습니다. 단순한 장난이면 넘어갈 일이지만, 이 남성이 범행 대상으로 지목한 서울 한 대학 강사. 찾아보니 실존 인물이었습니다.
사건이 돼버릴 뻔한 이 제보, 어떻게 처리됐는지 최하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깜깜한 새벽, 경찰관 세 명이 JTBC 사옥으로 들어옵니다.
기자와 10분 가까이 노트북을 보며 이야기를 나눕니다.
'살인 예고' 제보가 들어왔단 신고를 받고 출동했습니다.
보도국으로 전화가 온 건 오늘 새벽 1시 30분쯤입니다.
한 남성이 대뜸 날이 밝으면 누군가를 죽일 거라고 했습니다.
20년 전 학교 폭력을 당했는데, 최근 사과를 요구했지만 상대가 피한다는 이유였습니다.
대상으로 지목된 사람부터 확인해봤습니다.
포털 사이트에 인물 정보가 확인됐습니다.
실제로 서울의 한 대학에서 수업을 하고 있었습니다.
취재진은 범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신고했습니다.
[112 신고 당시 대화 : {어떤 내용으로 (제보가) 들어왔을까요?} 내일 살인사건을 일으킬 예정이라는 제보 전화고요. {신고자분 계신 곳으로 출동을 해서 자세하게 내용을 들어보려 하는데.}]
경찰은 제보자 위치부터 파악했습니다.
부산으로 확인돼 공조 수사를 요청했습니다.
그리고 부산 경찰은 오늘 오전 이 남성을 임의 동행해 조사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 준비 행위를 한 게 있는지 집 안을 수색했는데 그런 건 없어요. 죽여버리고 싶을 만큼 밉다면서 그 정도 얘기를 했다고 변명을 하더라고요.]
경찰은 협박 등 다른 혐의가 있는지 수사하기로 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이창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