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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마음'으로 풀어 읽은 도덕경

입력 2023-07-15 12:58

배영대 지음, 『어른의 마음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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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대 지음, 『어른의 마음공부』

'마음챙김(Mindfulness)'을 들어보셨는지요.

사전적 의미로는 대상에 주의를 집중해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것을 뜻합니다. 불교 수행 전통에서 기원한 심리학적 개념으로 현재 순간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그런 태도로 자아를 응시하는 마음 상태라고 할까요.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요즘 영미권에서 마음챙김 명상이 크게 유행하고 있습니다. 마음챙김의 고향인 동양으로 서양의 마음챙김이 역수입되고 있을 정도라네요.

서양의 마음챙김 명상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표현인 '하지 않음Non-doing'이 바로 노자의 무위를 영어로 번역한 것이라고 합니다. 마음챙김 명상과 노자의 『도덕경』이 긴밀히 연결돼 있습니다.

큰 것이 클 수 있는 것은 작은 것이 있기 때문이지요. 작은 것이 기준이 돼야 큰 것도 크다고 규정할 수 있는 이 기막힌 관계의 역설. 작은 것 없이 큰 것만 홀로 존재할 수는 없습니다. 큰 것과 작은 것은 동전의 양면처럼 하나로 같이 존재한다는 것이 노자가 제시한 도(道)입니다.

노자의 도덕경을 현대의 마음챙김 관점에서 풀어 읽어 명상으로 이끄는 『어른의 마음공부』가 출간됐습니다. 중앙일보 문화부장 출신으로 인문·사회 학문 동향을 전문적으로 보도해온 배영대 박사(철학)의 명상 연작입니다.

〈사진= 클라우드나인 제공〉

〈사진= 클라우드나인 제공〉


2500년 전 노자가 81장에 걸쳐 제시하는 수많은 비유와 상징은 지금의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세상 모든 일에는 양면이 존재합니다. 대칭적 상관관계가 같이 있으면서 조화를 이루는 유무상생의 도를 알아차리는 것이 마음챙김이라고 저자는 강조합니다.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들리는 것이 전부가 아니고요.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무(無)의 세계를 마음의 눈과 마음의 귀로 알아차리는 것이 마음챙김입니다.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무의 세계를 보는 마음은 어떻게 표출될까요. 저자는 ”상대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출발점“이라고 말합니다. 따뜻한 한마디, 친절한 미소가 세상을 바꾼다는 거죠. 그게 어른의 마음이고요. 무의 세계를 알아차리면 변화는 이미 시작된 겁니다.

장마에 들어와 온 세상이 물기 가득해 보이는 시간, 눅눅한 마음결과 동전의 양면처럼 이 마음결을 훑고 지나가는 청신한 바람 한 줄기가 모두 같은 것이라는 마음챙김. 장마가 끝나면 폭염인데요. 위대한 여름나기도 마음챙김에서 출발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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