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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만에 산산조각 난 16억 짜리 거북선…남은 10척의 운명은?

입력 2023-07-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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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경남 거제시 거제 해양문화관 내 위치한 거북선이 완전히 해체된 모습

13일 경남 거제시 거제 해양문화관 내 위치한 거북선이 완전히 해체된 모습

154만원에 낙찰된 16억짜리 경남 거제 거북선,

지난 11일 해체를 시작했는데 이제 폐기물로 변했습니다.

사흘 만에 완전히 산산조각 났습니다.

해체 업체가 잔해를 수거했습니다.

고철은 고물상으로, 목재는 소각장으로 향했습니다.
11일 경남 거제시 거제 해양문화관 내 위치한 거북선이 철거되는 모습

11일 경남 거제시 거제 해양문화관 내 위치한 거북선이 철거되는 모습


남해안 지자체가 만든 거북선 가운데 파쇄 소각된 1호가 됐습니다.

이순신 열풍이 시작된 지난 2000년 초반부터
남해안 지자체가 경쟁하듯 만든 거북선은 모두 11척입니다.

경남 통영(4척)과 거제(1척), 사천(2척), 남해(1척)
전남 여수(1척), 해남(1척), 진도(1척)입니다.
사진=JTBC

사진=JTBC


이 중 9척은 보존이 확인되고 있습니다.

1척은 거제시가 이번에 부셨고,
경남 사천시가 8억 7천만 원 들여 만든 거북선형 유람선은
4,700만 원에 팔았습니다.

제작비 5% 수준만 건진 겁니다.
2017년 '온비드'에 매물로 올라온 경남 사천시 거북선

2017년 '온비드'에 매물로 올라온 경남 사천시 거북선


남은 거북선들도 버티고는 있지만 상황은 비슷합니다.

전남 해남군 거북선은
매년 4억 원가량 적자가 쌓였습니다.

2017년부터 운행 중단한 뒤 계속 정박해 있습니다.

[전남 해남군 관계자 : 9년 동안 20억 정도 적자가 나서
운행을 잠정 중단했습니다. 필수 인원들이 있어야 하는데
인건비와 관리비가 계속 적자가 나서…]
전남 해남군 거북선

전남 해남군 거북선


전남 진도군이 만든 거북선도 운항을 중단했습니다.

엔진이 노후화됐고 배도 띄울 수 없을 정도로 문제가 생겼습니다.

수리비를 감당하기 힘들어 아예 육상으로 옮겼습니다.

이용객은 급감하고 유지관리비를 감당하기 어렵습니다.

[전남 진도군 관계자 : 다시 수리하고 운항을 했을 때 위험성이 상존을 해서…]
전남 진도군 거북선

전남 진도군 거북선


거북선 선체는 썩고 부서지기 일쑤입니다.

4척을 보유한 경남 통영시는
매년 유지관리비 1억~2억 원을 씁니다.

최근 1척을 조선소에 맡겨
수리비 4억 3천만 원 정도 들었습니다.

4척 유지보수비만 현재까지 10억 원 넘게 투입됐습니다.
경남 통영시 거북선

경남 통영시 거북선


2019년 방문객 7명이 추락한 전남 여수 거북선은
4억 8천만 원을 들여 보수해 지난 8일 운영을 재개했습니다.

사실상 울며 겨자 먹기로 버티는 겁니다.


[전남 여수시 관계자 : 항만운송사업법에 목선은 선령 20년 이하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이제 10년 지났고 이번에 고치고 한 10년 정도 유지를 하자.
제작사 입장에선 '우리 목선 구조상 내구연한이 15년 길게 보면 20년이다.']

해체 과정에서 거제 거북선 용머리가 바닥에 떨어져 있다.〈사진=배승주〉

해체 과정에서 거제 거북선 용머리가 바닥에 떨어져 있다.〈사진=배승주〉


지자체 담당자들은 거북선은 문화재가 아닌데
사실상 문화재 취급을 받고 있어 쉽게 처분도 못 한다고 털어놨습니다.

혈세 먹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거북선.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고
남은 거북선의 운명도 알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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