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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보고 100억 냈다'는 쌍방울 김성태…법정에서 작심 발언

입력 2023-07-12 06:00 수정 2023-07-20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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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분 영향이 컸습니다.

어제(11일) 오후 2시 20분 수원지법 형사 11부 법정 안, 180cm 넘는 키에 큰 체구의 남자가 등장했습니다. 김성태 쌍방울 전 회장입니다. 지난 대선 전부터 자주 나왔던 '그분'이란 표현을 썼습니다. 이 그분, 이재명 민주당 대표입니다. 김 전 회장은 왜 그분을 찾았을까요. 지금부터 풀어보겠습니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지난 1월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지난 1월 17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전 회장, 경기도가 북한에 보내야 할 돈을 불법으로 대신 내 줬다는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대신 대북 사업 호재를 띄워 주가를 올리고 막대한 이익을 받았다는 겁니다. 2019년 이재명 경기도지사 시절입니다.

김 전 회장은 그동안 이재명 대표에 대한 얘기는 '모른다'고 하거나 증언하지 않았습니다. 지난 5월 이화영 전 경기부지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지만 증언 자체를 거부했습니다.

그런데 어제는 달랐습니다. '그분 영향이 컸다'는 말, 경기도지사였던 그 분이 대통령이 되면 사업에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 같아서 경기도 대신 북한에 돈을 냈다는 의미였습니다. '모른다'던 그분, 이제 김 전 회장에게 중요한 인물이었다고 고백한 겁니다.

230116 JTBC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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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회장이 북한에 준 돈, 총 800만 달러입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이 돈의 목적을 얘기합니다. "500만 달러는 경기도의 스마트팜(협동농장) 개발 비용이고 나머지 300만 달러는 '이 대표의 방북 추진을 위한 비용'이었다"고 증언했습니다. 거칠게 표현하면 앞으로 대통령 될 이재명이란 인물을 보고 돈을 냈다는 겁니다.

800만 달러. 우리 돈으로 하면 98억 5000만원 정도입니다. 즉 100억 원입니다. 편의상 100억 원으로 표현하겠습니다.

김성태가 대신 낸 '100억 원'…"이재명 몰랐을리 없다"

김 전 회장, 작심 발언을 이어갑니다. 쌍방울이 경기도를 대신해 낸 돈 100억 원, 당시 이재명 경기 도지사가 몰랐을 리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검찰이 묻습니다.

○ 검찰=이재명 대표도 쌍방울의 경기도의 스마트팜 비용 대납 사실을 아는 것으로 보였나요?
○ 증인=당연히 경기도 직원이 협약식에 다 왔는데 모를 수가 있겠습니까.

김 전 회장은 "이재명 대표가 이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고 말했습니다. 2019년 1월 17일 쌍방울과 북한의 협약식이 끝난 뒤 이 대표와 통화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화영 부지사가 연결해줬다는 겁니다. 김 전 회장은 “북한 일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인사했습니다.

○ 검찰=이재명 대표가 전화로 무슨 말을 했나요?
○ 증인=열심히 하시라고 해서 열심히 하겠다고 했습니다.
○ 검찰=경기도와 함께 열심히하라는 취지였나요
○ 증인=네 그렇습니다

이 대표와 통화한 횟수도 '최소 5번'이라고 증언했습니다.

이 대표는 그동안 "(쌍방울과) 인연이라면 내의 사입은 것밖에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러다 지난 1월 돌연 한 언론 인터뷰에서 "누군가 술자리에서 김 전 회장을 바꿔 줬다는 이야기가 있다"면서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230116 JTBC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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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측근 변호사 영입도...“지원하기 위해서”

김 전 회장은 이재명 대표 선거법 위반 사건 변호인이던 이태형 변호사 얘기도 했습니다. 김 전 회장은 이 대표가 내야 할 변호사비를 대신 내줬다는 의혹도 받고 있습니다. 그 당사자가 이태형 변호사입니다.

○ 검찰=증인, 진술 조서를 보면 여러 가지 내용 설명했는데 "이재명 대표가 2019년 9월 선거법 2심 당선무효형으로 정치 생명에 위험이 있고 저희로서도 3심 결과가 잘 나와야 할 때였습니다. 3심 재판을 주로 맡은 게 이태형 변호사였으니 비비안 사외이사로 해드린 것도 이 변호사와 이재명 지사의 관계 때문인 것도 있습니다"라고 말했습니다.
○ 증인=일부는 그런 것도 있고…
○ 검찰=(중략) 이태형 변호사가 이재명 대표의 재판을 수행하기 때문에 지원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영입했다는 건가요?
○ 증인=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일부 내용이 사실과 다릅니다. 이태형 변호사는 이재명 대표 사건에서 1심, 2심, 파기환송심 변호사였습니다. 대법원 상고심(3심)은 맡지 않았습니다. 사실관계를 착각한 것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태형 변호사를 쌍방울 자회사 사외이사로 영입한 게 '이재명 지사를 지원하기 위해서'였다는 건 처음 시인했습니다.

230131 JTBC 뉴스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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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태형 변호사, 2019년 12월 서울 강남 한 유흥주점에서 김 전 회장과 이재명 대표 통화도 연결해준 거로 알려졌습니다. 이 통화 내용이 흥미롭습니다. 김 전 회장은 '준비 잘하셔서 좋은 성과 내시라 말했다'고 증언합니다. 그러면서 이 대표가 '고맙다 답했다'라고도 말합니다. '선거법 위반 대법원 3심 준비를 잘하라는 취지'였다고 했습니다.

“밥도 먹고 사우나도 하고 다 했어”...그런데 변호사비는?

김 전 회장은 대통령이 될 것 같은 이재명 대표를 보고 선뜻 북한에 100억 원이란 돈을 대신 냈다고 했습니다. 이 대표의 방북 비용도 대신 낸 것이라고도 했습니다. 이재명 대표를 지원하겠다는 마음으로 측근 변호사도 사외이사로 영입했습니다. 내의 사업과 상관없는 사람에게 사실상 거액의 월급을 준 겁니다.

자 여기까지, 영화에 나오는 대사처럼 '밥도 먹고 사우나도 하고 다 했습니다'. (영화 범죄와의 전쟁) 다만 단 하나, 변호사비는 대신 낸 적 없다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습니다. “변호사비 대신 내 준 적 없는데 그 의혹 때문에 회사가 이 지경이 됐다”고 억울해 했습니다. “입 다물고 있을 게 아니라 진즉 그런 적 없다고 입장을 밝힐 걸”이라고 후회했습니다.

이 대표는 '소설'이라며 대북 송금 대납 의혹을 일축했습니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도 강력 부인했습니다. 그동안 김 전 회장 역시, 두 대납을 부인해 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대북 송금 대납은 인정했습니다. 다만 변호사비는 내 준 적 없다고 말합니다.

저희는 진실이 무엇인지는 알지 못합니다. 다만 좀 의아합니다. 밥도 묵고 사우나도 가고 다 했다는 사람이, 왜 차만 안 마셨다는 걸까. 어디까지가 맞고 어디까지가 틀렸을까.

주장은 얽히고설킨 가운데 법정의 시간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생생히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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