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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만원에 낙찰된 16억원 '혈세 거북선'…결국 잿더미 된다

입력 2023-07-11 20:20 수정 2023-07-11 2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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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13년 전, 경상남도가 세금 16억 원을 들여 만든 거북선이 최근 154만원에 낙찰됐다가 결국 폐기하기로 했죠. 오늘(11일) 거제시가 해체를 시작했습니다. 철갑은 고철로 팔고, 목재는 태우기로 했습니다.

배승주 기자가 가봤습니다.

[기자]

거북선 용머리 있던 자리엔 이제 아무것도 없습니다.

중장비가 선체를 내리치자 목재는 부서져 나갑니다.

철갑 지붕은 뜯겨나갔고 속은 비었습니다.

거북선이 부서지는 걸 보는 주민들은 슬펐습니다.

[경남 거제시 주민 : 마음이 안 좋지. 저게 뭐 하는 짓인지 몰라.]

이 거북선, 13년 전 16억 원 들여 건조했습니다.

김태호 당시 경남지사가 진행한 '이순신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1592년 임진왜란 때 모습 그대로 복원했다며 '1592 거북선'이란 이름을 붙였습니다.

하지만 우리 금강송이 아니라 수입 목재를 쓴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물이 새고 목재는 썩어 들어갔습니다.

바다에서 육지로 건져 올렸는데 수리비 감당이 힘들었습니다.

결국 공개 매각에 들어갔고 7차례 유찰 끝에 두 달 전 154만 5380원에 낙찰됐습니다.

[신종만/거제 '거북선' 낙찰자 : (이순신) 출생일에 맞게 1545년 3월 8일 날짜로 해서 적어도 출생일만은 알자.]

이 낙찰자, 끝내 거북선을 지키지 못했습니다.

기한 안에 둘 장소를 찾지 못했고 계약이 파기됐습니다.

거제시는 오늘 해체를 시작했습니다.

거북선은 붕괴 위험에 사흘 동안 조금씩 해체됩니다.

부서진 잔해 중 고철은 팔고 나무는 소각장에서 태울 예정입니다.

[관람객 : 처음부터 역사적 고증을 충분히 거친 후에 제대로 만들었으면 이렇게 세금 낭비도 없고…]

충무공은 거북선을 만들고 후손은 부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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