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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동안 해수면 9.8cm↑…나사 ”2500년간 없던 일”

입력 2023-07-03 17:50 수정 2023-07-03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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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면 상승은 인간이 초래한 지구 온난화의 결과입니다. 특히 최근의 상승세는 지난 2500년 동안 전례 없는 일이죠." (미국 항공우주국·NASA)
 
1993년부터 2022년까지 30년 동안 해수면 상승을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영상=미국항공우주국 NASA〉

1993년부터 2022년까지 30년 동안 해수면 상승을 보여주는 애니메이션. 〈영상=미국항공우주국 NASA〉


선박의 창을 통해 보이는 해수면 상승.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지난 30년 동안 전 세계 평균 해수면 상승세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것입니다.

나사에 따르면 지난 1993년부터 지금까지 30년동안 전 세계 평균 해수면은 9.8cm 상승했습니다.

해수면이 상승하는 속도는 점점 가팔라지고 있습니다.

나사는 지난 20세기 동안은 지구의 평균 해수면이 매년 약 1.5mm씩 상승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1990년대 초에 들어서면서 해수면 상승은 매년 2.5mm씩 상승했고, 2010년대 이후에는 3.9mm씩 상승하기 시작했습니다.

나사는 우주뿐 아니라 지구과학 분야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구의 변화하는 기후를 연구하고 있죠. 나사는 1992년 프랑스우주국과 함께 인공위성을 발사해 해수면 수위를 매달 측정하고 있습니다.

 
1993년부터 2022년까지 30년 동안 해수면 상승을 보여주는 그래프. 〈영상=미국항공우주국 NASA〉

1993년부터 2022년까지 30년 동안 해수면 상승을 보여주는 그래프. 〈영상=미국항공우주국 NASA〉

빙하 녹고, 따뜻해진 바다는 팽창…지구온난화 영향


해수면이 올라가는 가장 큰 이유는 빙하가 녹고 있어서입니다. 지구 온난화가 진행되면서 빙하가 빠르게 녹고 있는 겁니다.

프랑스 툴루즈대 주도의 국제연구팀이 위성사진을 토대로 지난 2000~2019년 전 세계 21만 개가 넘는 빙하의 높이와 부피 등 변화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 21세기 들어 해마다 약 2700억톤의 빙하가 녹아서 물이 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20년 동안 빙하가 녹는 속도는 두 배 가까이 빨라졌습니다. 이 기간에 빙하 부피의 평균 4%가 녹아내린 것으로 추정됐죠.

해수면이 상승하는 또 다른 이유는 바다가 뜨거워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나사에 따르면 지구에 열을 가두는 온실가스가 축적되면서 지구 온난화가 발생했고, 이 열의 90%가 바다에 흡수됩니다. 열이 흡수되면 바닷물이 따뜻해지면서 팽창하는데, 이 때문에 해수면이 상승하는 거죠.
 
지난 2019년에 촬영된 그린란드 쿨루수크 지역의 빙하. 〈사진=연합뉴스〉

지난 2019년에 촬영된 그린란드 쿨루수크 지역의 빙하. 〈사진=연합뉴스〉

최근에는 인류의 지하수 사용이 해수면 상승에 큰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지구에 존재하는 물 전체의 양은 변하지 않기 때문에, 지하수를 사용하면 육지의 물이 사라져 그만큼 바닷물이 늘어나고 해수면이 상승하는 원리죠.

서기원 서울대학교 지구과학교육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1993년~2010년까지 인류는 2조 1500톤의 지하수를 퍼 올려 썼는데, 그 결과 해수면이 약 6mm 상승했을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같은 기간 남극의 빙하 유실로 4~8mm, 그린란드 빙하 유실로 6~8mm가량의 해수면 상승이 있었던 걸 고려하면 지하수 사용도 빙하 유실 못지않게 해수면 상승에 영향을 준다는 얘깁니다.
 

이미 2개 섬 수몰된 투발루…한국도 안전하지 않아


해수면이 상승하면 해발고도가 낮은 섬나라나 해안 도시들이 위협을 받게 됩니다.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투발루는 이미 해수면 상승으로 나라 자체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죠.

해발고도 2m에 위치한 투발루는 해수면이 매년 4mm씩 상승하면서 나라를 이루는 섬 9개 중 2개가 완전히 가라앉았습니다.

또 농사를 지을 땅이 사라진 데다, 남아있는 땅마저 바닷물 때문에 농사를 짓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살 곳이 없어지고 먹을거리를 마련하는 것조차 어려워지면서 투발루 주민들은 이미 다른 나라로 이민을 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의 지구 온난화와 해수면 상승 추세가 이어진다면 투발루는 2100년 완전히 수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투발루뿐 아니라 몰디브, 인도네시아와 이탈리아 베네치아 등도 해수면 상승의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2019년에 촬영된 투발루 모습. 〈사진=연합뉴스〉

2019년에 촬영된 투발루 모습.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도 안전하진 않습니다.

지난 2021년 해양수산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91~2020년 동안 우리나라 전 연안의 평균 해수면은 매년 3.03mm씩 높아져 평균 9.1cm가량 상승했습니다. 특히 1990년대보다 최근 10년 동안 상승 속도가 10% 이상 증가하면서 상승세는 가팔라지고 있죠.

앞으로도 문제입니다. 국립해양조사원과 서울대학교에 따르면 2100년 우리나라 해수면이 최대 82cm까지 오를 것으로 예측했습니다. 2년 전(2021년) 예측 때에는 최대 73cm로 예측했지만 2년 만에 10cm 가까이 늘어난 겁니다.
 

“2060년까지 탄소 중립 도달해야”


문제는 지금의 탄소 배출과 지구 온난화 추세가 이어진다면 앞으로 해수면 상승은 점점 더 빠르게 진행될 거란 것입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악셀팀머만 기후물리 연구단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배출이 지금처럼 계속 늘어날 경우 빙상 소실로 2150년 해수면은 지금보다 1.4m 이상 상승할 전망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해수면이 1m 상승하면 4억 명가량의 인구가 해수면 상승에 따른 피해를 볼 것으로 보입니다.

그래서 전 세계가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탄소 배출량을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악셀팀머만 연구단장은 “최소한 2060년 이전에 탄소 순 배출량이 0에 도달해야만 해수면의 급격한 변화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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