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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비' 받는 매장들…이유 물어보니

입력 2023-06-28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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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비? 고객이 포장해가면 식당도 이득 아닌가요?"(고객측) vs #"포장 용기 비용 들고요. 손도 더 가요."(식당측)

직장인 김모 씨(29)는 최근 회사 근처 식당을 찾았습니다. 음식을 포장하려 했는데, 메뉴판을 보니 같은 메뉴를 매장에서 먹는 것보다 포장해가는 것이 3000원 더 비쌌습니다.

김 씨는 “포장 메뉴에는 밥과 반찬이 추가되긴 했지만, 그 값을 따져봐도 매장에서 먹는 것보다 1000원을 더 내야 했다”며 “보통은 포장이 할인된다고 생각했는데 더 비싼 걸 보고 당황했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SNS에서도 '포장비'를 받는 식당이 화제가 됐습니다. 한 SNS 이용자가 올린 게시글에 따르면 음식점에서 포장을 했더니 포장비용으로 2500원을 더 받았다는 겁니다. 2500원이 순수 포장비용인지, 추가 구성품이 있는지는 자세히 확인되지 않았지만 온라인상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졌습니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 올라온 관련 게시글에는 “포장 용기 비용이 발생하니 받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냐”는 댓글이 달렸습니다.

반대로 “곧 매장 식사비도 받겠다. 포장이면 설거지나 자리 치우기를 안 해도 되는 건데 포장비가 왜 생기는지 이해가 안 간다”, “집에서 배달시키면 배달비만 내고 포장비는 따로 안 내지 않냐”는 댓글도 있었습니다.

“포장 용기가 비싸서”, “일회용품 사용 줄이려”…포장비 받는 이유들


가게들이 포장비를 받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었습니다.

양식을 파는 음식점 관계자 A 씨는 “스테이크는 썰어서 나가야 하고 양파도 볶아야 하는 등 포장 메뉴는 더 많은 공이 들어간다”며 “포장 용기도 비싼 편이어서 가격을 더 받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해장국집을 운영 중인 B 씨는 “탕에 밥과 반찬 용기까지 하면 총 7~8개 용기가 필요한데 그 비용이 1000원 가까이한다”며 “그래서 포장비를 받기로 했다. 대신 매장에서 드실 때보다 더 많은 양을 드리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포장비를 받는 가게도 있었습니다.

순댓국밥집을 운영 중인 C 씨는 포장비를 1000원 더 받는 이유에 대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려고 받고 있다”며 “개인 용기를 가져오는 분들에게는 포장비를 따로 안 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포장 주문은 매장 이용과 비교해 회전율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다”며 “아직 대부분 가게들은 포장할 때 할인을 해주거나 음식 양을 더 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포장 용기 비용이 너무 비싸 불가피하게 비용을 받는 일부 가게가 있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자료사진. 〈사진=연합뉴스〉

배달비처럼 '포장비' 생길까


지금은 일부 가게에서 포장비를 받고 있지만 앞으로는 배달비처럼 '포장비'를 받는 곳이 더 많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배달 앱들이 포장주문 서비스에 대해서도 중개 수수료를 부과하기 시작하면 그 비용이 '포장비'로 돌아올 거란 겁니다.

주요 배달 앱인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는 현재 '포장주문' 서비스에 대해서는 서비스 이용요금을 부과하지 않고 있습니다. 배달 중개 수수료처럼 가게가 배달 앱 측에 내야 하는 수수료가 아직은 없는 겁니다.

하지만 배달 앱들은 포장주문 중개 수수료 유료화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올해 초에도 유료 전환을 검토했지만, 일단 무료 정책을 1년 더 연장하기로 했습니다.

많은 소비자들이배달 앱을 통해 포장주문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걸 고려하면, 배달 앱들의 수수료 부과가 결국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올 거란 우려가 나옵니다.

한국외식업중앙회 관계자는 “배달 앱들도 언제까지나 무료로 서비스를 운영하진 않을 테니 수수료를 받을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음식점 입장에서는 마진이 줄어들게 되니 자연스럽게 포장비를 받는 등 가격 인상 요인이 생기지 않겠냐”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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