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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일주일째 주차장 막은 '주차 테러' 가서 보니…"장사를 못해요"

입력 2023-06-28 13:56 수정 2023-06-28 18:21

주차장 차단기 설치 불만 품고 차량 주차한 임차인
도로·인도 아니라 강제 견인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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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차단기 설치 불만 품고 차량 주차한 임차인
도로·인도 아니라 강제 견인 어려워

인천광역시 남동구 논현동에 위치한 8층 짜리 건물 주차장 진출입로에는 지난 22일부터 주차된 차량으로 주차장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당 차주는 주차장 차단기 설치에 불만을 품고 이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이세현 기자〉

인천광역시 남동구 논현동에 위치한 8층 짜리 건물 주차장 진출입로에는 지난 22일부터 주차된 차량으로 주차장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해당 차주는 주차장 차단기 설치에 불만을 품고 이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이세현 기자〉


"장사를 해야 하는데가게를 방문한 손님들이 주차를 하지 못하고 있어요." (이른바 '주차장 테러' 당한 인천 상가의 상인 A씨)

인천광역시의 한 상가건물 지하주차장 진출입로에 차량을 방치한 운전자가 일주일째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은 해당 차량 이동을 위해 운전자에 대한 체포영장과 차량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했지만 모두 기각됐습니다.

오늘(28일) JTBC 취재진이 방문한 인천광역시 남동구 논현동에 위치한 8층짜리 상가 건물 지하주차장 진출입로에는 한 승용차가 주차돼 있었습니다. 이 차량은 지난 22일 오전 8시 30분부터 오늘까지 일주일째 이같이 지하주차장 진출입로를 막고 있습니다.

이 건물의 주차장 진출입로는 하나 뿐입니다. 이 때문에 주차장 이용은 잠정 중단된 상태입니다. 주차장 이용을 하지 못하는 건물 방문객들은 해당 차량 앞쪽으로 주차를 해두기도 했습니다.

같은 건물에서 장사를 하는 상인들은 불편함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상인 A씨는 "장사를 해야 하는데 가게를 방문한 손님들이 주차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주차를 하지 못해) 일부 방문객들은 돌아가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피해를 많이 입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천광역시 남동구 논현동에 위치한 8층 짜리 건물 주차장 진출입로에 지난 22일부터 주차된 차량 모습. 〈영상=이세현 기자〉

인천광역시 남동구 논현동에 위치한 8층 짜리 건물 주차장 진출입로에 지난 22일부터 주차된 차량 모습. 〈영상=이세현 기자〉


몇일째 피해가 이어지자 상인들은 경찰에 신고를 했습니다. 경찰은 차주 B씨에게 출석 통보를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자 체포영장을 신청한 바 있습니다.

또 B씨 차량을 이동 조치하기 위해 차량 압수수색 영장도 신청했습니다. B씨가 차량을 방치하고 떠난 위치는 도로교통법상 도로가 아니라서 관할 구청과 경찰이 강제로 견인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인천시 관계자는 "도로나 인도 등이 아닌 사유지, 아파트 주차장 등은 관할 구청이 강제로 견인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무단 방치가 2달 동안 이어지면 신고 일자 기준으로 추산해 강제 견인이 가능하긴 하다"며 "다만 이를 고지하는 과정에서 운전자가 '주차 사실을 알고 운행만 하지 않는다'고 하면 무단 방치로 간주되지 않아 사실상 강제 견인이 힘들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의 영장은 법원에서 기각됐습니다. 범죄 혐의를 입증할 목적으로 차량을 압수할 이유가 없고 B씨가 출석 통보에 불응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겁니다.

경찰은 검찰이 영장을 기각함에 따라 강제 수사를 멈추고 B씨 출석 요구에 집중할 방침입니다. 다만 B씨가 관련 연락에 계속 응하지 않고 있어 건물의 주차장 이용이 가능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천광역시 남동구 논현동에 위치한 8층 짜리 건물 주차장 진출입로에는 지난 22일부터 주차된 차량으로 다른 차들의 이용이 어려웠다. 〈사진=이세현 기자〉

인천광역시 남동구 논현동에 위치한 8층 짜리 건물 주차장 진출입로에는 지난 22일부터 주차된 차량으로 다른 차들의 이용이 어려웠다. 〈사진=이세현 기자〉


B씨는 건물 관리단이 최근 주차장 진출입로에 차단기를 설치하고 요금을 받는 것에 불만을 가지고 해당 일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B씨 사정을 잘 아는 상인 C씨는 "건물 관리단에서 6월에 예고도 없이 주차장 차단기 설치를 강행했다. 방문객들을 위한 할인권 등도 없었고 건물 입주사들도 한달에 15만원씩 내고 주차를 해야 했다. 이에 B씨가 차량을 주차장 진출입로에 주차해둔 것"이라고 했습니다.

건물 관리단은 일반교통방해와 업무방해 혐의로 B씨에 대한 고소장을 경찰에 낼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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