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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흔적 없이 11년' 학교도 병원도 안 갔지만 아무도 몰랐다

입력 2023-06-27 20:21 수정 2023-06-27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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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출산 기록은 있지만 출생 신고는 안 된 아이들 또는, 출산 기록마저 없는 아이들이 얼마나 더 있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이런 11살 남자아이의 사연을 또 찾았는데, 학교도 병원도 못가고 집에 갇혀 있었습니다.

윤정주 기자입니다.

[기자]

오래 된 연립 주택이 모인 이 동네엔 수 만 명 주민이 삽니다.

주택 하나에 여러 가구가 붙어 살지만 서로 사정은 잘 몰랐습니다.

지난해 11월 주민센터 직원은 전기료 체납 가정을 확인하러 나갔습니다.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주민센터 : 가족 수나 어떻게 생활하는지 이런 것들을 파악하다가 가족 수가 맞지 않으니까…]

집 안엔 주민 등록이 안 된 11살 남자아이가 있었습니다.

분명히 존재하는데 아무 데도 기록이 없는 아이였습니다.

유치원이나 학교는 가지 못했고 예방 접종도 한 번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주민센터 : (아이가) 또래보다 왜소해 보였고 교육이나 의료 쪽으로 혜택을 못 받은 거기 때문에…]

주민 센터는 방임과 유기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부부는 "이혼 소송 중이라 누가 아이를 데려갈지 몰라 출생 신고를 안 했다"고 진술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숨어있는 아이들을 추적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박명숙/상지대 아동복지학과 교수 : 여러 행정망이 아동에 대해서 통합적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서 관리해나가는 작업이 필요하죠.]

그림자 같은 11살 아이는 우연히 발견됐습니다.

이 우연조차 없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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