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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최저임금 1만2210원 인상안에 편의점주들 "문 닫으라는 것"

입력 2023-06-22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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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가 내년도 최저임금 요구안으로 시급 1만2210원을 제시했습니다.

올해 9620원보다 26.9% 인상한 겁니다.

최근 의식주 물가 급등을 고려해 큰 폭의 인상이 필요하다는 게 노동계 목소리입니다.

어제 열린 최저임금 동결을 촉구하는 소상공인연합회의 결의대회

어제 열린 최저임금 동결을 촉구하는 소상공인연합회의 결의대회


"물가 인상 고려" vs "소상공인 다 망해"


사용자 측 반발은 거셉니다.

류기정 경영자총연합회 전무는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절박한 현실은 외면하고 다 문 닫으라는 말"이라 말했습니다.

실제 현장 목소리는 어떤지 들어보려 JTBC는 최저임금에 가장 예민한 업종인 편의점 업주들에게 상황을 물었습니다.

편의점은 통상 24시간 운영이 원칙입니다.

하지만 오른 최저임금을 감당 못 해 야간(자정∼오전 6시) 영업을 포기하는 매장들이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야간 영업 중단 편의점은 GS25가 20.2%, CU는 16.3%, 이마트24는 80%에 달합니다.

편의점은 24시간 영업이 원칙이지만 최근 야간 영업을 포기하는 곳들이 늘고 있다.

편의점은 24시간 영업이 원칙이지만 최근 야간 영업을 포기하는 곳들이 늘고 있다.


현 최저임금도 감당 못해 야간에 문 닫는 편의점


서울 송파구에서 편의점을 운영 중인 A 씨는 JTBC 취재진과의 전화 통화에서 "최저임금에 주휴수당까지 합하면 지금도 시급이 약 1만2000원 된다"며 "초역세권 편의점이 아니면 야간 운영은 1~2년 내 대부분 안 할 것"이라 말합니다.

중소기업에서 정년을 마치고 퇴직금으로 경기도 양평서 편의점을 운영 중인 B 씨는 "체력이 안 돼 아르바이트를 쓴 달은 아르바이트가 더 벌어가더라"라며 "최저임금이 더 오르면 더는 사업을 못 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노동계 최저임금 인상안 발표 소식에 격양하는 소상공인 카페 회원들 〈자료= 네이버 카페〉

노동계 최저임금 인상안 발표 소식에 격양하는 소상공인 카페 회원들 〈자료= 네이버 카페〉

편의점주들 "임금 더 올리는 건 문 닫으라는 소리"


편의점주들은 매출은 제자리인데 임금만 오르는 게 문제라고 말합니다.

진짜 매출이 제자리인지 확인해 봤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해마다 편의점서 1인당 평균 구매 단가를 조사합니다.

2019년 4월 기준 5619원이던 게 올해 4월에는 6754원으로 20.1% 늘었습니다.

그런데 다른 통계가 하나 더 있습니다.

같은 기간 점포당 매출액은 5019만 원에서 5133만 원, 4년 동안 2.2% 오른 겁니다.

종합해보면 소비자로서는 편의점서 쓰는 돈이 늘었는데 편의점주들은 주변 업소 경쟁, 임대료 상승 등으로 수익이 제한적으로 는 겁니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오히려 내년 최저임금을 10% 이상 인하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 구성원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위원회 구성원


반면 노동계 시각은 완전히 다릅니다.

시급 1만2210원을 적용하면 주 40시간 근무 기준 월급은 255만1890원입니다.

이는 지난 7일 한국고용정보원 연구 결과에 근거합니다.

해당 연구는 최근 물가 상황을 고려한 적정생계비를 만족하는 가구 규모별 최저임금 수준은 월 255만2000원이라 밝혔습니다.

실제 독일은 올해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6000원으로 지난해 대비 약 25% 올랐습니다.

부의 양극화 점점 가속화


이런 가운데 통계청 발표를 보면 문제가 더 심각해지고 있음이 드러납니다.

올해 1분기 소득 통계에서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계층의 소득은 전년 같은 분기 대비 3.2% 증가했습니다.

그러나 소득 상위 20% 계층인 5분위는 소득이 6.0% 증가했습니다.

돈을 많이 버는 그룹의 소득 인상률이 최하위 그룹의 두 배에 가까웠다는 겁니다.

특히 노동소득으로 한정해 보면 1분위는 전년 대비 1.5% 감소한 반면, 소득 5분위는 11.7% 증가해 대조를 이뤘습니다.

노동계가 최저임금을 큰 폭으로 올려야 한다는 근거는 이렇게 많습니다.

하지만 자영업자가 많은 우리나라 현실에서 최저임금을 많이 올릴 경우 부작용도 만만치 않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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