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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앞 장마철…수해 지역 다시 가보니 여전히 '복구 중'

입력 2023-06-20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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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닷새 뒤쯤, 제주를 시작으로 장마가 예보됐습니다.

작년 여름, 서울과 경기 지역에 집중호우가 내려 피해가 컸는데 지금 모습은 어떤지, 또 비 피해 없도록 잘 대비가 돼 있는지, 이해선 기자가 돌아봤습니다.

[기자]

마을로 들어가는 길옆은 나무와 바위가 쌓였습니다.

자동차는 물을 가르며 달립니다.

사람은 무너진 나무와 잔해를 넘어 위태롭게 지나가야 합니다.

1년 전, 길 같지 않았던 이 길은 이제 제 모습을 찾았습니다.

잔해를 막을 돌담을 쌓았고, 토사물이 덮쳤던 카페 모습은 번듯해졌습니다.

[박재영/카페 운영 : 완벽한 복구는 아니었고 지금까지도 계속 (카페)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난해 이 곳 주민들은 일상이 무너졌습니다.

예사로 여겼던 비가 생활을 망가트릴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카페 위 공사현장입니다.

위에서 쓸려내려온 토사물을 막아줄 그물망을 설치했고 그 아래로 물의 속도를 줄여주는 바닥막이를 지었습니다.

복구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입니다.

응급 조치로 땜질한 수준이지 언제든 다시 무너질 수 있습니다.

[주민 : 또 (비가) 많이 온다고 하면 도망갈 거라니까요.]

비만 오면 밖을 나가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주민 : (어느 순간부터) 숨이 차기 시작하는 거야. 비만 오면 내다 봐, 이렇게.]

산 절반이 무너져 내렸던 옆 마을.

여전히 부엌칼로 썬 듯 땅은 잘려 나가 있고 바위는 중턱에 쌓여있습니다.

[박문준/주민 : 이리로 (토사물이) 내려오면 어떡할 거냐, 우리 집 떠내려가라고 만든 거 아니냐…]

지난해 이 작은 천에선 2명이 숨졌습니다.

지금은 말라붙은 것 같지만 물은 삽시간에 불어났습니다.

한 20대 여성은 버스 정류장 위로 올라갔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이 때 떠내려간 정류장은 아직 세우지 못했고 무너진 안전 울타리도 드럼통으로 대충 막아놨습니다.

[김경덕/주민 : 올해도 비 많아 온다는데…민원을 계속하는 데도 200군데가 넘는대요.]

역대급 장마는 예보됐고 복구는 더딥니다.

시간이 갈수록 불안은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수해가 난 지 1년이 지났지만, 보신 것처럼 복구는 아직 더딥니다. 저희가 관할 지자체들을 찾아다녀 보니 규정이 복잡하다거나, 자잿값이 올랐다거나, 이유는 여러가지였습니다.

계속해서 이해선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해 이 오피스텔 지하 주차장은 물이 가득했습니다.

침수 차량은 못 쓰게 됐고 그나마 사람이 고립되지 않은 게 다행이었습니다.

흙탕물이 찼다 빠진 흔적은 천장과 벽면에 남았습니다.

[김동현/주민 : 갑자기 정말 그 영화에서 보듯이 순식간에 이렇게 확 물이 위에서부터 쓸려내려왔거든요.]

특별 재난 지역이지만 주민들은 지원을 못 받았습니다.

일반 주택이 아니라 대상에서 빠진 겁니다.

[경기 성남시 관계자 : 오피스텔이다 보니까 지금 정부 지침에 따라서 지금 지원해 줄 수 있는 게 없어요.]

비올 때면 주민 스스로 차수막을 준비해 세웁니다.

올 여름도 이렇게 나야 합니다.

지난해 전국 15곳이 특별 재난 지역으로 선포됐습니다.

이 가운데 복구가 끝난 곳은 서울 영등포구 등 3곳뿐입니다.

왜 이렇게 복구가 느린 건지 관할 지자체에 물었습니다.

[경기 광주시 관계자 : 레미콘 파동이 있어서 자재가 안 들어오다 보니까 단가 상승부터 복잡해서…]

일반 시민은 이해하기 힘든 행정 절차를 이유로 들기도 합니다.

[행정안전부 관계자 : 환경영향평가도 받아야 되고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어디는 문화재 지표조사도 해야 되고…]

장마는 코앞으로 다가왔는데 대책은 멀리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유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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