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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 인터뷰] 이성민 "이순재·신구 선생님 보며 자극됐다"

입력 2023-06-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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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남자 최우수상을 수상한 배우 이성민이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남자 최우수상을 수상한 배우 이성민이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배우 이성민(54)은 '백상의 남자'라고 봐도 무방하다. 제51회 백상예술대상 TV 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을 시작으로 55회 영화 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 그리고 59회 TV 부문 남자 최우수연기상까지 무려 세 번째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4년 주기설(?)을 입증하듯 꾸준하게 수상의 영광을 누리고 있는 그는 "4년 후에 또 오겠다"라는 말을 던지며 인터뷰 내내 유쾌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지난해 최고 흥행작 JTBC 주말극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순양그룹 진양철 회장 역을 맡아 맹수 같은 모습으로 카리마스를 발산했다. 1회 말미에 등장한 이성민은 대사 한 마디 없이 보는 이들을 압도했고 2회엔 첫 대사인 "몇 개고?"로 캐릭터 그 자체인 모습을 보였다. 꼬장꼬장한 경상도 사투리와 구부정한 자세로 날카로운 눈빛, 고집스러운 입매, 남다른 아우라로 냉혈인 진양철을 표현했다. 카메라를 잡아먹을 듯한 맹수는 건강 이상으로 순식간에 무너졌다. 섬망 증세를 보이며 갑자기 눈물을 뚝뚝 흘리더니 어린아이로 돌변했다. 공기 흐름까지 뒤바꾼 열연으로 자신의 세 번째 백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다시금 수상을 축하한다. 생방송 중 후보 5분할이 나올 때 솔직히 무슨 생각이 들었나.

"결과를 모르니 긴장했던 것 같다. 내가 이날 수상소감 때도 말했지만 '이러다 안 되면 박수만 치다 집에 가야 하나?' 걱정했던 것 같다. 이번 시상식의 수상은 본의 아니게 작품이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 그런 상태에서 배우들만 세 명이 후보에 올랐는데 앞서 두 배우가 수상을 못했다. 그래서 개인의 수상보다는 약간 작품의 명예, 그런 걱정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더 긴장했었다."


-시상식 이후 수상 영상을 본 적이 있나.

"진짜 처음 본다. 평소에도 내가 나온 화면들을 잘 안 본다.(웃음) 근데 올해 백상 분위기가 자체가 약자들, 소외된 자들과 관련된 게 많았다. 그런 와중에 우리 작품은 재벌 이야기이지 않나. 올해 백상의 모토랑 작품이랑 안 맞나 그런 얘길 동료 배우들과 했던 기억이 난다. 걱정을 많이 했었다."

-시상식 후 축하 파티를 했나.

"시상식 끝나고 애프터 파티가 있다는 전달을 받았다. 원래 후보에 올랐던 배우들과 자리를 하기로 했었는데 그 자리가 좀 길어져서 우리 동네에 소속사 식구들과 모여 간단하게 자리를 했다. (정대윤) 감독님이 그 자리에 함께했다."

'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남자 최우수상을 수상한 배우 이성민이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남자 최우수상을 수상한 배우 이성민이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남자 최우수상을 수상한 배우 이성민이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남자 최우수상을 수상한 배우 이성민이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많은 연락이 왔을 것 같은데 가장 기억에 남는 축하 연락이 있나.

"아무래도 손주 송중기 군의 연락이 기억에 남는다. 유럽에서 본 방송을 봤나 보더라. 곧바로 문자가 왔었다. 송중기 군이 붙임성이 좋고 동료들을 잘 챙기는 스타일이다. 난 별로 한 게 없다. 송중기 군이 날 이끌고 다니곤 했다."

-이번에 극단 차이무 출신의 박지아도 시상자로 참석했다.

"그날 지아를 오랜만에 봤다. 시상자로 등장한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는데 나타나서 지아 사진을 객석에서 찍어 보내줬다. 수상 이후 백스테이지에서 잠시 만났었다. 어릴 때부터 봤던 친구라 시상식에서 만나니 너무 좋았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진양철 회장의 존재감이 어마어마한 작품이었다. 본인에겐 어떤 의미의 작품이었나.

"배우에게 좋은 작품, 멋진 캐릭터를 연기하게 되는 건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기회가 쉽게 오지 않는다. 그런 기회가 내게 왔던 것이고 덕분에 많은 관심을 받았다. 앞으로 또 나의 인생에 이런 작품을 또 만날 수 있을까 하는 기대, 힘이 생기기도 한다. 드라마 '미생' 때도 그랬고, 영화 '공작' 때도 그랬다. 다음에 또 좋은 작품, 멋진 캐릭터로 연기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길 바란다."

-국내 손꼽히는 재력가 역할이었는데 재벌이 되어 보니 좋았던 점이 있나.


"문을 열거나 차에 타거나 할 때 직접 안 해서 좋았다. 그리고 뛸 필요가 없어서 좋았다. 다음 작품은 엄청 뛰었던 터라.(웃음) 그런데 그런 걸 느꼈다. 재벌이라고 해도 '사는 게 별 거 없구나! 똑같구나! 자식들, 집안 문제를 바라보며 이 정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어떻게 살지?'란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재벌가의 삶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극 중에선 그랬다. 나 같은 사람은 이런 삶을 못 살겠다 싶었다."


-자식들과 차기작에서 재회했더라.


"디즈니 플러스 작품인 '형사록'을 찍었는데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큰아들로 나왔던 윤제문 씨가 상대 악당으로 나온다. 거기선 만나 서로 총을 겨누고 칼을 들고.(웃음) '형사록2' 같은 경우 고명딸인 김신록 씨가 출연해 경쟁구도에 있는 경찰로 활약한다. 둘째 아들(조한철)에게도 기회가 되면 오라고 했는데 할 수 있는 역할이 없어서 만날 수 없었다."

-다음에 또 연령대가 높은 역할의 제안이 온다면.


"윤제문 씨가 그만하라고 하더라.(웃음) '형사록'의 처음 제목이 원래 '늙은 형사'였다. 그때도 당분간 그만하라고 했었다. 근데 영화 '리멤버'도 그렇고 '재벌집 막내아들'도 그렇고 내겐 신선한 도전이자 위험한 도전이었다. '과연 가능할까? 이런 적이 잘 없지 않나?'란 생각이 들었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그 연령대가 아닌 사람이 30살 더 많은 노인을 연기하는 경우는 잠깐 나와서 짧게 하는 건 있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하는 건 거의 없었다. 그런 선택을 하지도 않았다. 개인적으로 걱정되는 모험을 하는 것이었다. 이 작품이 '리멤버' 뒤에 했는데 '리멤버'를 하면서 가졌던 아쉬움을 좀 더 채워보고자 노력했다."

-노인 분장을 하게 되면 실제 주름이 생기기도 한다고 하더라.

"'리멤버' 같은 경우 분장이 두 시간 반 정도 걸렸고, '재벌집 막내아들'은 한 시간 정도 걸렸다. '리멤버'는 피부를 세 명이 분장하면 피부를 팽팽하게 당기고 그 위에 뭘 발라 주름 지게 만들었다. 실제로 (노인 연기를 하고) 주름이 생겼다. 이마 주름이 잘 안 생기는 편이었다. '리멤버' 때만 해도 그게 잘 안 생겨서 특수분장 팀이 고민하곤 했는데 이 작품들을 하고 나서 이마에 주름이 생겼다. 심각한 정도는 아닌데 내가 하는 일이니 어쩌겠나. 목소리도 두 작품 연속으로 노역을 하면서 많이 가라앉고 그랬다. 요즘은 좀 많이 돌아왔다."


-본래 나이보다 많은 노역을 연기하며 걱정스러웠던 지점이 있나.

"배우의 나이를 아는데 관객이 몰입할까, 집중할까였다. 다행스럽게도 '리멤버'도, '재벌집 막내아들'도 집중해 줘 감사했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에서 배우들이 좀 더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끊임없이 일하는 다작 배우다.

"쉬는 걸 할 줄 모른다. 연극할 때도 그랬다. 한 작품 끝나면 비우고 오겠다, 털고 오겠다고 하는데 '뭘 비운다는 거야? 왜?' 그런 스타일이었던 것 같다. 지금까지 살면서 딱히 취미도 없고 그냥 연기만 하면서 살아왔던 것 같다. 나이 들어서 조금 후회를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점에서 후회가 남는 것인가.

"여행을 좀 많이 못 다녀봤다. 촬영하면서 지방 여러 군데를 가보긴 했지만 일이 아닌 이유로 가본 적이 별로 없다. 부산에 그렇게 맨날 촬영 가고 그랬지만 정작 여행을 간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아직도 재발급을 하지 않았는데 여권이 만료 됐다. 근데 여권에 도장이 세 개 정도 찍혀 있더라. 한 번이 촬영, 한 번이 칸 영화제, 그리고 하나가 가족 여행이었다. 그것밖에 없더라. 여권을 보면서 '너무한 거 아냐?'란 생각을 했다. 가족 여행으로 태국에 다녀왔었는데 가족과 그런 시간을 많이 못 보낸 게 미안하고 그런 기회를 만들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내랑 아이 여권은 나보다 도장이 더 많다. 내가 못 가니 주로 둘이 간다. 그런 아쉬움이 있어서 나중에 시간이 나면 그런 시간을 좀 가져보고 싶다."

-떠난다면 어딜 가고 싶나.

"공기 좋은 북유럽? 근데 비행기를 너무 오래 타야 해서 쉽지 않을 것 같다. 동쪽으로는 일본이 끝이고, 서쪽으로는 칸 영화제 때문에 간 프랑스가 다다. 그전엔 '미생' 때 요르단에 촬영 간다고 갔었고, 중국에도 촬영을 하러 갔었다."


-쉬는 걸 잘할 줄 모른다고 했는데 휴차가 주어지면 무엇을 하나.

"집에 있을 때 완벽하게 아무것도 안 한다. 그게 나만의 방식 같다. TV를 보거나 유튜브를 보거나 책을 보거나 그런 게 다다. 가족도 그런 거에 익숙하다. 여행 가서도 관광보다 그런 걸 하는 편이다. 쓸데없는 에너지를 평소 잘 안 쓰니까 일할 때 무리가 안 가는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버티고 있는 것 같다."

-집에선 어떤 남편이자 아빠인가.

"백상 끝나고 꽃다발 들고 집에 들어갔는데 아내가 '축하해' 그러더니 '쓰레기 좀 버려달라'라고 하더라. '좀 전에 TV로 봤을 텐데.. 대체 지금 뭘 받고 왔는데'란 생각이 들었지만 아내에게 받은 쓰레기봉투를 들고나갔다. 근데 그 상황 자체가, 그런 관계인 것이 기분 나쁘지 않고 즐거웠다. 집에서 날 특별하게 안 봐주는 게 너무 고맙다. 대신 내가 가족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지 않음에 크게 내색하지 않고 불만 드러내지 않고 이해해 주는 것에 감사하다. 집에서의 내 삶은 보통의 삶과 같다. 특별하지 않다. 딸 친구들이 가끔 집에 놀러 오면 뭔가를 기대하고 오는데 아무것도 없고, 어떠한 흔적도 찾기 힘드니 다들 약간 '뭐지?' 란 생각이 든다고 하더라. 아빠가 배우라는데 '이 집은 뭐지?'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웃음) 진짜 평범하다."

'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남자 최우수상을 수상한 배우 이성민이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남자 최우수상을 수상한 배우 이성민이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JTBC에서 진행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현우 엔터뉴스팀 기자 kim.hyunwoo3@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작품을 선택할 때 자신만의 기준이 있다면.

"여러 가지 이유가 있는 것 같다. 딱히 기준을 정하는 건 아닌데 대본이 흥미를 끌어야 하고, 같이 작업하는 감독님, 스태프들이 영향을 줄 때도 있다. 같이 참여하는 배우들이 작품을 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때그때 다르다. 또 워낙 특별 출연을 많이 하는 스타일이다. 신세 진 분들에게 신세를 갚는 나만의 방식이라 그런 걸 많이 하는 편이다."


-인연을 굉장히 소중하게 대하는 것 같다.

"전에 백상 시상식 때 엄청 긴장해서 말을 잘 못했던 기억이 나는데 그런 이야길 한 적이 있다. '내가 어떻게 하다가 이 자리에 와 있지?'란 생각이 들었는데 그 순간부터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가보니 그날 그 사람을 안 만났다면, 그 자리에 그 사람이 없었다면, 그날 그 사람과 헤어지지 않았다면 이런 결과는 없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연기를 시작하고 여기까지 오는 동안에 만났던 모든 사람들이 내 삶에 좋은 영향을 미쳤구나 생각하게 됐다. '허투로 만나는 사람이 없구나!' 그렇기 때문에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여러 작품에 필요로 하면 특별출연을 갔던 것 같다. 그럼에도 못 하는 경우가 많다. 최대한 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필모그래피에서 드라마 '골든타임', '미생'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골든타임'은 처음으로 엄청난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다. 그런 세계를 난생처음 경험해 봤다. 그 후에 '미생'으로 또 많은 사랑을 받았다. 나 역시 그 두 작품을 빼놓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다."


-요즘 하고 있는 고민이 있나.

"내가 출연한 작품의 흥행이 제일 큰 고민이다. 또 지금 하고 있는 작품의 작업이 초반인데 별 탈 없이 풀리기를 고민하고 있다. 개인적인 것은 나이가 있으니까 건강해야겠다는 생각이다. 건강검진을 얼마 전에 했는데 괜찮다고 하더라. 운동은 잘 안 한다. 가만히 있는다. 유일한 취미는 골프다. 늦게 배웠다. 정확하게는 6년 정도 된 것 같은데 본격적으로 친 건 얼마 되지 않았다. 술을 못 마시니까 동료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골프를 치니 같이 작업했던 배우뿐 아니라 같이 작업하지 않았던 배우들과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기고, 다른 분야의 사람들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생기더라. '같이 하자'라는 콜이 많은데 작업할 때는 그런 시간이 별로 없어서 못한다. 가끔 쉬는 날 하는데 같이 촬영하고 있는 유연석 군이 골프를 너무 좋아해서 휴차 날 어떻게든 해보려고 애쓰고 있다.(웃음)"

-후배 유연석과 새 드라마 '운수 오진 날' 촬영을 하고 있다. 호흡은 어떤가.


"호흡이랄 것이 없다. 내용 자체가 악당과 찌질이의 이야기다. 실제로 유연석 군은 그렇지 않은데 극 중 일방적으로 내가 당하는 역할이다.(웃음) 정말 자상한 친구더라. 실제로 작품에서 만나 보니 착하다는 말이 어울리는 친구다. 즐겁게 작업 중이다."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나.

"젊은 배우에게 그런 질문을 하면 희망에 찬 질문인데 내 나이가 많지는 않지만 이제 중년에서 넘어가는 나이가 되니 (이런 질문을 받으면) 갈 때가 됐나 싶다. 그런데 평소 어떤 배우가 되겠다 이런 생각을 안 했던 것 같다. 그냥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고 '누구처럼 되어야지' 이런 생각은 하지 않았다. 근데 최근 유튜브 방송을 봤는데 정동환 선생님이 나오더라. 젊은 시절부터 현재까지 얘길 나눴다. 지금도 연극을 엄청나게 하고 있었다. 그 선생님뿐 아니라 이순재 선생님, 신구 선생님 등을 보면서 '존경하는 배우가 왜 외국 배우였을까?' 하는 반성을 하게 되더라. 내가 존경해야 할 분들은 저분들인데, 내가 가야 할 길도 저런 길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보다 한참 연배가 많은 분들인데 보면서 자극이 됐다. 나 역시 저런 배우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이가 80이 되어도 연극이든 드라마든 영화든 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대중들에겐 '한 때 이성민이란 배우가 있었어' 그런 기억을 어렴풋이 남기는 배우가 되길 바란다."

-연극에 대한 욕심도 있나.

"현재 내 앞에 있는 일들이 있어서 못하고 있다. 기회가 닿는다면 언제든 할 생각이 있다. 작년에도 할 뻔했는데 드라마 촬영이 늦어지면서 못하게 돼 아쉬웠다. 선생님들처럼 나이가 들어도 무대에 서는 배우가 되고 싶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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