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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보승희, 자진 탈당·불출마 선언…국민의힘 "결정 존중"

입력 2023-06-19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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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이 오늘(19일) 탈당과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불법 정치 자금 수수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었죠. 여기에 사생활 논란과 동거남 관련 의혹까지 일면서 거취를 고민 중이었는데요. 김기현 대표가 도덕성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큰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입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을 정리했습니다.

[기자]

[황보승희/국민의힘 의원 (음성대역) : 저는 오늘부로 선당후사의 정신으로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22대 총선에 불출마하겠습니다. 지난 20년간 저를 키워주신 사랑하는 중구·영도구 구민 여러분께 거듭 죄송합니다. 은혜에 보답하지 못해 고개를 들 수가 없습니다. 평생을 두고 그 빚을 갚겠습니다.]

국민의힘 황보승희 의원, 자신을 둘러싼 잡음이 커지자 결국 탈당을 택했습니다. 22대 총선 불출마까지 선언했는데요. 황보 의원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은 크게 2가지였습니다. 먼저 불법 정치 자금을 수수했다는 의혹인데요. 2020년 총선과 2022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구 구의원·시의원 공천을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죠. 지난해 한 시민단체가 황보 의원을 고발한 건인데요. 황보 의원의 전 남편 조성화 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근거였습니다. 조씨는 최근 이 내용과 관련해 뉴스타파와 실명 인터뷰까지 진행했는데요.

[조성화/황보승희 의원 전남편 (6월 18일 / 뉴스타파 음성대역) : 선거가 끝난 뒤에 황보승희가 자꾸 장롱을 열어보고 하기에 뭔가 봤더니 에코백에 돈이 있었고요. 그때 당시에 흰 봉투에 주로 5만원권으로 해서 한 1억2천만원  정도 있었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베이지색 에코백 안에는 수십 개의 흰색 봉투가 있었는데, 이름이 적힌 것도 일부 있었지만 대부분 이름이 없었습니다.]

두번째는 사생활 논란입니다. 특히 황보 의원의 동거남과 관련해 여러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동거남이 황보 의원의 관용차와 보좌진·사무실 경비를 개인적으로 이용했다는 주장이 나왔죠. 한국일보가 보도한 내용인데요. 동거남이 내년 총선에서 부산 지역에 출마하기 위해 국민의힘 지도부를 접촉했다는 사실도 보도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일단 황보 의원은 제기된 의혹을 모두 강하게 부인했는데요. 메시지에 대한 구체적인 반박보다는 메신저를 공격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전 남편 조씨의 폭행 이력을 꼬집었죠. 조씨가 과거 가정 폭력을 휘둘러 이혼할 수밖에 없었다고 맞폭로했는데요.

[JTBC '정치부회의' (지난 15일) : 황보 의원은 '제게 복수를 하려는 전남편의 일방적 주장만을 토대로 경찰은 1년 넘게 수사를 하고 있다'라는 입장입니다. 오늘(15일) 페이스북에 몇몇 사진을 게시했는데요. 피를 흘리는 자신의 모습, 구타당한 것으로 보이는 팔의 상처, 찢어진 옷 등의 사진이었습니다. 자신은 '가정폭력의 피해자'라면서 '국회의원이 되고 용기를 내서 이혼하자고 했을 때부터 저와 제 부모님, 동생들에 대한 폭행과 폭언, 협박이 더 심해졌다' 이렇게 설명을 했습니다.]

가정폭력범의 말에는 신빙성이 없다는 주장을 하고 싶었던 듯한데요. 다만 조씨의 말은 다릅니다. 폭력을 행사한 적은 있지만 모두 황보 의원의 불륜 때문이었다고 말했는데요.

[조성화/황보승희 의원 전남편 (6월 18일 / 뉴스타파 음성대역) : 모든 걸 용서하고 가정을 지키려고 노력했으나, 황보승희는 불륜을 계속 묵인하고 살아달라는 등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요구를 해왔습니다. 너무 화가 나서 부적절하게 물리력을 행사한 것은 사실입니다. 20년 가까이 살면서 딱 두 번 폭력을 썼는데, 모두 불륜 때문이었습니다.]

조씨는 황보 의원의 불륜이 직접적인 이혼 사유라고도 주장했는데요. 귀책사유가 있는 황보 의원이 자신에게 위자료 5천만원을 지급하기로 합의도 했었다는 겁니다. 당시 당의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던 황보 의원은 이 문제로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는데요. 임명 2달만에 수석대변인이 허은아 의원으로 교체됐었죠.

[허은아/당시 국민의힘 신임 수석대변인 (BBS '박경수의 아침저널' / 2021년 8월 20일) : 안녕하세요. 허은아입니다. {어제(19일) 수석대변인에 전격적으로 임명되셨는데 수석대변인, 상당히 중책이 아닌가 싶은데요.} 네, 중책이자 지금 시기 자체가 상당히 중요한 시기라서요. 제 어깨가 많이 무겁습니다.]

황보 의원은 동거남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서도 메신저를 공격했습니다. 해당 내용을 보도한 한국일보의 기자와 편집국장, 사장에게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예고했는데요.

황보 의원의 적극적인 반박에도 국민의힘의 지도부는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눈치였습니다. 사생활 논란과 동거남 의혹을 차치하더라도 황보 의원의 불법 정치 자금 수수 의혹은 도덕성과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인데요. 도덕성은 김기현 대표가 민주당과의 비교우위를 주장하면서 틈날 때마다 강조한 사안이기도 하죠. 내년 공천의 최우선 조건 중 하나로 꼽은 것도 도덕성이었는데요.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지난 2일) : 우리 당은 민주당에 비해서 어느 경우에서든 우리가 도덕적으로도 '민주당보다 더 뛰어나고 우월하다' 하는 확실한 증거들을 우리 국민들께 알려드려야 되고…]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지난 15일) :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 도덕성을 가진 인사들과 철저하게 선을 그어 수준 높은 도덕성을 확립함으로써 범죄 비리 옹호당으로 전락한 민주당과 확실하게 다르다는 것을 국민 앞에 보여드리겠습니다.]

당내 여론은 둘로 갈린 상황이었습니다. 신중론과 강경론이 부딪쳤죠. 신중론은 황보 의원이 가정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만큼 당이 개입하기는 어렵다는 논리였는데요. 반면 강경론은 황보 의원이 논란이 더 커지기 전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쪽이었습니다. 황보 의원이 끝까지 버티거나 당이 감싸는 모습을 보일 경우 내년 총선 전반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인데요.

[김용태/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정치자금, 만약에 위반했다라면 이것은 어쨌든 정치적으로 문제 있는 것이니까요. 아무튼 여당에서는 굉장히 부담스러운 문제일 수밖에 없고요. 지금 돈봉투 전당대회 의혹이라든지 이러한 각종 도덕적으로 해이가 민주당에서 발생했던 가운데 여당에서도 사실 이러한 문제가 불거졌다라는 거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략적인 측면에서 정치적으로 봤을 때도 여당 입장에서는 썩 좋지 않은 문제이죠.]

이런 기류 때문일까요? 황보 의원도 최근 며칠 동안 거취를 고민한 것으로 전해졌죠. 동료 의원들에게도 같은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하는데요.

[유상범/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어제) : {황보승희 의원 관련해서 자진 탈당 이야기도 나오는데 당 차원에서는 어떻게 대처하실 계획이신지.} 황보승희 의원이 단톡방에서 언급을 하신 부분은 있는데 현재 제가 황보승희 의원의 어떤 신변 결정에 대해서는 들은 바가 없고, 확인된 바도 없습니다. {언급하셨다는 게 자진 탈당에 대한 의사를…} 아니요. 자진 탈당에 의사를 언급한 게 아니라 고민하겠다는 언급이 있었습니다.]

결국 황보 의원의 결정은 탈당과 총선 불출마였습니다. 사실상 정계 은퇴 선언에 가까운데요. 당에 더 이상 부담이 되기는 싫었던 모양입니다.

[황보승희/국민의힘 의원 (음성대역) : 말 못 할 가정사와 경찰 수사는 결자해지하고 국민 앞에 당당히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민들께 끼친 심려를 생각하면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아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저를 믿고 뽑아주신 지역주민들께 마지막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국민들께서 넓은 혜량으로 보듬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자, 오늘은 황보승희 의원에게 '줌 인'해봤는데요.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당의 입장에선 결정을 존중할 수밖에 없지 않겠냐"고 밝혔죠. 탈당을 했기 때문에 당 차원에서 진행 중이던 당무감사도 중단될 것으로 보입니다. 황보 의원, 그래도 국회의원으로서 임기 마지막까지 지역구민에 대한 책임은 다하겠다는 계획인데요. 다만 제2의 황보승희를 방지하기 위해 시스템을 살펴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과거 공천 과정의 문제점을 되짚어 봐야 한다는 건데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보수 진영 인사인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의 말로 대신하겠습니다.

[조원진/우리공화당 대표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또 하나는 그런 사생활 부분에 대해서 황보승희 의원이 할 얘기가 많겠지만 저는 도대체 누가 황보승희 의원을 공천하고 추천했느냐, 이 문제도 이제 들여다봐야 된다. 그런 여러 가지 구설이 있었으면 도대체 누가 황보승희 의원을 밀었느냐, 또 그런 과정들이 부산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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