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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왜 억지로 운동하세요?" 헬시플레저 즐기는 MZ

입력 2023-06-18 09:10 수정 2023-06-18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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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승진(25) 씨가 크로스핏을 한 뒤 찍은 운동 인증 사진(왼쪽)과 크로스핏을 한 뒤 그날의 운동 기록을 쓴 모습. 〈사진=독자 제공〉

허승진(25) 씨가 크로스핏을 한 뒤 찍은 운동 인증 사진(왼쪽)과 크로스핏을 한 뒤 그날의 운동 기록을 쓴 모습. 〈사진=독자 제공〉

 
MZ세대 사이에서 헬시플레저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SNS 등을 통해 운동 인증 사진을 올리는 등 즐겁게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 사진은 크로스핏 체육관(왼쪽)과 '오운완'(오늘의 운동 완료)을 인증하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사진=독자 제공·카카오톡 캡처〉

MZ세대 사이에서 헬시플레저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이들은 SNS 등을 통해 운동 인증 사진을 올리는 등 즐겁게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 사진은 크로스핏 체육관(왼쪽)과 '오운완'(오늘의 운동 완료)을 인증하는 카카오톡 오픈채팅방. 〈사진=독자 제공·카카오톡 캡처〉


코로나19로 인해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건강관리 방식도 변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건강관리가 고통을 감수하며 억지로 해야 하는 일이었다면 지금은 즐거움과 건강을 동시에 챙기는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건강한이란 말과 즐거움이란 말을 합성한 신조어)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MZ세대 사이에선 헬시플레저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사진을 올리는가 하면, 자신만의 건강관리 비법이나 식단 등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며 즐거움을 찾기도 합니다.

실제로 지난달 신한카드가 MZ세대의 소비문화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MZ세대의 지난해 상반기 주요 운동 영역별 이용액은 2019년 상반기 대비 온라인 PT가 373%, 테니스장 336%, 실내외 골프장 202%, 스포츠센터가 1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건강을 챙기는 것이 MZ세대에서 하나의 문화가 된 만큼 운동시설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요가·배드민턴·크로스핏 등 다양한 운동으로 헬시플레저 실천

정채원(26) 씨가 요가(왼쪽)와 클라이밍을 하는 모습. 〈사진=독자 제공〉

정채원(26) 씨가 요가(왼쪽)와 클라이밍을 하는 모습. 〈사진=독자 제공〉


정채원(26) 씨는 요가와 클라이밍을 통해 헬시플레저를 실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씨는 "매일 5시간 씩 꾸준히 운동을 하고 있다"면서 "잘 안되던 동작이 되면 성취감도 있고 같이 운동하는 사람들로부터 에너지도 받고 운동 관련 이야기를 나누면서 발전할 수 있어 즐겁다"고 말했습니다.
 
박기현(23) 씨가 배드민턴을 치는 모습. 〈사진=독자 제공〉

박기현(23) 씨가 배드민턴을 치는 모습. 〈사진=독자 제공〉


박기현(23) 씨도 주 2~3회 배드민턴을 치며 즐겁게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박 씨는 "선수나 동호인의 경기 영상 등을 참고하며 부족한 동작을 연습해 실전에 활용하면 성장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면서 "운동을 하면 목표의식도 생기고 건강도 유지할 수 있어서 좋은 거 같다"고 말했습니다.
 
김소라(28) 씨가 헬스장에서 운동을 한 뒤 찍은 운동 인증 사진(왼쪽)과 제로 슈가 콜라와 고구마, 단호박, 삶은 달걀을 섭취하며 식단 관리를 하는 모습. 〈사진=독자 제공〉

김소라(28) 씨가 헬스장에서 운동을 한 뒤 찍은 운동 인증 사진(왼쪽)과 제로 슈가 콜라와 고구마, 단호박, 삶은 달걀을 섭취하며 식단 관리를 하는 모습. 〈사진=독자 제공〉


김소라(28) 씨는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운동을 시작했지만 체중 감량에 성공한 후에도 운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김씨는 "올해 초 3개월 동안 헬스 PT(Personal Training)를 받았다"면서 "PT는 끝났지만 지금도 주 3회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건강을 위해서 계속 할 생각이다. 달라지는 몸을 보면 운동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습니다.
 
허승진(25) 씨가 크로스핏을 한 뒤 찍은 운동 인증 사진(왼쪽)과 크로스핏을 한 뒤 그날의 운동 기록을 쓴 모습. 〈사진=독자 제공〉

허승진(25) 씨가 크로스핏을 한 뒤 찍은 운동 인증 사진(왼쪽)과 크로스핏을 한 뒤 그날의 운동 기록을 쓴 모습. 〈사진=독자 제공〉


허승진(25) 씨는 SNS에 운동 인증 사진을 올리고 그날의 운동 기록을 사람들과 공유하며 즐거움과 건강을 동시에 챙기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허씨는 "올해 초부터 크로스핏 체육관을 다니고 있다"면서 "크로스핏은 에너지 소모가 큰 운동이라 하고 나면 땀이 뻘뻘 나고 근육통이 생기기도 하지만 하루하루 달라지는 내 모습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건강관리 노하우 등을 이야기하면서 즐겁게 운동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식품업계에 부는 '제로(Zero) 바람'…단백질 식품도 인기

 
서울의 한 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제로 슈가 아이스 초코바(왼쪽)와 제로 슈가 사이다. 〈사진=허경진 기자〉

서울의 한 마트에서 판매하고 있는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제로 슈가 아이스 초코바(왼쪽)와 제로 슈가 사이다. 〈사진=허경진 기자〉


이러한 헬시플레저 열풍에 식품업계에선 '제로(Zero)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설탕을 넣지 않아 칼로리는 줄이고 그 대신 인공감미료로 맛을 유지하는 제품이 속속 등장하는 가하면 건강관리를 위한 단백질 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설탕을 대체하는 '에리스리톨'이란 감미료의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합니다. 에리스리톨은 설탕의 70~80%에 달하는 당도를 내는 반면 칼로리는 설탕의 6%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수입식품정보마루에 따르면 에리스리톨 수입량은 2015년 630톤에서 지난해 4379톤으로 7년새 7배 가까이 늘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설탕 수입량은 19만4932톤에서 11만5171톤으로 감소했습니다.

마트와 편의점 등에선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제로 슈가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초콜릿칩 쿠키부터 카카오 케이크, 아이스 초코바, 음료 등 다양했습니다. 이외에도 제로 칼로리 제품, 제로 콜레스테롤 요거트, 제로 지방 요구르트, 제로 글루텐·탄수화물 소면, 제로 탄수화물 두부면 등 다양한 제로 제품이 있습니다.
 
서울의 한 카페에서 파는 단백질 쉐이크(왼쪽)와 드럭스토어에서 판매하는 단백질쿠키와 단백질칩. 〈사진=허경진 기자〉

서울의 한 카페에서 파는 단백질 쉐이크(왼쪽)와 드럭스토어에서 판매하는 단백질쿠키와 단백질칩. 〈사진=허경진 기자〉


건강관리에 도움이 되는 단백질 식품도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단백질 쉐이크와 단백질 스무디, 단백질 도넛을 파는 카페가 많아졌으며 드럭스토어에서는 단백질칩과 단백질쿠키, 단백질바 등을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제로 음료와 단백질 음료, 건강한 디저트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식품업계에서 제로 칼로리뿐만 아니라 영양소를 강조한 다양한 제품들이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대세는 헬시플레저…"즐거운 건강관리로 번아웃 극복"


앞서 김난도 서울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트렌드 코리아 2022'에서 주요 트렌드 가운데 하나로 헬시플레저를 꼽았습니다. 그는 "건강관리가 '힙'(최신 유행에 밝고 신선하다)해지고 있다"면서 "특히 젊은 세대가 건강에 관심을 두기 시작하면서 과정과 결과 모두 지속 가능한 건강관리가 대세가 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스마트 워치로 운동량을 매일 체크하는 등 디지털 라이프가 일상화되면서 젊은 세대일수록 소확행을 추구하며 건강관리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운동 목표를 세우거나 운동 인증 사진을 찍으면서 이를 사람들과 공유하기도 한다. 극심한 경쟁사회에 노출돼서 살다 보니까 20대 중반이 되면 번아웃이 오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이렇게 즐겁게 건강관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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