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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전 정부 400조 빚"…야당·민간단체 질타

입력 2023-06-1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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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13일) 국무회의에서 야당과 시민단체를 집중 지적했습니다. 특히 "민간단체 보조금의 경우 지난 정부에서 2조원 늘어났는데, 제대로 된 관리·감독 시스템이 없어서 도덕적 해이와 혈세 누수가 만연했다"고 발언했죠. 원칙적인 입장으로 지지층 결집에 나선 걸로 풀이가 됩니다. 또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는 조국 전 장관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출마설이 뜨거운데 관련 소식까지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제24회 국무회의 :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예우하는 것은 국민주권주의와 자유민주주의를 담고 있는 헌법 정신의 실천입니다.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을 왜곡하고 폄훼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행위는 대한민국 국가 정체성을 부정하는 반국가행위입니다.]

출근길 약식 문답, 도어스테핑이 사라진 후 윤석열 대통령은 국무회의 발언을 생중계하면서 대국민 메시지를 내왔죠. 오늘은 "제복입은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자면서,, 이를 폄훼하는 건 '반국가행위'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강한 발언은 누군가 대상이 있는 거겠죠. 최근 민주당에서 나온 천안함 사태와 천안함장에 대한 비판 발언들을 직격한 것으로 풀이되는데요. 최원일 전 천안함장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해 직접 사과하라고 했지만 답은 듣지 못했습니다. 최 전 함장은 민주당을 향해 '명예훼손과 모욕혐의'에 대한 법적대응을 예고했는데요. 민주당이 "진보는 외면했고 보수는 이용했다"는 천안함 생존 장병들의 목소리를 들었다면 천안함 사태의 원인도, 천안함장에 대한 평가도 그렇게 쉽게 말할 부분은 아니었습니다.

[전준영/천안함 생존자 전우회장 (지난 7일) : (항의를) 말리시기는 했어요. {가지 말라고?} 왜 그렇게까지 하냐. 이분은 진짜 부하 하나하나가 소중한 사람이구나 하는 걸 많이 느꼈거든요. 함축해서 표현하기 쉽지만 그냥 함장과 병사 부하의 관계가 아니라 저는 그냥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라고 생각하고 있거든요. 충분히 제대하고서도 말씀하실 수 있는 것도 많았는데 현역에 있는 분들이나 군에 피해가 갈 거 같아서 계속 참고 참다가…]

야당에 이어 윤 대통령이 강하게 비판한 부분 또 있습니다. 민간단체에 대한 국가 보조금 문젭니다. 주로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비영리 민간단체들이, 국가보조금을 받아서 유용해왔다는 건데요. 특히 전 정부에서 민간단체 보조금이 2조 늘었다면서 최근 3년간 지급된 보조금 총 6조8000억에 대한 일제 감사 결과, 1조1000억원 규모의 사업에서 총 1865건의 부정과 비리를 적발했고, 총 314억원의 세금이 부정 사용됐다는 게 대통령실의 설명이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부정과 부패의 이권 카르텔"이라고 명명했습니다.

[제24회 국무회의 : 국민의 혈세가 정치 포퓰리즘의 먹잇감이 되고 지난 정부에서만 400조원의 국가채무가 쌓였습니다. 이는 납세자에 대한 사기행위이고, 미래세대에 대한 착취행위입니다. 부정과 부패의 이권 카르텔은 반드시 부수어야 합니다.]

그런데 구체적인 예를 드는 걸 보면, 특정 시민단체가 타게팅 된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데요. 이 정부 들어 특히 논란이 됐던 장애인 단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장연입니다. 국민의힘 '시민단체 선진화 특위'는 전장연을 콕집었습니다. 정확히는 전장연의 협력단체인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조직적인 선거운동을 한 정황을 잡았다고 했는데요. 단체 대화방 내용을 증거로 들었는데, 이건 국가보조금법 위반이자 선거법 위반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하태경/국민의힘 시민단체 선진화 특별위원장 : '20대 대선에서 장애인 가족이 지지하는 이재명 후보가 아쉬운 패배를 당했습니다'(라)고 했고… 반정부 투쟁해야 된다고 하는 거죠. '선거는 끝났고 안타깝지만 현실을 인정하고 새로운 투쟁을 준비하자' 이렇게 해서 이제 전국장애인부모연대라는 시민단체가 조직적으로 선거 운동을 위해서 뛰었다는 걸 인정을 하는 겁니다. 우리가 법적으로 검토해 보니까 보조금법 위반입니다. 선거법도 위반이고…]

앞서 이 특위는 전장연이 "지난 10년간 1400억의 보조금을 부정수급했다" "장애인을 시위에 비자발적으로 동원했다"고도 했는데요. 전장연은 오늘 하태경 특위 위원장이 '가짜괴담을 유포'하고 있다면서 고발하겠다고 했습니다. "비영리단체로 등록되지 않은 임의단체 전장연이 보조금이나 공모예산을 받을 자격이 되느냐"고 서울시에 질의서한도 보냈습니다.

[박경석/전국장애인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페이스북 '전장연') : 감사 결과 지난 10년간 전장연에 보조금을 집행한 적이 있는지 확인을 요청드립니다. 저희는 선거 기간에 어떠한 정치 후보에게 공식적으로 지지하지 않는 조직입니다. 그것은 우리의 전반의 내규에 있습니다.]

대통령실이 야당과 민간단체, 즉 시민단체를 강하게 비판하는 건 원칙적인 대응을 통한 지지층 결집을 위한 걸로 풀이되는데요. 또 한편으론 차관을 대폭 교체할 계획이라고 힙니다. 19개 부처 중 10곳 이상을 바꿀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기획재정부 외교부 통일 국방부 행정안전부 국토부.. 등증 주요 부처가 모두 포함됐습니다. 인적 쇄신을 통한 국정동력을 확보한다는 취지인데요. 장관이 아닌 차관을 교체하는 건, 인사청문회에 대한 부담 때문이겠죠. 민주당은 차관 교체만으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직격했습니다. 국정기조 전환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박광온/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 측근 그룹을 차관으로 보내는 것은 국정 장악에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민심을 얻고 국정동력을 만들어 내는 데에는 한계가 분명할 것입니다. 새 국정 기조에 맞춘 전면 개각이 필요합니다. 정치 복원과 민생경제 회복, 국민 통합, 미래과제를 국정 목표로 삼아야 합니다.]

대통령실의 잰 걸음, 내년 총선을 앞둔 행보로 풀이되는데요. 정작 총선에 영향을 미칠 것 같은 핵폭탄 급 변수는 따로 있는 듯 합니다. 조국 전 장관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출마설입니다. 일단 조국 전 장관은 지난 토요일 [공지사항]이라는 제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평산 책방에서 책방지기로 잠시 봉사 한후 단 둘이 술을 마시는 사진 등도 같이 공개했는데요. 조 전 장관은 "'길 없는 길'을 걸어가겠다"고 해 사실상 출마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됐습니다.

[조국/전 법무부 장관 (음성대역) : 문재인 정부의 모든 것이 부정되고 폄훼되는 역진과 퇴행의 시간 속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지도도 나침반도 없는 '길없는 길'을 걸어가겠습니다 .]

조 전 장관, 한국사회의 역린이라고 할 수 있는 자녀의 입시비리 문제로 부인 정경심 교수를 감옥에 보낸 상탭니다. 본인 스스로도 1심에서 2년 실형을 선고 받고 항소심 과정에 있죠. 스스로도 '무간지옥'의 시련이라고 표현한 지금의 상황을 딛고 정치적인 재기를 하겠다는 뜻을 밝힌 건데요. 총선 출마로 개인적 명예는 회복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임기를 채울 수 있을진 불투명하죠. 민주당 차원에서 도움이 될지도 의문부호가 붙습니다. 문재인 청와대 출신 인사들부터 비판적 시선을 보냈습니다. '꼭 민주당으로 출마해야 하느냐'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고민정/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과연 출마를 하실까? 저는 안 하실 것 같다는 생각이 좀 들기는 하는데 정경심 교수님의 사안도 좀 있고, 글쎄 모르겠습니다. 이 정치가 워낙 생물이라서 시시각각 변하는 것이라 사람의 마음도 변하는 것이고요.]

[김영배/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 어제) : 정당이라는 게 민주당만 있는 건 아니고요. 꼭 직접 출마하지 않더라도 정치적인 입장을 가지고 사회적인 그런 이제 공론을 모아나가는 방법도 있거든요. 직접, 그것도 민주당으로 출마하느냐, 이 문제에 대해서는 조금 조심스럽게 보는 편입니다.]

당내 비 이재명계의 반응은 더 냉정합니다. 조응천 의원은 "민주당은 철저히 무관심 해야 한다"면서, 조 전 장관의 행보에 민주당이 영향을 받는 건 "조국의 강을 건너지 못한 업보"라고 했습니다. 조 전 장관의 예상 지역구, 서울 관악인데요. 출마할 경우 수도권 표심에 영향을 미칠 수 있겠죠. 조국의 강이 아닌 조국의 늪에 빠질 거란 일갈도 있었습니다.

[이원욱/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민주당한테는 굉장히 큰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고, 총선 때 조국의 강이 아닌 조국의 늪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지난 총선 때 대선 패배의 주요 원인 중에 하나가 결국은 조국 장관 사태로 인한 공정의 문제를 우리가 잃은 거거든요.]

반면 친 이재명계의 생각은 좀 다른 듯 합니다. 다음 총선, 윤석열 정권 심판론으로 치러야 하는데, 심판에 도움이 된다면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박성준 대변인은 개인의견임을 전제하면서, 조 전 장관에 대해서도 당 차원의 정치적 공간을 열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박성준/더불어민주당 대변인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민주당이 공천 신청하면 '경선하십시오'까지 할 수 있어요?} 지금 윤석열 정권의 심판에, 저는 정권 심판론으로 반드시 가야 되고 그 심판론에 그러한 적당한 인물이라고 하면 당연히 거기에 대해서 정치적 공간을 열어주는 것이 내년 총선 승리의 지름길이다…]

친명계와 비명계의 엇갈리는 시각, 조 전 장관이 출마를 선언하는 순간, 출마가 맞느냐 아니냐, 당 차원에서 해야 하느냐, 아니라면 관계설정은 어떻게 해야 할 거냐,, 당내 의견 차가 극명하게 드러날 듯 하죠. 그게 다름아닌 '조국의 강'인데요. 국민의힘에선 조 전 장관의 출마 은근히 기대하는 눈칩니다.

[유상범/국민의힘 수석대변인 (SBS '김태현의 정치쇼') : 민주당에서 지난 5월에 뇌물, 성상납 등, 성범죄 등 하급심 유죄판결을 받고 재판 중에 있어도 부적격으로 처리하는 규정을 삭제했습니다. 그러면서 사실은 판을 깔아놓은 격이죠.]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 지지하는 것 같잖아요. 겉에서 볼 때는 같이 술도 한잔하고 앞치마도 입고. 문재인 대통령이 마음의 빚이 있다고 그랬고 이번에 빚 갚는 거 아니냐, 저는 그렇게 생각이 되는데…]

야권에 조국 전 장관이 있다면 여권엔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있습니다. 우 전 수석 역시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는데요.

[우병우/전 청와대 민정수석 (음성대역) : 출마하라는 전화도 많이 오고, 또 요즘 평소에 알던 사람들 만나도 항상 그것부터 물어보고 그럽니다. 하지만 정치를 하느냐 마느냐보다는 그래도 평생 공직에 있었으니 국가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과연 뭘까를 많이 생각하고 있습니다.]

서울대 법대 2년 선후배 사이이자,, 문재인 박근혜 정부에서 각각 민정 수석을 지낸 두사람, 출마할 경우 상대 진영의 공격 포인트가 될 거란 점까지 데칼코마니인 듯 합니다. 앞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검사출신 인사들에 대한 공천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낸 바 있는데요. 조 전 장관의 출마를 은근히 반겼던 국민의힘 의원들, 우 전 수석의 출마엔 선을 그었습니다. 당의 공천을 받기 쉽지 않을 거라고 했습니다.

[유상범/국민의힘 수석대변인 (SBS '김태현의 정치쇼') : 당에서는 어떤 우병우 전 수석의 출마에 대해서는 단 한 번도 어떤 그분에 대한 말이 나온 적이 없습니다. 개인의 의사는 어떨지 몰라도 당 차원에서는 현재는 고려를 하고 있지 않은 부분이다…]

[하태경/국민의힘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본인 출마는 자유고 또 본인은 명예 회복하고 싶은 마음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리 당 공천이 안 됐을 때 선거하기 쉽지는 않을 겁니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사정도 그리 간단치만은 않은 듯 한데요. 우 전 수석의 예상 지역구, 경북 영주지역입니다. 우 전 수석이 본인 뿐 아니라 박근혜 정부의 명예회복을 기치로 들고 나올 경우, 일방적으로 선 긋기가 어려울 거란 주장도 나왔습니다. 국민의힘의 뿌리라고 할 수 있는 'TK 신당' 설을 들었습니다.

[김용태/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우병우 전 수석뿐만이 아니라 TK 지역 정가를 내려가보면 유영하 변호사라든지 최경환 부총리라든지… 이분들이 정말 박근혜 (전) 대통령과 함께 TK에서 신당 창당의 가능성도 존재하는 거거든요. 여기서 신당 창당을 하게 된다면 그것도 또 굉장히 딜레마거든요.]

우 전 수석의 출마를 반기는 것도, 국민의힘 보단 민주당인 듯 한데요. 조 전 장관이 혹시 출마하게 된다면, 두 사람의 에너지가 상쇄될 거라고 봤습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우병우 수석이 나와주신다니까 거의 이건 퉁쳐가지고 상쇄되지 않을까… 최경환 전 부총리까지 나온다는데 TK 쪽에서는 이분들이 굉장히 기반이 탄탄하대요. 몇 달 전부터 무소속으로 나온다는 얘기가 있었고 그런 분위기가 형성될 거라고 해요. 열심히 잘하시기 바랍니다.]

야권 인사인 조국 전 장관의 출마를 국민의힘이 반기고, 여권 인사인 우병우 전 수석의 출마를 민주당이 반기는 것, 아이러니해보이는데요. 개인의 명예회복보다는 우리 사회의 공동선과 가치를 확인하는 과정이 우리 선거였으면 합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야·민간단체 때린 윤…국힘 조국 환영·민주 우병우 환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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