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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일반 참관인이 로또 볼 찍어 무게점검"…추첨 생방송 가보니

입력 2023-06-11 08:43 수정 2023-06-1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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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일반 참관인이 로또 볼 찍어 무게점검"…추첨 생방송 가보니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대국민 로또 6/45 추첨 공개 방송'이 열렸다. 〈사진=한류경 기자〉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대국민 로또 6/45 추첨 공개 방송'이 열렸다. 〈사진=한류경 기자〉



"로또 추첨 어떻게 이뤄지는지 궁금해서 와 봤어요." (경기도 안산에서 온 45살 여성 김지연씨)

어제(1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에서 '대국민 로또 6/45 추첨 공개 방송'이 열렸습니다. 최근 로또 복권이 조작 의혹에 휘말리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해 복권수탁사업자 동행복권과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가 개최한 행사입니다.




생방송 방청 경쟁률은 치열했습니다. 150명을 추첨하는데 모두 1708명이 신청해 경쟁률은 11.4대 1을 기록했습니다.

기자도 오늘 대국민 생방송으로 진행된 제1071회차 로또 추첨 현장을 찾아 준비 과정을 살펴봤습니다.
 
창고에 있던 추첨기가 출고돼 옮겨지고 있다. 〈영상=한류경 기자〉

창고에 있던 추첨기가 출고돼 옮겨지고 있다. 〈영상=한류경 기자〉

본 추첨기 1대와 예비 추첨기 2대가 놓여져 있다. 〈사진=한류경 기자〉

본 추첨기 1대와 예비 추첨기 2대가 놓여져 있다. 〈사진=한류경 기자〉

 

추첨 장비 창고엔 이중 잠금장치·CCTV 설치…아무나 열 수 없어


추첨 준비는 추첨기 등 장비들이 보관된 창고를 개방하는 것부터 시작합니다. 보통 생방송 3시간 전에 합니다.

창고는 보안을 위해 이중 잠금장치와 CCTV 등이 설치돼 있고, 아무나 열 수 없습니다. 로또 주관 방송사인 MBC 측 관계자와 동행복권 관계자가 함께 동석해 잠금장치와 봉인 상태를 확인하고 창고를 개방합니다.

창고에서 꺼낸 장비는 추첨 방송이 진행되는 스튜디오에 설치합니다. 주요 장비인 추첨기는 본 추첨기 1대와 예비 추첨기 2대 등 모두 3대입니다. 예비 추첨기는 본 추첨기가 고장 날 경우를 대비해 준비돼 있습니다.

추첨기 설치가 끝나면 테스트 볼을 이용해 기계에 문제가 없는지 시험 작동을 합니다. 추첨기에서 바람은 잘 나오는지 공은 바람에 의해 잘 돌아가는지 등을 확인하는 겁니다.
 
방송 관계자와 경찰관, 참관인 등이 함께한 추첨 준비 현장에서 추첨공 검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한류경 기자〉

방송 관계자와 경찰관, 참관인 등이 함께한 추첨 준비 현장에서 추첨공 검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한류경 기자〉

생방송에 쓰일 본 추첨기와 추첨공에 문제가 없는지 최종 점검이 이뤄지고 있다. 〈영상=한류경 기자〉

생방송에 쓰일 본 추첨기와 추첨공에 문제가 없는지 최종 점검이 이뤄지고 있다. 〈영상=한류경 기자〉

 

추첨기 점검 이어 추첨공 검수…생방송 전까지 준비 과정 어떻게 진행되나


추첨기 설치와 테스트 작업이 끝난 뒤엔 본격적인 추첨 준비에 돌입합니다.

이번엔 대국민 생방송 참관인으로 선정된 150여명이 모여 준비 과정을 함께 지켜봤습니다. 연령대는 젊은층부터 중년층, 노년층까지 다양했습니다. 일반 참관인뿐만 아니라 방송사 관계자, 경찰관 등도 함께했습니다.

참관인이 모이면 추첨공 검수 작업에 들어갑니다. 먼저 관계자들이 봉인된 가방 세트 6개를 참관인이 보는 앞에서 확인 절차를 거쳐 봉인을 해제합니다.

1번부터 5번까지 번호가 매겨진 가방 5개에는 실제 추첨에 사용될 수 있는 공 세트가 들어 있습니다. 각 가방 안에는 1번부터 45번까지 로또 번호가 적힌 공이 나란히 진열돼 있습니다. 나머지 가방 1개는 실제 추첨에 쓰이지 않는 테스트용입니다.

이후 관계자들이 가방을 열면 참관인들이 임의로 공 번호를 불러 공의 무게와 둘레 등을 확인하는 작업을 거칩니다. 추첨기가 작동될 때 특정한 공이 무게 때문에 바람에 더 잘 뜨거나 크기 때문에 당첨 구멍에 더 잘 들어갈 수 있단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서입니다.

추첨공 기준 무게는 4g으로, 오차 범위 ±5%(3.8~4.2g) 안에 있어야 합니다. 기준 둘레는 44.5㎜로 오차 범위는 ±2.5%(43.4~45.6㎜)여야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가방 5개 모두 이 과정을 거치면 본 추첨기에 사용할 가방(추첨공 세트)을 참관인이 추첨을 통해 선정합니다. 1~5번까지 번호가 적인 공을 번호가 보이지 않는 상태로 추첨 통에 넣은 뒤 참관인이 직접 고르는 겁니다.

생방송에 쓰일 공 세트가 선정되면, 공의 번호가 컴퓨터에 제대로 인식되는지 확인합니다. 그리고 본 추첨기에 추첨공을 넣어 최종적으로 점검합니다.

이렇게 모든 준비 과정을 거치고 나면 2번의 리허설을 거쳐 생방송이 시작됩니다.

생방송이 끝나면 추첨 장비는 다시 창고로 옮겨집니다. 이 과정에는 창고 개방 때와 마찬가지로 방송사와 동행복권 관계자가 동석합니다.
 
10일 오후 5000원어치 복권을 구매했다. 아쉽게도 번호 2개만 맞았다. 〈사진=한류경 기자〉

10일 오후 5000원어치 복권을 구매했다. 아쉽게도 번호 2개만 맞았다. 〈사진=한류경 기자〉

 

"로또의 본질은 대국민 심리서비스"


대국민 생방송에 앞서 열린 토크쇼에서 김범준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는 "로또는 수십억을 기대하면서 누리는 1000원의 행복이라고 생각한다"며 "여러분도 일주일 동안 누리는 소소한 행복을 위해 로또를 사는 걸 추천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허태균 고려대학교 심리학부 교수는 "로또란 기본적으로 인간의 비현실적 낙관성에 근거한다. (로또 당첨은) 확률상으로 약 814만분의 1, 쉽게 얘기해서 벼락 맞을 확률보다 낮다"며 "로또의 본질은 대국민 심리서비스"라고 말했습니다.

이날 대국민 생방송에 참관한 기자도 추첨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로또 번호를 맞춰봤습니다. 처음에 번호 2개가 잇따라 일치하면서 들뜬 것도 잠시, 나머지는 모두 '꽝'이었습니다.
 
그렇지만 다음 주에도 5000원어치 로또를 사서 당첨되는 행운을 바라며 돈으로 살 수 없는 '희망'을 품고 지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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