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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채용' 선관위, 감사원 감사 거부하자…국민의힘 "전원 사퇴해야"

입력 2023-06-05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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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부정채용 의혹이 불거진 중앙선관위가 감사원의 직무감찰을 거부했죠. 국민의힘은 오늘(5일) 선관위원장을 포함한 선관위원 전원 사퇴를 촉구했습니다. 민주당 역시 부정채용 의혹 자체는 도려내야 한다고 했지만 감사원 감사에 대해선 부정적인 기류가 발견되는데요. 관련 소식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김용태/전 국민의힘 최고위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선관위라고 하면 헌법 질서, 그러니까 민주 질서를 지켜야 되는 곳이고 부모 찬스, 형님 찬스 이런 걸 썼다는 것 자체가 많은 국민들께서 배신감을 좀 느끼시지 않았을까…]

[박성민/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저는 약간 고구마 줄기 같다라고 생각을 했는데 사실 이게 일부의 일탈이 아니라 내부의 자정작용이나 최소한의 죄책감도 아마 없지 않았을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부정채용, 소위 '부모찬스'가 여야를 막론하고 젊은 세대들에겐 특히 배신감과 박탈감으로 다가왔단 평갑니다. 선관위는 의혹 당사자의 수사를 의뢰하고 국민권익위의 전수 조사를 받겠다고 했죠. 국회 국정조사까지 예고된 상태인데요. 논란은 감사원 감사를 거부했다는 데 쏠리고 있습니다. 선관위는 노태악 선거관리위원장 주재 긴급회의에서 만장일치로 감사원 직무감찰을 거부했죠. 국민의힘은 주말인 어제 긴급 최고위를 열어서 선관위를 맹공격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어제) : 이것은 대충, 적당히 버텨보겠다는 태도입니다. 자정능력 자체를 상실한 선관위가 국민들의 감사 요구에 대해 맛집 고르듯이 '이 집이 좋겠네, 저 집이 좋겠네' 하는 식으로 하고 있으니 개탄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윤재옥/국민의힘 원내대표 (어제) : 너무나 충격적입니다. 마치 국민과의 전쟁을 선포하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선관위가 이렇게 청렴성, 중립성, 공정성의 규범을 모두 잃고도 여전히 독립적 헌법기관임을 내세울 수 있습니까?]

노 선관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해온 국민의힘, 오늘은 긴급 의원총회까지 열어서 선관위원 9명 전원이 사퇴해야 한다고 공세 수위를 높였습니다. 앞서 국민의힘 소속 이종배 서울시 의원이 선관위원 전원을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는데요. "자녀 채용비리에 대한 감사는 선관위의 독립성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주장입니다. 선관위원들이 부정채용 의혹 당사자들과 마찬가지로 검찰 조사를 받을 수도 있게 된 건데요. 선관위 부정채용 당사자들은 이미 사퇴했지만, 그 자녀들까지 조사해 문제가 있으면 사퇴시켜야 한단 주장도 나왔습니다.

[장예찬/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어제) : 선관위 사무총장이 사퇴했다고, 아빠 찬스를 쓰게 만든 아빠가 사퇴했다고 그 자녀들을 계속 놔두는 것은 조국 전 장관이 사퇴했다고 조민 씨를 계속 의사 시키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선관위 채용에서의 '부모찬스', 심각한 수준이었죠. 감사원 감사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민주당에서도 나왔습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감사원 감사도 기꺼이 받겠다'고 해야 선관위가 제대로 설 수 있지 않겠냐는 겁니다. 이상민 의원은 노 선관위원장이 거취도 고민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상민/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지금 인사비리, 부정부패 아닙니까. 일탈해도 너무 일탈한 이 부분에 대해서 중앙선관위가 명시적 규정도 없는데 그냥 독립성, 중립성, 그것만 이유를 가지고 못 받겠다라는 건 조직 이기주의에 불과하고…]

하지만 민주당 내에는 '국민의힘의 공격이 과도하다'는 기류가 더 강합니다. 선관위 부정채용은 감쌀 생각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이게 감사원이 감사해야할 문제인가에 대해선 물음표를 찍은 건데요. 헌법상 독립기관인 선관위에 대한 감사원 감사는 불법이라고도 주장했습니다. 대신 검찰 수사를 하라고 했습니다.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 채용비리가 있다면 수사를 하십시오. 수사와 법을 위반한 감사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채용비리 감쌀 생각 손톱만큼도 없습니다. 자체 사무총장이 감사를 하라는 것이지, 감사원이 불법적으로 감사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선관위와 감사원이란 두 '헌법기관'이 정면으로 충돌한 가운데 여야 정치권까지 가세하는 모양샙니다. 감사원 감사가 합법이냐 불법이냐 법 조항부터 다투고 있는 상황이죠. 이 부분 오늘 자세히 살펴봅니다. 감사원은 그 직무범위가 '행정기관 및 공무원의 직무에 관한 감찰'이라고 헌법 97조에 명시돼있단 입장입니다. 이 행정기관에 선관위 역시 해당된다는 건데요. 반면 선관위는 '우리는 헌법상 독립기관'이란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정면 반박했습니다.

[유상범/국민의힘 수석대변인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법률 전문가가 보면 이거야말로 코웃음 치는 주장입니다. 헌법기관이라는 것은 독립성, 중요성 때문에 헌법에 규정된 기관일 뿐이지, 그것이 곧 행정기관이 아니다라는 얘기는 전혀 말이 안 됩니다. 그러면 감사원은 헌법기관 아닙니까? 근데 감사원은 행정기관이잖아요.]

법안끼리 충돌하는 부분도 있습니다. 감사원은 감사원법 24조에 따르더라도 국회, 법원, 헌법재판소 소속 공무원만 감찰대상에서 제외한다고 돼있기 때문에 선관위는 감찰대상에 포함된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데요. 반면 선관위는 국가공무원법 17조에 따르면 국회·법원·헌재 뿐 아니라 선관위 소속 공무원 감사까지 자체적으로 하게 돼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선관위의 경우엔 사무총장이 맡는다는 거죠. 다만 지금 사무총장은 자녀채용 문제로 사퇴해 공석인 상황입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낸 감사원법 개정안을 근거로 들면서 선관위는 감사원 감사 대상이 아니라고 했는데요. 전주혜 의원이 감사원 감찰 대상에 선관위 공무원 직무감찰을 추가하는 법안을 냈다는 겁니다. 현재로선 감찰 대상이 아니니까 이런 법안을 낸 거 아니냐면서 법제처 등의 해석이 먼저 나와야 한다고 했습니다.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감사원의 감사 대상에 선관위가 포함되지 않을 수 있고 그런 게 명확하지 않으니까 법안을 그렇게 낸 거잖아요, 확실히 포함시키는 걸로. 국회에서 입법을 정비한 다음에 뭔가 조치를 취하든지 해야 되는 게 맞죠. 그런데 지금 막 큰 칼부터 막 무조건 휘두르겠다라고 하는 것은 안 맞을 수 있죠.]

그런데, 법적 쟁점도 있지만 감정적인 문제도 커보입니다. 국민의힘은 선관위에 대한 불쾌한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냈습니다. 민주당과 선관위가 '공생적 동업관계'라고 했죠.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어제) : 선관위가 주요 선거 때마다 민주당에 유리하도록 편파적 해석을 했던 사례가 많았다는 점은 선관위와 민주당의 공생적 동업관계를 더욱 확신하게 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사례도 들었습니다. 지난 대선 때 현수막 지침을 문제 삼았습니다.

[윤창현/국민의힘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저희들이 내로남불, 위선, 무능을 가지고 공격하려고 했더니 현수막에 붙였다고 '그거 떼어라, 특정 정당을 연상시킨다' 이러더니 주술, 굿당, 신천지라고 하는 현수막을 민주당에서 거니까 그건 또 괜찮대요.]

민주당은 결국 국민의힘이 선관위를 작살내려는 것 혹은 장악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고 했는데요. '선관위 인사가 물갈이 된다면?' 하는 우려겠죠.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정말 말 그대로 국가 선관위를 어떻게 작살낼지 고민하는 지금 국민의힘 같습니다. 소위 민주화 이후에, 88년 이후에 선관위 사무총장을 외부인사가 한 적이 있습니까? 어떻게 선관위의 전문성을 다 깡그리 무시하고 외부인사가 와서 선관위 자체를 장악하겠다는 이 의도를 어떻게 동의할 수 있겠습니까?]

앞서 선관위의 부정채용이 문제고 감사원 감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던 민주당 내 소수파인 이상민 의원도, 국민의힘이 민주당과 선관위를 연관시켜 프레임을 짜는 건 건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초점이 선관위 잘못 바로 잡는 데보다 정파적 싸움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겁니다.

충돌의 한 축인 감사원 역시 민주당이 부정적인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기는 마찬가진데요. 문재인 정부 관련 표적감사를 해왔단 의심입니다. 탈원전과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등 정책적인 감사에 전 정부가 임명한 기관장들에 대한 감사 얘긴데요. 특히 전현희 권익위원장의 경우엔 '조작감사'라고 스스로 강하게 반발해왔는데요. 최근 감사위원들이 전 위원장을 '문제삼지 않겠다'고 의결하는, 결론을 내렸단 보도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전현희/국민권익위원장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지난 2일) : 감사위원님들의 정의로운 결정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필귀정이다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보도가 나온 바로 그날, 감사원은 오보라는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기관 주의' 조치를 할 건데, 성급한 보도가 나왔다는 겁니다.

[유상범/국민의힘 수석대변인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마치 '나는 무혐의다'라고 단정하면서 우리가 마치 무혐의 호소처럼 얘기를 하는 것 같은데 그건 전혀 제가 파악하고 있는 바로는 전혀 사실과 좀 다르다.]

이런 해프닝이 나온 배경 민주당은 헌법상 독립기관인 감사원 내부에 갈등이 있다고 추측하고 있는데요. 구체적으론 최재해 감사원장과 실세 유병호 사무총장 얘깁니다.

[박주민/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감사위원들이 회의를 하는 건데 거기에 사무총장이 껴가지고 자신의 의견을 막 피력하고 이렇게 결정이 나야 한다, 이런 얘기를 하는 것은 월권인 거죠. 최근에 들리는 소문은 그게 굉장히 거세게 진행이 됐었고, 심지어는 아까 말씀드렸던 대로 감사원장에 대해서까지 문제 제기하면서 이제 충돌하는 그런 모습을 보였다는…]

유병호 사무총장은 정회원 분들 혹시 익숙한 이름이실까요. 지난 해 국정감사 당시, 유 사무총장이 대통령실 이관섭 국정기획수석에게 감사관련 내용을 직보한 문자가 논란이 되기도 했었죠. 권력에 독립적이어야 할 감사원이 본연의 역할을 하고 있냐는 의문이 지게됐는데요. 당시 유 사무총장과 가까운 인사들이 '타이거 파'란 별칭으로 불리면서 주요 보직에서 공격적인 감사를 하고 있다는 점도 야당의 지적을 받았습니다. 유 총장이 다소 즉흥적으로 감사개시를 결정했다는 질타도 나왔었죠.

[유병호/감사원 사무총장 (지난해 10월 11일) : 8시에 참모회의 소집했고요.]

[김남국/당시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10월 11일) : 저녁 8시에 했어요?]

[유병호/감사원 사무총장 (지난해 10월 11일) : 아뇨, 아침 8시에요. 4시에 깨서 연합뉴스를 봤고 6시까지 좀 참았습니다. 왜냐하면 잠 깨울까 봐서요. 의원님, 그때 한번 내용 보시면요. '이제 보니 월북이 아닌가 보다' 이런 황당한 브리핑을 합니다.]

민주당이 감사원의 선관위에 대한 감사를 우려하는 것 이런 감사원의 독립성을 의심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선관위가 감사원 감사를 받아야 한다는 국민의힘은 '타이거'라는 별명을 가진 유 사무총장이 무섭냐고 했습니다.

[장예찬/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어제) : 민주당 전현희 위원장이 버티고 있는 국민권익위 감사는 받으면서 타이거 유병호 사무총장의 감사원 감사는 무섭다는 말입니까.]

중앙 선관위 간부들이 자녀를 부정채용했다는 의혹, 충격적인데요. 드러나지 않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여야의 대응까지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부정채용' 선관위, 감사원 감사 거부하자… 국민의힘 "선관위원 전원 사퇴해야"압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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