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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보러 갔다 쓰러진 장영만씨…장기 기증해 5명 살리고 떠나
입력 2023-06-05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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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학교 병원에서 뇌사장기기증으로 좌우 신장과 간장, 좌우 안구를 기증하여 5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난 장영만 씨(75)의 생전 모습 〈사진=한국장기조직기증원 제공〉
시장에 장을 보러 갔다가 갑자기 쓰러지면서 뇌사 상태가 된 70대 남성이 5명의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습니다.
오늘(5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지난달 16일 인하대학교 병원에서 장영만 씨(75)가 뇌사장기기증으로 좌우 신장과 간장, 좌우 안구를 기증하여 5명의 생명을 살리고 하늘의 별이 됐다고 전했습니다.
장씨는 지난 4월 27일 시장에 장을 보러 나갔다가 갑자기 쓰러지면서 뇌사상태가 됐습니다. 가족들은 장씨가 평소에도 마지막 가는 길에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해왔다며 그 뜻을 이뤄드리고자 기증에 결심했습니다.
장씨는 전남 진도군의 시골 섬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린 나이에 도시로 상경해 목수 일을 배워 가구점을 차리고 생계를 꾸렸습니다. 나이가 들어 은퇴할 때까지 그는 가족을 위해 성실히 일한 가정적인 사람이었습니다.
평소에도 장씨는 남에게 나누고 베푸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생전 그는 삶의 끝에 누군가를 위해 나눌 수 있는 것을 찾다가 기증을 알게 됐습니다. 원래는 장기기증을 하고 싶었으나 나이 60세가 넘으면 할 수 없는 줄 알고 나이가 들어도 할 수 있다는 시신 기증을 신청했습니다. 장씨가 뇌사상태에 빠지고 난 뒤 남은 가족들은 의료진과 상담하면서 나이와 상관없이 장기기증이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장씨의 뜻을 들어드리고자 기증을 결심했습니다.
그의 아들 장호 씨는 "아버지 갑자기 떠나게 돼서 사랑한다는 말 많이 못 한 게 죄송해요. 아버지가 원하는 대로 5명의 생명을 살리고 떠나셨으니 하늘에서도 편히 잘 쉬세요. 사랑합니다"라고 마지막 인사를 건넸습니다.
문인성 한국장기조직기증원 원장은 "가족을 위해 평생을 성실하게 살다가 마지막 순간에 남을 위해 모든 것을 베풀고 가신 기증자님께 감사드린다"라며 "이러한 따뜻한 나눔이 오랜 세월 고통받고 있는 이식 대기자에게 희망이 되길 바란다"라고 전했습니다.
취재
송혜수 / 라이브뉴스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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