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민의힘 내에 최고위원회를 들러리로 만드는 '5인회'가 있는 것 같다, 이렇게 말을 해서 파장을 일으켰죠. 이용호 의원이 자신의 발언을 취소하면서 "당에 누를 끼쳤다"고 사과했습니다. 당내에선 이 의원이 김기현 대표가 주요 당직자들과 매일 아침 진행하는 비공개 전략회의를 지칭한 게 아니냐, 이런 해석도 나왔는데, 이준석 전 대표는 주요 당직자가 아닌 다른 명단이 있을 거라며, 다음 주에 공개하겠다고 예고를 했습니다. 관련 내용을 정치 인사이드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이용호/국민의힘 의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지난달 30일) : 최고위원회의라고 하는 게 지금 정말로 최고의사결정기구인데 거기에 걸맞느냐, 혹시 들러리냐. 실제로 중요한 핵심 의사 결정은 다른 데서 하는 거 아니냐. {용산 아니냐.} 용산이 아니고, 당내에서도 '5인회가 있다' 이런…]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이 쏘아 올린 작은 공! 이른바 '5인회 논란'이 여권에 큰 파문을 일으켰죠. 당장 5인회 구성원이 누구냐? 언론의 관심이 쏠렸는데요. 5인회, 6인회, 7인회, 8인회 심지어 12인회까지 버전도 다양해졌습니다. 김기현 대표는 주요 당직자들과 현안을 논의하는 자리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죠. '5인회 실세론'은 가당치도 않다는 겁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어제) : 당대표, 사무총장, 그리고 정책위원회 의장, 사무부총장, 당 수석대변인 모여서 의논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 의논하지 않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까. 그건 말도 안 되는 얘기니까 일고의 가치도 없는 얘기입니다.]
김 대표가 평일 오전 8시에 당의 참모들과 비공개 전략회의를 연다고 하는데요. 이 회의가 와전된 게 아니냐는 겁니다.
[장예찬/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아침 회의예요, 네. 이게 사무총장과 사무부총장 단, 수석대변인, 여의도연구원장 이런 분들이 들어가시는 건데요. 굉장히 자연스러운 어떤 당의 실무를 조정하기 위한 노력이고, 매일 아침 8시에 모이시거든요. 저 같은 경우는 다른 일정이나 방송 출연 등이 많아서 8시에 오라고 해도 못 갑니다.]
여기서 논의된 사항을 최고위에 올려 찬반을 결정하는 게 당의 오랜 시스템이란 설명입니다.
[홍문표/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회의가 있을 때 하루 전 또는 몇 시간 전에 실무진들을 모여서 회의를 합니다. 그날의 주제는 무엇이고 지금 상황은 뭐다. 그러면 그걸 이제 최고위에 회부를 해서 거기서 찬반을 듣는 그런 시스템으로 우리 당이 지금까지 나는 운영되어 있다고 봅니다.]
최종 의결권은 최고위가 쥐고 있으니, 들러리만 선다는 이 의원의 비판은 맞지 않다고 반박하기도 했는데요.
[장예찬/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이게 역할 분담 자체가 다른 것이지 거기에 대해서 침해를 받고자 해도 받을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당헌·당규에 최고위 의결이라는 게 명시되어 있기 때문에…]
이 의원이 실체없는 유언비어를 퍼트렸다! 비판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김정재/국민의힘 의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이용호 의원님께서 이렇게 또 실체 없는 유언비어를 얘기를 하시니까 지금 정말 부적절한 얘기를 하시는 게 아닌가… 지금 당 지도부 위신을 실추시키는, 저는 좀 위험한 발언이라고 생각을 하고…]
논란이 커지자 이 의원이 직접 입장을 밝혔죠. "최고위가 제 역할과 위상을 하루빨리 회복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발언을 하다가, 튀어나온 잘못된 어휘였다"며 자신의 발언을 취소했습니다. "당과 지도부에 누를 끼친 점을 죄송하게 생각하다"며 사과의 뜻도 함께 밝혔는데요. 이 의원이 자신의 말을 주워담았지만, 당 안팎의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분위기입니다. 이 의원이 지칭한 '5인회', 과연 김 대표의 주장대로 주요 당직자들이 모인 참모 회의였겠느냐? 물음표가 붙었죠.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SBS '김태현의 정치쇼') : 공식 회의체제 안에 있는 사람들이 회의를 한다는 것 아닙니까. 근데 오히려 그렇게 돌아갈 리가 별로 없고, 명단을 짜라면 저는 다르게 짤 것 같은데 그 명단은 다음 주쯤에 공개하고… {그러면 실제는 따로 있을 거다?} 그렇지요. 저는 그렇게 보고요.]
이준석 전 대표! 다음주 명단 공개까지 예고했는데요. 과거 보수정부 시절 '비선조직'의 역사를 슬쩍 거론하면서, 앞으로 더 다양한 버전의 명단이 나올 수 있다! 경고도 했습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이 투명해지지 않고 만약에 당 운영이 투명해지지 않으면 이런 명단이 한 열 가지 버전 나올 겁니다. 그때 우리가 박근혜 정부 말기에 보면요, 십상시 명단에 만회상환, 보좌진들 그 명단에, 그 외에도 7인회 원로명단에 뭐 다 나왔잖아요.]
윤석열 정부의 비선 라인! 이른바 '윤핵관'이 있죠. 이번 '5인회 논란'의 핵심은 윤핵관의 힘이 실제로 국민의힘 내에서 작동하고 있느냐, 그 여부에 있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박수현/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SBS '김태현의 정치쇼') : 5인회가 누가 있는지 없는지 뭐, 그건 별로라고 생각하고, 오히려 윤핵관에 더 방점이 찍히는 흐름이고요. 아직도 윤핵관의 지배력이 여전하느냐의 문제가 본질이라고 봅니다.]
국민의힘 내에선 최고위원들이 제역할을 못해, 논란이 더 커졌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는데요.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5인회든, 6인회든 뭐, 7인회든 그것 자체가 문제가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최고위원들이 당대표를 좀 더 도와서 러닝메이트처럼 당대표의 제2, 제3의 러닝메이트가 되든 또는 견제를 하든 그 역할을 충실히 잘할 수 있으면 더 좋겠다…]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는 말이 있죠. 자신이 빠진 최고위! 무게감이 떨어져서 그런 게 아니냐? 항변하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태영호 전 최고위원의 빈자리를 채울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김가람 후보에 대해서도 다소 아쉽다는 평가를 내놨습니다.
[김재원/국민의힘 최고위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안타까운 것은 이제 청년 최고위원 선거에 나와서 탈락하신 분이잖아요. 그런데 이제 또 최고위원으로 오시는 것에 대해서 기왕 하여튼 오시면 좀 더 잘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무게감 있는 현역 의원들이 최고위원에 나서지 않은 이유가 있겠죠? 의원들 사이에선 최고위원 당선은 '4000만원어치 사약'이란 웃픈 이야기도 돌고 있다고 하는데요. 지도부에 입성해봤자, 공천 보장은커녕 지역구 관리할 시간만 뺏길 뿐이란 겁니다. 명색이 집권 여당의 최고위원 자리인데 어쩌다 이리 찬밥 신세가 됐나 싶기도 합니다. 최고위원의 최종 의결 권한! 설마 거수기 역할만 하고 있는 건 아니겠죠? 오늘의 정치 인사이드, 이용호 의원이 '5인회' 발언과 함께 내뱉었던 이 말을 곱씹으며, 마무리합니다.
[이용호/국민의힘 의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지난달 30일) : (최고위원 후보 선거기탁금) 4000만원 내고 이게 가성비가 나오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