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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여야 전방위 압박…김남국, 정면 돌파 의지 피력

입력 2023-06-02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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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코인 논란과 관련해서 김남국 의원을 향한 검찰의 수사가 속도를 내고 있죠. 민주당 내에서도 친명·비명계를 가릴 것 없이 김 의원이 자진 사퇴하는 게 맞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데요. 의정 활동을 재개한 김 의원은 검찰 수사와 국회 윤리특위 조사에 정면 대응할 것으로 보입니다.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을 정리했습니다.

[기자]

영화 '페르마의 밀실' 속 한 장면입니다. 주인공들은 제한 시간 1분 내에 주어진 퀴즈를 풀지 못하면 사방이 줄어드는 밀실에 갇혀 있는데요. 무소속 김남국 의원, 코인 투자 논란으로 한동안 잠행을 이어오다 최근 활동을 재개했죠. 김 의원이 처한 상황이 저 영화 속 주인공들과 비슷한 것 같은데요. 다만 김 의원은 사각형이 아니라 삼각형 모양의 밀실에 갇혔습니다. 먼저 삼각형의 한 축은 검찰인데요. 검찰이 김 의원을 둘러싼 의혹 관련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죠. 지난달 두차례 위메이드를 압수수색했다고 합니다. 위메이드는 김 의원이 대량 보유한 위믹스 코인의 발행사인데요. 김 의원의 위믹스 거래내역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지난달 15일에는 김 의원이 위믹스 이체 시 이용했던 거래소를 압수수색하기도 했었죠.

[JTBC '뉴스룸' (지난달 15일) : 김남국 의원의 코인 의혹을 수사하는 중인 검찰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을 압수수색하고 김 의원의 거래 내역 등을 확보했습니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정치자금법 위반과 조세 포탈, 범죄수익 은닉 등의 혐의가 포함된 걸로 알려졌습니다.]

김 의원을 좁혀오는 또 다른 꼭짓점은 국민의힘입니다. 김남국 사태를 이용한 반사이익 극대화를 노리고 있죠.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 틈 날 때마다 김남국 이름 석자를 거론 중인데요.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민주당이 요즘 겪고 있는 자신들의 3대 리스크. 당대표의 그런 리스크, 돈봉투 쩐당대회 리스크, 김남국 코인 리스크 온갖 이와 같은 게이트가 자기들이 도덕성이 바닥이라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인지시키는 결과가 (됐다.) 우리 당은 민주당에 비해서 어느 경우에서든 우리가 도덕적으로도 '민주당보다 더 뛰어나고 우월하다'하는 확실한 증거들을 우리 국민들께 알려드려야 되고…]

국민의힘이 민주당보다 도덕적으로 우월하다는 주장인데요. 김 의원의 코인 논란으로 2030세대가 민주당에 등을 돌리고 있는 상황이죠. 국민의힘은 지금이 2030 표심을 끌어올 절호의 기회라고 보고 있습니다. 당내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도 김남국 사태로 2030세대가 민주당에 느낀 실망감과 배신감을 부각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데요.

[김성원/국민의힘 코인게이트 진상조사단장 (지난달 31일) : (지난번 회의에 참석한) 관계자가 거의 묵비권을 행사하듯이 시종일관 비협조적인 태도로 우리 대표님께서 직접 이 자리에 오시게 됐음을 이렇게 미리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업비트의 주 이용자들이 거의 대부분 2·30대 청년들의 상실감을 오늘 이 자리를 통해가지고 위로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조사단장인 김성원 의원, 지난달 31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의 이석우 대표를 부른 자리에서 한 말이죠. 국민의힘은 2030의 편에 서있다는 인상을 주기 위한 의도된 발언 같은데요.

"난 니 편이야 난 니 편이야 우린 인연이야 니가 어디에 있든 네게 무슨 일 있든"
- 영탁 '니편이야'

마지막 한 축은 김 의원은 친정인 민주당인데요. 민주당 역시 친명·비명할 것 없이 김 의원을 향해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분위기입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국민의 대표자로서 세비를 받고 자기의 모든 걸 바쳐가지고 국가 이익을 우선해서 전념을 해야 될 의무가 있는데 거기에는 반한 것 아니냐? 그렇다면 저는 먼저 스스로 사퇴하는 게. {자진 사퇴가 맞겠다?} 네, 맞겠다.]

비명계인 조응천 의원, 김 의원이 코인 거래에 정신이 팔려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는데요. 사실상 국회의원과 코인 전문 투자자를 겸업한 꼴이라고 쏘아붙였습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상임위 시간 중에 코인 거래를 했다, 그리고 하루에도 수십 차례 했다, 액수가 무척 많다. 거기에다가 LP라고 유동성 공급자, 그거는 단순 거래가 아니고 그 정도면 이거는 아마 '거의 정신이 거기에 팔렸을 거다'라고 추정이 된다는 거죠. 그러면 윤리적으로도 그렇고 또 성실 의무에 반하는 거죠.]

친명계도 더 이상 적극적으로 방어만 하기는 곤란한 듯합니다. 잠행 기간에도 김 의원과 연락이 닿았던 의원이죠. 안민석 의원, 김 의원의 제명은 과하다고 두둔하면서도 자진 사퇴가 맞다는 뉘앙스를 풍겼습니다.

[안민석/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 / 어제) : 저는 개인적으로 김남국 의원님께 사안이 중요하고 비워야 된다는 충언을 드렸는데요. 거기엔 이제 다 포함돼 있는데 그러니까 본인의 이제 결단이겠죠. 본인의 결단인데 우리들 이야기해 보면 과연 내년 총선에 출마 가능하겠는가.]

김 의원, 민주당 내 강성 초선 모임 처럼회의 일원이죠. 같은 처럼회 멤버인 황운하 의원마저 김 의원을 질타했습니다.

[황운하/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자진사퇴를 하려면 벌써 했었어야죠. 지금은 시기를 놓친 걸로 봅니다. 이미 국회 윤리위 절차가 개시됐거든요. 윤리위 절차가 개시된 이상 지금 자진사퇴하면 윤리위 절차를 모면하기 위한, 피하기 위한 꼼수로 이렇게 비판받을 수 있거든요. 그래서 지금은 윤리위 절차에 충실히 따르는 것이 필요하고…]

청년 정치인이기도 한 김남국 의원이 사건 초기에 용단을 내려줬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을 나타냈는데요.

[황운하/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물론 그 상임위에서의 코인 거래 그 하나만 가지고 의원직을 즉각 사퇴해야 되느냐 논란이 있을 수 있지만 청년 정치인에 대한 기대와 희망을 생각했더라면 '그때 용단을 내리는 모습이 어떻느냐'라는 의견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다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나 봅니다. 민주당 내에 여전히 김 의원을 감싸는 목소리도 있는데요. 의원직 사퇴 요구는 과하다는 겁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저는 김남국 의원이 자기 재산의 일부를 비록 법에 규정되어 있지는 않으나 신고하지 않은 점, 그리고 근무시간에 거래를 한 점, 그리고 국민들에게 또 사과했지 않습니까, 본인이. 그런데 이것을 마치 불법적인 행위를 일으킨 것처럼까지 확대해서 국회의원직까지 거론하는 것은 좀 과도하다고 보여져요.]

우상호 의원, 국민의힘이 김남국 사태를 이용하고 있는 점을 문제 삼았는데요. 언론과 국민의힘이 나서서 '아니면 말고'식 의혹 제기를 일삼고 있다는 겁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저도 한 25년 정치했습니다만 최근에 묻지 마 아니면 말고 식 폭로나 의혹 제기가 너무 많아요. 김남국 의원이 무슨 세금 회피이다, 자금 세탁이다, 전 이렇게 접근하는 것은 명백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제기하는 거는 저는 사실상의 인격 살인적 의혹 제기라고 보고 그분들이 증거가 어디 있어요, 의원들이? 어디서 만들었어요.]

김 의원의 사퇴 여론이 이는 것도 결국 국민의힘과 검찰이 주도한 여론전 때문이라고 본 듯합니다.

[우상호/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그러면 이건 검찰과 짜고 하는 아까 말씀드렸던 야당의 악마화, 야당을 매도하려고 하는 그러한 폭로전으로 보여져요.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나중에 이 문제가 다 끝난 다음에 '그때 왜 그런 의혹 제기했어요?' 그러면 '정치가 그런 거지' 하고 도망가면 되겠습니까?]

김 의원, 우 의원의 응원에 힘입은 걸까요? 그제부터 의정 활동을 재개했죠. 이와 동시에 그동안 쏟아진 각종 의혹 제기도 바로 잡겠다는 계획인데요. 검찰 수사나 국회 윤리특위의 조사에도 모두 성실히 응하겠다고 합니다. 필요하다면 사실과 다른 단정적 비방에 한해 고소·고발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사퇴 대신 정면 돌파 의지를 밝힌 셈입니다.

[김남국/무소속 의원 (지난달 31일) : {윤리특위나 자문위 출석하실 예정이세요?} 네, 윤리특별위원회에서 결정한 절차에 따라서 성실하게 소명을 할 계획입니다.]

김 의원의 전매특허인 새벽 출근도 오늘부터 다시 시작했다고 하죠.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대기 중에 전화를 해봤는데요. 오늘 아침에는 6시 30분에 이미 의원회관에 나왔대요. {아, 빨리 나오네요.} 그래서 의정활동에 전념을 하면서 국회 윤리위원회에 성실하게 소명하겠다. 그리고 검찰로부터는 무슨, 있느냐. 검찰이 굉장히 하기 어려울 겁니다. 자기도 법조인이니까, 변호사 아니에요?]

김 의원, 자진 사퇴 의사는 없는 듯한데요. 박지원 전 국정원장에게 자숙하면서 의정활동을 이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고 합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아니, 그러면서 자기가 그래요. '자숙하고 자성하고 있다'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죠. {겸손한 마음, 의정 활동도 하면서…} 그렇죠, 국회의원이니까 의정 활동하라고 제가 지난주에 얘기했잖아요. 나와서 해라 그랬더니 나와서 한다고 그래요.]

자, 오늘은 김남국 의원에게 '줌 인'해봤습니다. 삼각 밀실이 점차 김 의원을 조여오고 있죠. 김 의원은 어떻게든 방 탈출을 감행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도저도 안 되면 벽이라도 부수고 나갈 기세인데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영화 '페르마의 밀실' 속 한 장면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부서져요!"
-영화 '페르마의 밀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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