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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심은 곳에 청년 난다?…태영호 공석에 김가람 청년대변인 유력

입력 2023-05-3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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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국민의힘은 태영호 전 최고위원의 사퇴로 인한 보궐선거를 진행하고 있죠. 유력 후보로 거론되던 현역 의원들이  지원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당 지도부는 김가람 청년대변인을 미는 분위기입니다. 청년이자 호남 출신이란 상징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박준우 마커가 '줌 인'에서 관련 소식을 정리했습니다.

[기자]

[유상범/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어제) : 현재 원외에서 두 분이 최고위 등록을 했고 현역 의원 중에서는 아직 등록된 분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그렇습니다.]

태영호 전 최고위원의 후임을 뽑는 국민의힘 최고위원 보궐선거, 현역 의원 가운데는 출사표를 던진 이가 없다고 하는데요. 후보로 거론되던 의원들이 출마를 망설이면서 예상보다 흥행이 저조한 양상입니다. 전당대회 때부터 줄곧 연포탕을 끓여온 김기현 대표가 지도부의 지역 안배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죠. 원내보다는 원외 인사를 선호하는 눈치이기도 한데요. 여기에 경선 대신 추대를 택할 수도 있다는 분위기까지 전해지면서 선뜻 나서겠다는 현역이 없는 듯합니다.

[장동혁/국민의힘 원내대변인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어제) : 당내에서도 내부적으로 '어떤 분들이 출마하겠다' 이런 의견을 밝히는 분이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고 있고, {그렇더라고요.} 또 지도부에서도 '이러이러한 방식으로 한 명을 추대하는 것이 당내 어떤 갈등을 유발하지 않고 최고위원 선발에 도움이 되는 건지, 아니면 그냥 경선으로 갈지' 그거에 대해서 어떻게 정리되어가고 이런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추대 같은 경선이 콘셉트일까요? 실제로 당 지도부는 특정 인물에게 출마를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주인공은 김가람 청년대변인입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 김 청년대변인은 '레어템'인데요. 일단 '원외'에서 활동하는 '청년'이죠. 총선의 캐스팅보터인 청년층에 어필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을 충족한 셈인데요. 보수 정당의 불모지인 '호남' 출신이기도 합니다. 소위 말해 3박자를 다 갖춘 진귀한 캐릭터인 겁니다.

[김가람/당시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 (2월 16일) : 오늘은 여기서 사정 없이 사투리 써부러도 괜찮지 않겠습니까? 호남에서 태어나서 자라고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다 졸업하고 여기서 지금도 일하고 있고 쌍촌동에서 지금도 살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그렇잖아도 영남당 색채가 진한데요. 김기현 지도부가 영남권 인사들로 채워지면서 영남당 이미지는 더 강해졌습니다. 전당대회 이후 합류한 윤재옥 원내대표마저 TK 지역구인데요. '서진 정책'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상황에서 악재가 터졌죠.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설화로 인해 호남 민심은 이미 떠나갈 대로 떠난 마당이었는데요. 성난 호남 민심을 수습하기 위해선 김 청년대변인만한 카드가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김가람/당시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 (2월 16일) : 그리고 10년 정도 호남 정당 활동해야 진짜 호남 청년 찐보수라고 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심지어 저는 군대도 현역으로 갔는데 군대도 자대 배치를 호남으로 받았었습니다.]

김가람 청년대변인도 이미 결심을 굳혔습니다. "김기현 대표가 당을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며 호남과 청년에 대한 국민의힘의 진정성을 보게 됐다"고 하는데요.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지난 18일) : 5월의 정신 앞에 정치가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 국민의힘은 약무호남 시무국민의힘이라는 마음으로 앞으로도 호남 시민들과 함께 하겠습니다.]

태영호 대타, 사실 아무도 지원을 안 하고 눈치게임을 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독이 든 성배였기 때문인 것 같은데요. 김기현 지도부는 출범 초기부터 난항을 거듭해왔죠. 출범한지 100일도 안 돼 최고위원 2명이 징계를 받으면서 김 대표에게도 리더십 리스크가 제기됐는데요. 당내에서는 '과연 김기현 체제로 총선을 치를 수 있을까'란 불안감도 새어나오고 있습니다.

[이언주/전 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저는 이제 '왜 사람들이 관심이 없을까' 이게 사실은 여러 가지 얘기가 있는데요. 얼마나 갈 거냐 하는 그런 것도 좀 있고. {얼마나 갈 거냐?} 네, 지도부가. {김기현 체제가?} 네, 체제가 계속 갈 거냐. 비대위로 갈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지도부의 현재 이런 상황으로 총선을 치르기에는 뭔가 좀 부족한 듯하다, 이런 얘기들도 좀 있고…]

중간에 합류했다가 만일 총선을 앞두고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지면 괜히 유탄만 함께 맞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비관적 전망인데요. 지도부가 그런 자리를 시혜 베풀 듯 청년에게 내줬다는 비판도 뒤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이언주/전 국민의힘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그래도 정치를 길게, 멀리 보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지금 이 지도부가 얼마나 갈지도 모르고 또 여기서 윤심 논란이 있었던 지도부고, 여기에서 또 다른 어떤 분란에 휩싸일 수도 있고, 이랬을 때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대외적으로도 그렇고 무슨 큰 실익이 있을까.]

'청년을 내세우면 청년이 온다'는 생각일까요? 국민의힘, 오늘 청년 공개 청책 오디션을 개최했죠. 오디션 이름에도 국민의힘 지도부가 가진 생각이 여실히 드러나는데요. '청년 ON다'입니다. 청년들에게 청년 정책 아이디어를 모집하는 일종의 공모전 성격인데요. 오늘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7명 가운데 최우수자는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청년부의장으로 임명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김기현 대표와 박대출 정책위의장도 이 자리에 참석해 청년 표심 잡기에 열을 올렸는데요.

[박대출/국민의힘 정책위의장 : 우리 청년들의 시각에서 우리 청년들이 만드는, 청년들을 위한 정책을 우리가 많이 발굴하고 그것을 국민들에게 또 청년들에게 우리는 구현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하는 그런 취지에서 우리 정책해커톤을 오늘 시작한 것입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청년들의 말을 많이 듣는 것, 그런 면에서 민심이 천심이라고 합니다만 민심이 천심인데, 그 천심에 다가가기 위해서는 청심, 우리 청년들의 청자를 써서 '청심'을 먼저 얻어야겠다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말씀드립니다.]

김 대표에게 청년 표심을 끌어오라는 특명을 받은 김병민 최고위원과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이 심사를 맡았는데요. 아이러니하게도 오디션과 공개 토론 배틀을 통한 당직자 선출 방식, 국민의힘에 최초로 도입한 게 지금은 장 최고위원과는 대척점에 서있는 이준석 전 대표였죠.

[이준석/당시 국민의힘 대표 (2021년 7월 5일) : 단순히 대변인을 뽑는 배틀이 아니었고요. 결국에는 정치 참여에 있어가지고 공정한 경쟁을 통해서 정당이 사람을 선발할 수 있을까에 대한 어떤 실험이었는데요. 여러분이 이걸 성공시키셨습니다.]

이 전 대표, 당대표 당선 이후 세대포위론 등을 앞세워 젊은 세대를 포섭한 공로를 인정받았던 바 있는데요. 이 전 대표가 밀려난 지금,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병민·장예찬 콤비가 이 전 대표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기색입니다.

[장예찬/당시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후보 (3월 2일) : 저는 이번 선거 들어서 '이준석 영향력이 이제 이거밖에 안 되는구나' 측은한 마음이 들어요. 그 난리를 쳐도 오늘(2일) 아침 발표된 여론조사 보면 저는 오히려 더 오르고, 이준석 키즈는 더 내려갔잖아요.]

다만 외부의 시선은 좀 다릅니다.

[박성민/정치컨설팅 민 대표 (KBS '여의도 사사건건' / 지난 26일) : 20대와 30대의 남자들이 민감한 이슈를 이준석 대표가 확실히 뭘 좀 건드린 건 사실이죠. 그런데 그거를 다른 분들이 그거를 대체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거기 지금 젊은 최고위원들이 두 분이나 있지 않습니까? 장예찬 최고위원도 있고, 김병민 최고위원도 있고 그런데…]

원조 청년 표심 전문가로 통하는 이 전 대표, 이 와중에 의혹 방어에 공력을 소모 중인데요. 지난달 28일,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하버드대 연설을 계기로 학력 의혹이 다시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이 전 대표가 하버드대를 입학은 했지만 졸업 여부는 불투명하다는 주장이 보수 유튜버를 중심으로 재점화됐죠.

[김영윤/폴리티코 정치연구소장 (유튜브 '이봉규TV' / 지난 16일) : {성적증명서 공개 안 하면 하버드 졸업까지 의심이 된다.} 그렇죠, 졸업까지 의심이 되는 거죠. 왜냐하면 졸업을 하려면 담당 교수가 논문을, 아시잖아요. 허락을 하고 졸업을 승낙을 해야 되는 상황인데… {그럼 지도교수가 누구냐는 거예요, 이준석은.} 안 밝혀요. {안 밝혀요?} 네. 그리고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아요, 하버드가.]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성적증명서를 올리며 반박에 나섰습니다. 오늘은 해당 증명서가 포토샵으로 수정된 것이라는 주장에 맞서 발급 과정 영상을 찍어 올리기까지 했습니다.

[이준석/전 국민의힘 대표 (페이스북 음성대역) : 화면을 영상 캡처하면 또 조작되었다고 할까 봐 폰으로 찍어서 올립니다. 뭐 폰 영상도 조작되었다고 주장할테지만 어디까지 가나 한번 보죠.]

자, 오늘 '줌 인'은 국민의힘의 청년 전략을 중심으로 소식을 정리해드렸습니다. 국민의힘 지도부, 청년을 앞세우면 청년 표심이 자동적으로 따라 온다고 믿는 느낌인데요. 청년들이 진짜 원하는 게 보여주기식 청년 우대는 아닐 텐데 말이죠.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20대를 타깃으로 한 과거의 TV 광고로 대신하겠습니다.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네가 진짜로 원하는 게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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