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날씨가 좋은 요즘 서울 한강공원을 찾는 시민들이 많습니다. 다만, 곳곳에 담배꽁초가 버려져있다고 하는데요.
어느 정도인지, 밀착카메라 박지영 기자가 직접 주워봤습니다.
[기자]
퇴근시간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입니다.
주말이 아닌데도 여유를 즐기러 나온 사람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곳곳에 담배 연기가 보입니다.
화장실 옆, 편의점 뒤에서 몰래 피웁니다.
[이예은/서울 전농동 : (담배 냄새 때문에) 뺑 돌아서 가는 것 같아요.]
대형 쓰레기통 사이에서 삼삼오오 모여 피우기도 합니다.
[흡연자 : 원래 여기서 사람들이 담배를 자주 피우거든요. 그래서 저희도 여기서 피우는 거예요.]
[흡연자 : 비흡연자 눈치도 보이고 하니까…]
흡연구역이 따로 정해져 있지만, 이용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한강공원 곳곳엔 이렇게 흡연구역을 이용해달라는 현수막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계단 옆' '주차장 옆'이라고만 돼있어 이 현수막만 보고는 정확한 위치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흡연자 : {흡연부스 생겼다고 해요, 알고 계셨어요?} 아니오. 몰라요.]
저녁시간이 되면 숨바꼭질이 본격적으로 시작됩니다.
[정정배/한강공원 보안관 : '법조항 갖고 와라, 여기서 피우는 게 잘못이냐' (말하니까)…주말에는 (흡연자들이) 더 많아요.]
[정정배/한강공원 보안관 : 여기서 담배를 못 피시고요 흡연구역이 (저기) 있어요.]
[흡연자 : (흡연구역 따로 있는지 아셨어요?) 아니오.]
시민들은 물론, 근처 상인들도 눈살을 찌푸립니다.
[전병우/상인 : 담배를 여기서 내가 없으면 와서 막 피워요…내가 앉아서 지키고 그래. 못 피우게 하려고.]
아침이 되면 전날의 흔적은 더욱 선명해집니다.
길바닥과 화단 등 여저저기에서 담배꽁초가 보입니다.
[김당엽/서울 여의도동 : 강아지 산책시킬 때마다 냄새가 나니까 자꾸 호기심을 갖고… 혹시라도 먹진 않을까.]
저쪽에 흡연부스가 하나 보이는데요, 제가 걸어보니 1분 정도만 걸으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런데도 이곳 화장실 옆 바닥은 피고 버린 담배꽁초들로 지저분한 모습입니다.
청소노동자들의 손길이 바쁩니다.
제가 지금 5분 정도 담배꽁초를 같이 주워봤는데요.
5분 동안 나온 양만 이 만큼입니다.
짧은 시간에 담배꽁초가 100개비 정도 나왔습니다.
치우는 와중에도 담배를 피우며 지나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흡연자 : {왜 여기서 피우시는 거예요?} 여기서 사람들 다 피워요.]
[미화원 : (담배꽁초가) 너무 많아서 손으로 주울 수가 없으니까…이 채로 걸러내요.]
한강공원은 '공원'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법적으론 하천에 속합니다.
금연구역이 없기 때문에 어디서든 담배를 피울 수 있는 겁니다.
서울시는 향후 한강공원 전 구역을 금연구역으로 만들겠다고 했지만, 조례 개정은 시작도 못했습니다.
퇴근하고 동료들과 주말에는 가족, 친구들과 찾는 한강공원.
담배는 흡연구역에서 피워야 모두가 찾고 싶은 진짜 '공원'이 되지 않을까요, 금연이면 더 좋고요.
(작가 : 유승민 / 영상그래픽 : 이송의 / 인턴기자 : 김인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