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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딸 둘러싼 친명 vs 비명 내전 격화…이낙연, 복귀 카운트다운?

입력 2023-05-2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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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강성 지지층 개딸을 둘러싸고 당내 계파 갈등이 격화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와 친명계는 욕설 문자를 보낸 이가 민주당원도 아닌데 개딸이라고 단정한 비명계 이원욱 의원을 비판하고 있죠. 비명계 역시 적반하장이라고 반발했는데요. 관련 내용을 '줌 인'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이원욱/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지난 22일) : 이른바 정치 훌리건들로부터 민주당이 자유로워지지 못하면 집단지성이 발휘되지 못합니다. 민주당에 대해서 소신 있는 목소리를 내는 의원들에 대해서 강성 팬덤들이 굉장히 공격이 심하거든요. 실제로 당해 보지 않은 사람은 그 공격의 수위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 알 수가 없습니다.]

민주당 내 대표적 비명계로 꼽히는 이원욱 의원, 지난 21일 SNS에 자신이 받은 문자 메시지를 하나 공개했습니다. 문자에는 민주당도 "70%는 쓰레기 의원들"이라는 욕설과 함께 신당을 창당해 '수박'을 몰아내야 한다는 주장 등이 담겨 있었는데요. '수박'은 겉과 속이 다르다는 뜻으로 비명계에 대한 멸칭으로 쓰입니다. 이 의원은 이 메시지를 친명 성향이 짙은 강성 민주당원이 보냈다고 판단했는데요. 이재명 대표를 향해 "이걸 보시고도 강성 팬덤들과 단절하고 싶은 생각 없으신지 묻고 싶다"고 압박하기도 했죠.

[이원욱/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지난 22일) : 강성 팬덤과 민주당이 절연을 해야 되는데 그 절연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그 강성 팬덤들로부터 혜택을 받는 사람이 스스로 결단하고 끊어내야 됩니다.]

이 말을 들은 이 대표, 메시지 내용보다 메신저가 누군지 더 궁금했던 모양입니다. 실제로 자신의 지지자가 보낸 문자가 맞는지 확인한 건데요. 민주당의 윤리 감찰 결과 문자를 보낸 사람은 당원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죠. 이 대표는 곧바로 이 의원의 섣부른 문자 공개를 질타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유튜브 '이재명' / 어제) : 또 한 케이스는 저희가 그렇다고 해서 조사를 해보니까 (문자를 보낸 사람이) 당원이 아니에요. 그러니까 이거는 두 가지 중 하나겠죠. 당원을 가장해서 장난을 친 것이거나, 이간질을 소위 한 것이거나…]

이 의원이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메신저를 강성 당원으로 단정해 버렸다는 비판이죠. 이 의원이 외부의 이간질에 놀아난 꼴이라고 지적했는데요. 앞으로 주의하라며 엄중 경고를 날렸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유튜브 '이재명' / 어제) : 허위사실에 기초해서 하는 것은, 이건 음해죠. 이런 건 해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가짜뉴스를 비판하면서 우리끼리 사실도 아닌 허위사실에 기초해 비난·비판하면 되겠어요? 그리고 외부의 이간질에 놀아나지 말자, 확인 좀 하자 서로. 고의적으로 이런 행위들이 반복되면 당의 질서 유지라고 하는 필요가 있지 않습니까?]

친명계도 이 대표를 거들며 이원욱 의원을 향한 협공에 나섰습니다. 서은숙 최고위원, 개딸의 악마화를 중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의원이 문자 메시지를 보낸 사람을 개딸로 특정한 이유를 밝히라고 요구했는데요.

[서은숙/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어제) : 해당 의원은 무슨 근거로 그 문자 보낸 사람을 개딸 당원, 즉 당대표와 관계된 극렬 지지자로 단정하여 당대표에게 개딸과 절연하라고 요구했는지 소명해야 할 것입니다.]

서 최고위원은 이 의원이 괜한 오해로 갈등만 키웠다고 비판했는데요. 팩트체크부터 잘하라고 쏘아붙였습니다. 이 의원이 허위사실을 유포한 만큼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요.

[서은숙/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앞으로는 이게 객관적인 어떤 사실에 근거해서 얘기하시는 게 훨씬 좋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허위사실에 입각해서 어떤 당대표를 공격한다거나 지도부를 사실에 입각하지 않은 내용으로 비판하는 것은, 또 그리고 그것이 사실이 아니었다라는 것이 드러나면 사과 또는 유감 표명을 하는 것이 상식이고 자연스러운 모습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고요.]

비명계는 이런 이 대표와 친명계의 대응에 혀를 내두르는 분위기입니다. 이 의원에게 칼을 빼들 게 아니라 개딸의 과격 행위부터 제지하는 게 맞다는 반발인데요.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이건 조금 적반하장 아니냐. 아니 그니까 지금 문제는 내로남불, 도덕불감증, 당내 민주주의가 지금 악화되는 거, 말 못 하게 하는 거, 자꾸 억누르는 거, 이걸 어떻게 불식시킬 거냐는 거지. 그 특정인이 2백만 중에 한 명이냐, 아니냐 그걸 틀렸다고 해가지고 '이간질 이간계에 속았다, 그 경위를 파악하겠다, 조사하겠다' 좀 어이가 없어요.]

조응천 의원, 이 의원에게 문자를 보낸 게 개딸이냐 아니냐는 사태의 본질이 아니라고 지적했는데요. 개딸로부터 상당 기간 공격을 받아왔던 이 의원으로서는 그렇게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당원임을 확인하려면 우리 당원이 2백만이다, 그러고 있는데 그러면 우리한테 당원 데이터베이스가 각 의원들한테 있어가지고 검색을 해보고 '당원이구나, 아니구나' 그걸 미리 확인할 방법이 없지 않습니까? 그런데 '개딸 아닌데 왜 자꾸 개딸이라고 그러냐'라고 하거든요. 그러니까 이건 논점을 흐리는 얘기 같고…]

조 의원은 개딸이 민주당이라는 공당이 아니라 이재명 대표라는 특정 개인의 팬클럽이 된 상황을 꼬집기도 했는데요. 이 대표가 개딸과 하루 속히 절연해야 한다는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비명계인 조 의원 역시 개딸들의 공격에 시달리고 있다고 토로했던 바 있죠. 요새 수박을 보면 움찔한다며 뼈 있는 농담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조응천/더불어민주당 의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안성에 가가지고 수박을 이 대표가 먹었을 때 '이건 시그널이다'라고 하여튼 말도 안 되는 그런 얘기가 있었잖아요. 대서특필 되고 그랬었는데 그때 제가 이 대표라면 '그거 아니다, 말도 아니다, 왜 이걸 그렇게 하냐'라고 적극적으로 나서가지고 말리고 했었어야 될 것 같은데. {지금 수박 제철 아닌가요?} 그래서 요즘 어디 식당 가면 수박이 후식으로 나오는데 잡으려다가 움찔합니다. {농담이시죠?} 아니 저 동족상잔하는 것 같아가지고.]

마찬가지로 비명계인 김종민 의원도 개딸이 기존의 정치인 팬덤과 다른 양상을 보인다는 점을 짚었습니다. 개딸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지 모임인 '노사모'를 비교했는데요.

[진중권/광운대 특임교수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현재 원조팬덤 노사모는 현재의 강성 지지층 혹은 개딸과는 명확히 다르다,} {완전 차원이 달랐다?} 완전히 차원이 다른 게 그때는 시대정신이었어요.]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서로 다른 의견이 공존하는, 토론이 가능했던 모임이었어요.]

개딸과 노사모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주장인데요. 이 대표에 대한 맹목적 추종을 일삼는 개딸은 건강한 토론이 불가능한 반면 노사모는 그렇지 않았다는 겁니다. 노 전 대통령이 지지자를 대하는 태도 역시 이 대표와 완전히 달랐다고 평가했죠. 노 전 대통령은 평소 노사모에 자신을 일방적으로 응원하기만 해선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노사모는 고유명사가 아니다.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이 돼서는 안 된다. 노무현 개인을 버리고 역사 속으로 들어가라. 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으로 남지 말고 시민참여 운동의 효시를 만든 그 보통 명사가 돼야 된다.]

실제로 노사모는 노 전 대통령에게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고 합니다.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노사모 사람들이 2007년도에 논쟁을 합니다. '야, 우리가 노무현 개인을 이렇게 지지하고 사랑하는 모임이 일방적으로 하는 모임이 되면 안 된다. 그런데 노무현이 지금 참여정부 실패한 것 아니냐. 잃어버린 10년 아니냐' 그런데 민주당 당내에서도 그런 얘기가 나왔어요. 그러니까 '우리도 노무현 비판하자' 그리고 비판하기 시작합니다.]

개딸을 둘러싼 친명계와 비명계 간 신경전이 격화하는 가운데 다시 주목 받고 있는 인물도 있죠. 이낙연 전 대표인데요. 얼마 전 지난 1년 동안 방문연구원으로 몸담았던 조지워싱턴대학교에서 출판 간담회를 열었습니다. 미국 연수의 결과물을 책으로 발표하는 날이었죠. 이 전 대표가 구상하는 외교 전략과 현 정부의 외교 정책을 두고 여러 이야기가 오갔는데요. 다만 특파원들의 관심사는 이 전 대표의 정계 복귀에 맞춰졌습니다. 실제로 이 전 대표는 이를 염두에 둔 듯한 발언도 내놨는데요.

[이낙연/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현지시간 지난 22일) : 그 책임을 제가 다해야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렇게 특별한 혜택을 받은 사람으로서의 의무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내 복귀 후 구체적인 정치 행보를 묻는 질문에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습니다. '아직 거기까지는 생각해보지 않았다'며 말을 아낀 건데요. 이재명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는 시점에서 자신의 총선 역할론 등을 직접 얘기하는 건 다소 부담스러웠던 듯한데요. 그럼에도 당내외에선 이 전 대표의 정치 재개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입니다.

[박지원/전 국가정보원장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지난 23일) : 이낙연 대표가 지금 돌아오면 뭐 하겠어요? 배운 것이 정치인데. 그렇기 때문에 정치적 발언을 할 수 있고 저는 정치에 복귀한다고 생각해요.]

[김성태/국민의힘 중앙위원회 의장 (KBS '주진우 라이브' / 어제) : 민주당 입장에서도 민주당 내에 아주 수준 높은 정치 전문가들이 수두룩해요. 그 선수들이 지는 선거 뻔히 알면서 지금 이재명 체제로 그대로 온전하게 가면서 내년 총선 치른다? 이거는 초등학교 1학년 3반 애들 데리고도 답이 나오는 이야기예요. {그러면 이낙연입니까?} 이제 올여름 시원한 바람 바로 불기 시작하면 틀림없이 옵니다.]

자, 오늘은 민주당의 전현직 대표에게 '줌 인'해봤습니다. 이낙연 전 대표가 불펜에서 슬슬 몸을 푸는 모양새인데요. 국내에 복귀하면 이재명 대표의 대체재든 보완재든 둘 중 하나는 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이 전 대표가 섣불리 전면에 나설 시 '명낙대전 시즌2'가 전개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있죠. 이 전 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인데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개딸 둘러싼 친명 VS 비명 내전 격화…이낙연, 국내 복귀 카운트다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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