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차별 뛰어넘어 혐오…"내가 비니시우스다" 브라질이 일어났다

입력 2023-05-24 15:16 수정 2023-05-30 13:2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라리가! 인종차별주의자!”
"비니시우스, 우리는 당신과 함께한다!"

현지 시간 23일 브라질 상파울루 스페인 영사관 앞에 분노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레알 마드리드 공격수 비니시우스가 겪은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시위가 열린 겁니다. 리우데자네이루의 팔 벌린 예수상은 연대 의미로 1시간 동안 조명을 껐습니다. '검고 당당한 예수' 상징한 건데, 비니시우스는 “감동적인 연대에 감사하다“ 고마움을 전했습니다.

현지시간 23일 브라질 상파울루 스페인 영사관 앞에서 인종차별 반대를 외친 시위대 〈출처=연합뉴스〉

현지시간 23일 브라질 상파울루 스페인 영사관 앞에서 인종차별 반대를 외친 시위대 〈출처=연합뉴스〉


룰라 대통령도 발 벗고 나섰습니다. 룰라 대통령은 G7 정상회담 연설 중 “가난한 소년에서 삶을 이겨내고 세계 최고가 돼가는 선수가 모든 경기장에서 모욕을 당하는 건 불공평하다“ 강조했습니다.

비니시우스와 연대 의미로 조명을 끈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예수상 〈출처=트위터 'GOAL'〉

비니시우스와 연대 의미로 조명을 끈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예수상 〈출처=트위터 'GOAL'〉


지난 주말 발렌시아 원정 경기, 관중석에 흘러나온 인종차별적 "원숭이" 구호가 거센 후폭풍을 불렀습니다. 비니시우스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처음도, 두 번째도, 세 번째도 아니다”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라리가에서 인종차별은 일상이라고까지 표현했습니다. 그동안 조롱당한 '증거 영상'도 모아 공유했습니다. 비니시우스가 공개한 영상엔 “원숭이”라 외치는 팬들은 물론, "멍청한 검둥이“ ”바나나나 먹어라“ 등 혐오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지난 주말 발렌시아 원정 경기에 출전한 레알 마드리드 비니시우스 〈출처=연합뉴스〉

지난 주말 발렌시아 원정 경기에 출전한 레알 마드리드 비니시우스 〈출처=연합뉴스〉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 감독도 벤치 뒤에서 어떤 말들이 쏟아져 나오는지 증언했습니다. 안첼로티 감독은 ”그들은 '개XX'라 부르고, '호모'라 부르고, 당신의 어머니 또 아버지가 죽길 바란다“며 ”이건 전쟁이 아니라 스포츠“라 호소했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스페인 경찰 당국도 빠르게 움직였습니다. 발렌시아 경기장에서 "원숭이"라 외친 관중 3명을 체포했습니다. 넉 달 전 마드리드의 한 다리에 비니시우스 유니폼을 입힌 인형을 매단 용의자 4명도 붙잡았습니다.

스페인축구연맹(RFEF)도 발렌시아 구단에 인종차별의 책임을 물어 징계를 내렸습니다. 5경기 동안 관중석 일부를 폐쇄하고 4만 5,000유로(약 6400만 원) 제재금을 부과했습니다. 하루 앞서 비니시우스가 목 졸린 장면은 생략하고 상대를 때린 장면만 송출해 퇴장을 이끈 VAR 심판 6명은 해임됐고, 퇴장 징계는 취소됐습니다.

"인종차별자, 축구장에서 나가라"는 현수막을 펼친 바르셀로나와 바야돌리드 선수단 〈출처=연합뉴스〉

"인종차별자, 축구장에서 나가라"는 현수막을 펼친 바르셀로나와 바야돌리드 선수단 〈출처=연합뉴스〉


비니시우스를 향한 연대는 그라운드에도 이어졌습니다. 바르셀로나와 레알 바야돌리드의 라리가 36라운드 경기에는 “인종차별자, 축구장에서 나가라”는 현수막이 펼쳐졌습니다. 경기 전 선수단이 모여 함께 들었습니다. 브라질 대표팀 동료 하피냐는 비니시우스를 위해 유니폼을 벗어 던졌습니다. 유니폼 속 셔츠에 ”밝은 눈보다 피부색이 더 중요하다 여겨지는 한 투쟁하겠다“ 적었습니다. 뒷면엔 지지와 응원의 메시지도 썼습니다.

브라질 대표팀 동료 비니시우스를 위해 지지와 응원 메시지를 적은 바르셀로나 하피냐 〈출처=비니시우스 트위터〉

브라질 대표팀 동료 비니시우스를 위해 지지와 응원 메시지를 적은 바르셀로나 하피냐 〈출처=비니시우스 트위터〉


알고 보면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손흥민, 이강인도 여러 차례 인종차별을 경험했습니다. 마요르카 감독이 훈련 도중 이강인을 중국인(Chino)이라 부르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죠. 뿌리 깊은 혐오는 언제쯤 축구장에서 사라질까요.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