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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쥐에 산소 공급 줄였더니 노화 늦추고 수명 늘어나"

입력 2023-05-24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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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생명공학연구원 실험동물자원센터의 연구용 생쥐들. 자료 사진. 〈사진=중앙일보 프리랜서 김성태〉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실험동물자원센터의 연구용 생쥐들. 자료 사진. 〈사진=중앙일보 프리랜서 김성태〉

산소 섭취량을 줄이는 '산소 제한(oxygen restriction)'이 포유류에서도 노화를 늦추고 수명을 늘려주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생쥐 실험에서 처음으로 확인됐습니다.

미국 보스턴 하버드의대·매사추세츠 종합병원의 뱀시 K. 무타 교수팀은 오늘(24일) 과학저널 '플로스 생물학(PLOS Biology)'에 이런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노화 모델 생쥐를 정상적인 산소 농도와 낮은 산소 농도 환경에서 키우는 실험으로 산소 제한의 수명 연장 효과를 확인했다는 내용입니다.

그동안 수명 연장을 위한 포유류 대상 연구에서 혈당강하제의 하나인 메트포르민 같은 약물이나 먹이 제한 등이 수명을 연장해주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진 바 있습니다.

산소 제한은 효모나 선충류, 초파리 등의 실험에서는 수명 연장과 관련이 있다고 밝혀졌지만, 포유류에서 밝혀진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정상보다 빠르게 노화하는 노화 모델 생쥐 그룹에는 산소 농도 21%의 정상적 환경을 제공하고, 한 그룹은 생후 4주 만에 11%의 낮은 산소 농도 환경으로 옮겨 키우며 수명을 비교했습니다.

산소 농도 11%는 에베레스트 베이스 캠프가 있는 고도 5000m와 비슷한 환경입니다.

실험 결과 산소 제한 환경에서 큰 쥐는 정상적인 산소 농도에서 자란 생쥐보다 약 50%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노화와 관련한 신경학적 증상들도 더 늦게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산소 제한 환경에서 자란 생쥐들의 수명 중앙값은 23.6주였지만 정상적 산소 농도에서 자란 생쥐들은 15.7주였습니다.

연수팀은 산소 제한은 생쥐들의 먹이 섭취에 영향이 없었고, 저산소증으로 인한 유전자 손상도 없었다면서 산소 제한이 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메커니즘이 작용하는 것 같다고 밝혔습니다.

논문 제1 저자인로버트 S. 로저스 박사는 먹이 제한이 동물 수명 늘리기에 가장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여러 실험에서 확인됐지만, 포유류에서 산소 제한도 수명 연장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이 연구가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연구팀은 그러나 이 결과는 산소 제한이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의 노화를 방지하고 수명을 연장해줄 가능성을 뒷받침하긴 해도, 산소 제한의 이점을 더 명확히 하고 작동 메커니즘을 밝히기 위해 광범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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