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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리 '팬심 재능기부' 논란 직접 사과 "생각 부족했다"

입력 2023-05-23 23:58 수정 2023-05-24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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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리 '팬심 재능기부' 논란 직접 사과 "생각 부족했다"

배우 김태리가 팬심을 이용한 이른바 '재능 기부 논란'에 대해 직접 사과했다.

김태리는 23일 오후 자신의 SNS에 '모든 말에 앞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마음 불편하셨을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다. 많은 분들의 마음을 더 상하게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염려와 조심스러운 마음에 늦어지게 됐다. 이번 일로 저에게 실망하셨을 분들께 죄송한 마음을 담아 이 글을 쓴다'는 서두로 장문의 사과문을 게재했다.

이는 22일 김태리가 소속사와 함께 운영하는 개인 SNS를 통해 자신의 브이로그 영상 '거기가 여긴가'에 활용 될 다채로운 외국어 자막에 대한 관심을 표하면서, 공개적으로 '자막 번역에 참여하고 싶은 팬들을 모집한다'고 고지해 불거진 비난에 대한 입장이다. 김태리는 모집 조건을 '재능 기부'로 표기하며 '자막이 완성된다면 원하는 사람에 한해 자막 말미 아이디를 넣어주겠다'는 소리를 굉장한 호의인 것처럼 적시했다.

장황한 설명들이 함께 했지만 결론은 '애정을 담보로 능력 있는 팬들을 공짜 번역가로 활용하고 싶다'는 말이었다. 김태리는 전문성을 따지는 신청 양식까지 본격적으로 내걸었고, 이는 어불성설 재능기부가 아닌 열정페이 논란으로 번졌다. '자선 사업이나 공공사업을 돕기 위하여 개인의 재주와 능력을 대가 없이 내놓는 일'이라는 애초의 뜻과는 전혀 관련성 없는 재능 기부 표현부터 잘못 된 공지였다.

과장을 보태 현존하는 모든 커뮤니티에서 한 마음 한 뜻으로 맹비난이 쏟아지자 김태리 SNS에서는 해당 글이 삭제됐고, 23일 오전 소속사 매니지먼트mmm 측은 '재능 기부 요청'을 받았던 김태리 SNS가 아닌, 소속사 SNS에 사과문을 올려 더 큰 비난을 자초했다. 배우 SNS에는 흠집 내지 않으려는 눈에 보이는 의도와 함께 이번에도 비난의 요지를 빗겨간 '수익 창출'을 굳이 언급해 긁어 부스럼을 만들었다.

소속사 측은 "'거기가 여긴가'의 모든 시리즈 영상물에서는 광고를 포함한 그 어떠한 부분에서도 수익이 창출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고 누군가의 마음을 수익 창출과 견주는 것도 아니다"며 "마음과는 다르게 저희의 부족함으로 다수의 분들에게 불편함을 드리게 되어 진심으로 죄송한 마음을 전한다"고 사과했다. 일부 '본인은 영상으로도 돈을 벌거면서'라는 반응을 직독직해한 해명으로 보이지만 포인트는 또 어긋났다.

비난에 비난이 더해지면서 결국엔 김태리가 직접 나섰다. 김태리는 사과의 마음을 먼저 표명한 후 '팬 분들께 받아온 사랑에 보답하고자 브이로그를 기획하게 되었고 촬영, 편집, 현재는 영어 자막 번역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과정을 참여하고 있다. 그것이 저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께 더 온전한 보답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서였다'는 설명을 더했다.

이어 '영상이 공개된 시점부터 지금까지 영어권 뿐만 아니라 정말 다양한 나라의 팬 분들께서 각국의 자막 요청을 해주셨고, 영상 아래 달린 여러 언어들을 보며 '이 분들이 자국의 언어로 된 자막으로 영상을 보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그러다 '저와 팬 분들이 함께 무엇인가를 완성해 본다면 의미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에만 집중하게 되어 마음이 앞선 행동을 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가장 중요한 문제에 있어 조심성 있게 다가갔어야 했는데, 명백히 제 생각이 부족했다'고 거듭 강조한 김태리는 '저를 사랑해 주시는 분들께 재능 기부라는 형식으로 다가갔으면 안 됐다. 분명한 잘못이며 제 스스로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깊이 반성한다. 저의 짧은 생각과 행동으로 인해 마음 불편하셨을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또 '앞으로는 이런 불편함 드리는 일이 없도록 더욱 세심하게 살피고 또 살피겠다. 그 무엇보다 지금은 진심 어린 사과가 먼저라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마음으로 번역에 지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한 분 한 분 사과 메일을 드렸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후폭풍을 잠재우려 노력했다.

김태리가 밝힌 것처럼 번역에 지원한 팬들은 역시 존재했다. 팬들이 '내가 괜찮은데 왜 그러냐' '난 하고 싶은데'라고 하더라도 상식적으로 아닌 상황은 아닌 것이다. 맹목적인 사랑을 수치로 계산할 수 없다고 '나랑 하는 건 뭐든 좋아하겠지'라는 대가 없는 이유로 치환하는 건 너무나 위험한 발상이다. 잘못을 파악하고 반성을 약속한 김태리의 진정성이 추후 어떤 행동들로 증명될지 지켜 볼 눈이 많아졌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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