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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쇄 답안지 붙여 되돌리고 싶다"…자격시험 피해 취준생 말 들어보니

입력 2023-05-23 19:37 수정 2023-05-23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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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사진=연합뉴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사진=연합뉴스〉

"파쇄된 답안지를 찾아 한장 한장 붙여서 채점해달라고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2023년 정기기사·산업기사 제1회 실기시험 응시 윤모 씨)

지난달 23일 '2023년 정기기사·산업기사 제1회 실기시험'에 응시했던 윤모(24)씨는 시험 한 달이 지난 오늘(23일) 답안이 파쇄됐다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보건계열 학과를 졸업하고 취업 준비 중인 윤씨는 JTBC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지난달 23일 서울 은평구에 있는 연서중학교에서 의공기사와 의공산업기사 두 가지 시험을 봤다"며 "시험 후 가채점을 했는데 합격권이 나와 안심하고 다른 시험을 준비하다 갑자기 날벼락을 맞았다"고 토로했습니다.

이어 "다음 달 24일에 의료기기 규제과학(RA) 전문가 시험이 있어서 그걸 공부하고 있었는데, 뜻하지 않게 기사와 산업기사 시험도 다시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윤씨는 "공단이 실수한 건데 왜 그 피해를 응시자들이 떠안아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재시험 응시를 하게 해 준다는데 이미 일정이 정해져 있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느냐"고 분통을 터트렸습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일방적으로 재시험 응시 아니면 환불을 강요했다고도 했습니다.

윤씨는 "전화로 시험 재응시 아니면 환불 둘 중에 하나를 고르라는 식으로 얘기했다"며 "재응시 날짜도 최대한 빨리 정하라고 말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피해보상안도 마련해준다더니 그런 말은 한마디도 없었다"면서 "시험 재응시 장소도 두 곳 중 한 곳을 고르라고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사진=JTBC 캡처〉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자료 사진. 〈사진=JTBC 캡처〉

또 다른 피해자 이모 씨 역시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일방적으로 재시험 일정을 통보했다. 응시자에게는 단 6일이라는 선택지만 안내했다"며 "응시 장소 역시 한정돼 있고 오전, 오후 선택도 불가하다"고 전했습니다.

또 "재시험 일정을 기한 안에 선택하지 않으면 탈락이라고도 했다"면서 "6월 24일에 빅데이터분석기사 시험 예정이라 그렇게 말했더니 그럼 2회차 시험을 보라고 하더라. 최소한 6월 중 응시자가 원하는 날짜에 시험을 볼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어수봉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사진=고용노동부 브리핑 캡처〉

어수봉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 〈사진=고용노동부 브리핑 캡처〉

앞서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산업인력공단은 오늘 '2023년 정기기사·산업기사 제1회 실기시험'에서 시험 종료 후 걷은 답안지 일부가 공단의 착오로 파쇄됐다고 밝혔습니다.

지난달 23일 시험이 치러진 후 한 달이 지나서야 피해자들에게 이런 사실을 알린 겁니다.

파쇄 답안은 서울 은평구 소재 연서중학교에서 해당 시험을 본 응시자 609명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 지역 시험장 가운데 한 곳이 연서중학교에서는 모두 61개 종목의 응시자 609명이 시험을 봤는데, 시험 종료 후 운반 과정에서 착오가 발생해 이 답안들이 공단 채점센터로 옮겨지지 않고 파쇄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공단은 응시자의 공무원시험 응시 등 자격 활용에 불이익이 없도록 다음 달 1~4일, 24~25일 추가시험을 실시하겠다는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다음 달 1~4일 추가 시험 응시자의 합격자 발표일은 기존과 같이 다음 달 9일로 예정됐습니다. 다음 달 24~25일 추가시험 응시자에 대한 합격자 발표는 다음 달 27일 이뤄집니다.

어수봉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브리핑을 열고 "국가 자격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담보해야 할 공공기관으로서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한 점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공단이 자격 검정 관리를 소홀하게 운영해 시험 응시자 여러분께 피해를 입힌 점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공개 사과했습니다.

또 "이번 사고에 대해 철저한 조사로 잘못된 부분을 확인하겠다"며 "저를 비롯해 관련 책임자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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