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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면]승부에 '절대'란 말은 없지...한국이 왜 이겼어? 프랑스 탄식 들어보니...

입력 2023-05-23 16:21 수정 2023-05-23 16:54

충격의 프랑스, 한국전 패배 키워드는 '실망' '실수' '교훈' '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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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의 프랑스, 한국전 패배 키워드는 '실망' '실수' '교훈' '놀람'

“승부에 '절대'라는 말은 없으니까….”
농구 만화 '슬램덩크'의 한마디가 우리 축구에 그대로 통했습니다. 20세 이하 월드컵은 축구 미래세대의 충돌입니다. 이 연령대에선 어떤 일도 가능하다 싶을 정도로 이변이 속출하곤 하죠. 그렇다고 프랑스를 이기긴 쉽지 않습니다. 프랑스 축구만큼 유소년 육성 체계가 잘 갖춰져 있고, 연령별 자원들이 차고 넘치는 팀이 흔치 않으니까요.

큰 키의 이영준은 후반 19분 프리킥 상황에서 골대 가까운 쪽으로 움직이며 헤더골을 터뜨렸습니다. (사진=연합뉴스)

큰 키의 이영준은 후반 19분 프리킥 상황에서 골대 가까운 쪽으로 움직이며 헤더골을 터뜨렸습니다. (사진=연합뉴스)

프랑스는 2013년의 기억에 꽂혀 있습니다. 당시 수비의 사무엘 위미티와 공격의 폴 포그바를 앞세워 역사상 처음으로 20세 월드컵 정상에 섰으니까요. 이번 프랑스도 10년 전처럼 그 꿈에 다가서길 바랐죠. 다만 어려움도 떠안았습니다. 이번 대표팀은 유럽 클럽 곳곳에서 주요 선수들 차출을 허락하지 않아 뽑고 싶었던 선수들을 모두 데려올 순 없었습니다.
프랑스 '레퀴프'는 담담하게, 또 묵직하게 한국전 패배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사진='레퀴프' 캡처)

프랑스 '레퀴프'는 담담하게, 또 묵직하게 한국전 패배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사진='레퀴프' 캡처)


그래도 첫 경기부터 패할 줄은 몰랐습니다. 프랑스의 충격은 이만저만 아닙니다. 프랑스 스포츠 전문 '레퀴프'는 담담하되, 묵직하게 비평했습니다. '이것이 위대한 여정을 시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아니었다. 한국전에서 패배하며 실망을 남겼다'고 썼습니다. 또 '너무 많은 실수를 했다. 매우 의아한 페널티킥을 얻었음에도 경기 시나리오를 뒤집을 만큼 충분하지 못했다'고 지적했습니다.
골키퍼 김준홍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몇 번의 선방이 없었다면 승리가 멀어졌을 지 모릅니다. (사진=연합뉴스)

골키퍼 김준홍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습니다. 몇 번의 선방이 없었다면 승리가 멀어졌을 지 모릅니다. (사진=연합뉴스)


랑드리 슈방 프랑스 감독은 “실망했다. 우리는 한국에 패배할 빌미를 줬다”고 고백했습니다. 미드필더 플로랑 다 실바 역시 “우리는 안 좋은 경기를 한 것은 아니지만 수비와 공격이 효율적이지 못했다. 슛은 너무 많이 했지만 충분하게 자연스럽지 못했다”고 인정했습니다.

프랑스 '르 파리지앵'은 '한국에 놀랐다'는 말로 이변의 제물이 된 프랑스 축구를 돌아봤습니다. (사진='르 파리지앵' 캡처)

프랑스 '르 파리지앵'은 '한국에 놀랐다'는 말로 이변의 제물이 된 프랑스 축구를 돌아봤습니다. (사진='르 파리지앵' 캡처)

프랑스 언론 '프 파리지앵'의 탄식은 더 강도가 높았습니다. '한국에 놀랐다'면서 '경기를 지배하는 게 곧 득점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라는 교훈을 얻었다'고 비판했습니다. '유로스포트' 역시 '프랑스가 꿈꿨던 시작이 아니었다'면서 '다음 경기인 감비아전에선 더 이상 실수가 허락되지 않는다. 이번 대회에서 여정을 단축하지 않으려면 정신 차려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김은중 감독은 공을 적게 소유해도, 슛을 적게 해도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사진=연합뉴스)

김은중 감독은 공을 적게 소유해도, 슛을 적게 해도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았습니다 (사진=연합뉴스)


프랑스의 실망은 경기 분석 자료만 봐도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여러 면에서 프랑스를 압도하진 못했습니다. 패스 숫자는 프랑스가 갑절 많았습니다. 프랑스는 645번 패스 중 585회를 성공했고, 우리나라는 327번 시도해 263번 성공했습니다. 점유율은 프랑스가 57%, 우리나라가 30% 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이승원의 선취골은 우리 축구의 정확하고 빠른 역습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이승원의 선취골은 우리 축구의 정확하고 빠른 역습 과정에서 나왔습니다. (사진=연합뉴스)


다만 우리 축구와 비교하면 '효율'이 좋았다고 할 순 없습니다. 프랑스는 23번의 슛 가운데 6번 골대 안으로 향했고, 우리나라는 9번의 슛에서 5번의 유효 슛을 챙겼습니다. 프랑스를 상대로 힘과 힘, 기술과 기술로 맞부딪치지 않으면서 빠르고 정확한 축구로 승부의 터닝 포인트를 만들었던 게 주효했습니다. 전반 22분 역습이 그랬죠. 상대 선수 한두 명을 따돌릴 줄 아는 김용학의 돌파, 그리고 뛰어 들어가는 동료를 볼 수 있는 지혜가 이승원의 골로 연결됐습니다. 후반 19분 이영준의 헤더 추가 골은 프리킥 상황에서 상대 허를 찔렀습니다.

이승원의 선취골 순간, 프랑스 수비는 너무 서툴렀고 너무 헐거웠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이승원의 선취골 순간, 프랑스 수비는 너무 서툴렀고 너무 헐거웠습니다. (사진=AFP연합뉴스)

정말 축구에서 '절대'란 말은 없죠. 우리 축구는 '점유하고, 그래서 지배하려는 축구'의 허상을 파고들었습니다. 적게 공을 소유하고, 적게 슛을 때려도 이길 수 있는 방법이 뭔지를 보여줬습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프랑스를 상대로 한 한국의 충격적인 승리'라고 썼습니다.
관중석에는 태극가가 펄럭였습니다. 프랑스를 상대로 자랑할 만한 승리였죠. (사진=AP연합뉴스)

관중석에는 태극가가 펄럭였습니다. 프랑스를 상대로 자랑할 만한 승리였죠. (사진=AP연합뉴스)


#프랑스 언론은 후반 중반에 얻은 페널티킥에 대해선 냉정한 판단을 덧붙였습니다. '레퀴프'는 '의문스러운 페널티킥'이라 했고, '르 파리지앵'은 '관대하게 허락된 페널티킥'이라 평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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