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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봉하마을 총집결…'노무현 정신' 두고는 동상이몽

입력 2023-05-23 18:06 수정 2023-05-2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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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여야 정치권이 지난주 광주에 이어서, 오늘(23일)은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 모였습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14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것이죠. 그러면서 '노무현 정신', '노무현의 유산'을 계승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내고 있는데요. 하지만 각각의 셈법은 다르다는 분석도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유한울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오늘 준비한 소식은요. < 동상이몽 > 입니다. 2009년 5월 23일,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날로부터 14년이 흘렀습니다.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는 오전부터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는데요. 오후 2시부터는 추도식도 열렸습니다. 추도식 주제는 '역사는 더디다, 그러나 진보한다'로, 노 전 대통령이 퇴임 뒤 집필한 저서인 '진보의 미래'에서 따온 구절입니다.

[한덕수/국무총리 (유튜브 '사람사는세상노무현재단') : 대통령님은 언제나 원칙과 용기를 가지고 열심히 일한 대통령으로 남고자 하셨습니다. 그 단단한 신념과 우직한 한걸음 한걸음이 대한민국을 더 나은 미래로 이끌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보신 것처럼 노무현 정부에서 일한 인사들을 비롯해, 여야 정치권도 출동했습니다. 5·18을 맞아 광주에 집결한 지 닷새 만입니다. '총선무새' 저 울 체커가, 당시 광주 총출동에 얽힌 여야의 정치적 셈법을 정리해드린 적이 있는데요. 이번에도 짚어드립니다. 오늘은 민주당 중심으로 살펴볼 텐데요. 먼저 5월이 민주당에게 주는 의미부터 다시 언급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윤태곤/더모아 정치분석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지난 17일) : 5월 달에 한 주가 민주당 입장에서는 자기들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지지자들도 결집하고 그런 한 주간이란 말이에요. 광주 갔다가 봉하 가는 식으로 해서 그러면서 5·18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는 보수정당의 책임이랄까, 그런 것들을 다시 각인시키는 그런 한 주가 되는데 이 한 주를 앞두고 상황이 매우 좋지 않아진 거죠.]

윤태곤 실장이 언급한 "매우 좋지 않은 상황",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에 이어 불거진 '코인 논란'입니다. 민주당은 이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이번에는 5월의 의미, 특히 '노무현 정신'을 십분 활용하는 정공법을 택한 것 같은데요. 다만, 친명계와 비명계의 생각은 다릅니다. 먼저 이재명 대표, 봉하마을로 떠나기 전 다음 같은 추도사를 본인의 SNS 계정에 올렸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페이스북 음성대역) : 흔들리고 지치더라도 용기를 잃지 맙시다. 그럴 때마다 척박한 땅에 변화의 씨앗을 심었던 대통령님의 정신을 떠올립시다. 기득권에 맞아 온몸이 상처투성이가 되면서도 당당히 앞으로 나아갔던 그 결기를 기억합시다.]

"기득권에 맞아 온 몸이 상처투성이가 되면서도", 이 부분에서 '비주류 정치인'을 자처하면서 노 전 대통령과의 공통점을 부각시키던 이 대표의 모습이 떠오르는데요.

[이재명/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지난해 2월 6일) : 우리 사랑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을 기억하시는 국민 여러분, 다시 봉하에 왔습니다. 이곳을 보면 언제나 그 참혹했던 순간을 잊어버리기가 어렵습니다.]

그렇다면 이 대표의 지금 발언처럼, 검찰 수사를 받다가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던 노 전 대통령의 모습도 떠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 대표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당당히 앞으로 나아갔던 노 전 대통령의 결기"처럼 본인이 처한 '사법 리스크'도 헤쳐나가겠다는 뜻으로도 읽히는데요. 최근에는 '돈봉투'와 '코인' 국면으로 '이재명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죠. 이를 타파하는 데도 '노무현 정신'이 등장합니다.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어제) : 노무현 대통령의 공천혁명도 기득권의 반발에 부딪혀야 했습니다. 개혁에는 항상 반항과 반발이 뒤따릅니다. 민주당의 대의원제 폐지도 그러할 것입니다. 그러나 대의원제 폐지, 개혁의 길로 가야 합니다. 정당민주화의 핵심이기 때문에 그러합니다.]

네, 바로 '대의원제 폐지'입니다. 처음에는 전당대회 돈봉투의 온상이기 때문에, 대의원제를 폐지하자는 주장으로 시작됐습니다. 그 대신 당내 경선을 당원 중심으로 치르자는 목소리까지 이어지는데요. 그러면 이 대표를 적극 지지하는 강성 당원들의 입김이 너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비명계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죠. 이 대표, 그렇지 않아도 어제 원외 지역위원장을 만나서 '정당 내 민주주의'를 강조했고, 위원장들은 '대의원제 폐지'를 지도부에 요구했는데요. 이러한 흐름 속에 '노무현 정신'까지 언급된 것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어제) : 성 밖에 있을 때는 성벽이 낮기를 바라고, 일단 성벽을 넘은 다음에는 성벽이 더 높아지기를 기다리는, 기대하는 그것이 또 어쩌면 인지상정이기도 하지만 사실 그렇게 하면 안 되는 거죠. 쉽지 않은 일이지만, 우리가 꼭 해결해야 될 과제이기도 합니다. 또 정당 내 민주주의를 확보하는 일, 이것도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비명계가 생각하는 '노무현 정신'은 결이 좀 다른 듯합니다. 박광온 원내대표도 오늘 추도사를 냈는데요. 여기에는 "민주당은 '노무현의 유산'을 잃어가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담겼습니다. "큰 책임을 부여 받은 의석 수를 국민 앞에 겸손하게 사용했는지 저부터 깊이 반성하고 성찰한다"는 내용입니다. 어제 고민정 최고위원 역시 당의 반성을 언급했죠.

[고민정/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어제) : 반성 없는 윤석열 대통령을 보며 국민들은 독선이라 말합니다. 윤심 줄세우기를 위해 친윤을 감싸고 비윤을 잘라내는 대통령을 보며 리더의 자격이 없다고 말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처럼 하지 않으면 됩니다. 노무현 대통령처럼 하면 됩니다. 노무현 대통령 14주기 서거일을 앞두고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다시금 우리 스스로를 정직하게 돌아봐야 할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돌이켜보는 것은 언제나 필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지금 이 시점에서의 반성은 역시나 총선을 앞둔 민주당의 위기감이 드러나는 대목이기도 한데요. 이 틈을 타 반사 이익을 얻고 있는 국민의힘은 외연 확장에 집중하는 모습입니다. 김기현 대표, 오늘 거제에 있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생가에 들렀다가 노 전 대통령 추도식에도 참석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대한민국 정치 선진화를 위해서는 더 이상 전직 대통령에 대한 흑역사가 반복돼선 안 된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고요.그런 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해서 생각과 철학을 달리한다 하더라도 대한민국의 전직 대통령으로서 예우하고 그에 대한 존중의 뜻을 표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지금까지 여당과 야당, 특히 민주당에서는 친명계와 비명계를 나눠서,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추도식을 활용하는 방법을 살펴봤는데요. 한 마디로 '동상이몽'으로 정리가 가능하겠죠. 여기에 일침을 가하는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말로 첫 번째 픽, 마무리하겠습니다.

[정세균/노무현재단 이사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노무현 대통령 서거 14주기를 맞아서 많은 분들이 오실 텐데 여야 정치인들이 자신의 권한과 책임을 좀 돌아봤으면 좋겠고요. 노무현 정치를 기억하면서 국민을 위한 정치가 진정 무엇인지 좀 꼭 생각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말로는 당리당략이 아니고 국민과 국가를 위한다라고 말씀들을 하면서 실제로는 개인을 생각하거나 당리당략에 머무르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 것 같아요.]

두 번째 픽은 < 위성 싣고 날아라 > 입니다. 정확히 지난해 6월 21일이었습니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두 번의 도전 끝에 발사에 성공하면서, 우리 손으로 우주로 가는 길을 열었던 날입니다.

[지난해 6월 21일 : 5, 4, 3, 2… 엔진 점화. 이륙. 누리호가 발사되었습니다.]

[이종호/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지난해 6월 21일) : 누리호는 목표 궤도에 투입되어 성공적으로 분리하고 궤도에 안착시켰습니다.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성공을 발표합니다.]

그리고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내일은, '누리호'가 또 다른 도전에 나섭니다. 실제 운용되는 위성 8대를 싣고 날아 올라야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발사 시간도 1~2차 때 4시보다 2시간 넘게 뒤로 밀린, 오후 6시 24분으로 잡혀 있습니다. 위성들도 충전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충전은 태양 전지판으로 하게 되는데요. 그러려면 위성을 한쪽 면이 항상 태양을 바라보는 궤도인 '여명-황혼 궤도'에 올려놓는 것이 중요합니다. 따라서 이 시간을 택한 것이죠. 이렇게 우주로 날라간 위성들은 지구와 우주 날씨 관측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예정입니다.

[JTBC '뉴스룸' (지난 7일) : 핵심은 180kg짜리 차세대 소형 위성입니다. 영상 레이더로 지구를 관측해서 이상기후 등을 감지합니다.]

[장태성/인공위성연구소 차세대소형위성2호 사업단장 (JTBC '뉴스룸' / 지난 7일) : 신호 처리를 통해 영상으로 복원함으로써 지형지물을 획득하게 됩니다. 구름이 끼어있는 상태에서도 지상에 대한 관측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제 딱 하루 남은 발사를 앞두고 누리호는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 7시 20분 종합조립동을 출발해 1.8km 떨어진 발사대에 도착했고요. 발사대 기립 및 고정 작업도 완료돼, 하늘을 향해 우뚝 서는 데도 성공했습니다. 이제 과기정통부는 오늘 오후 8시 '누리호 발사관리위원회'를 열어서 작업은 제대로 됐는지, 내일 기상 상황은 어떠한지 등을 확인 뒤 발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데요. 지금까지 모든 준비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사실상 첫 실전 발사인 내일 3차 발사, 부디 전 국민이 기뻐할 소식이 들려왔으면 좋겠습니다. 1차 발사 당시 저 울 체커가 직접 만났던 '우리나라 1호 우주인 후보' 고산 씨의 말도 함께 전해드립니다.

[고산/우리나라 최초 우주인 후보 (JTBC '뉴스룸' / 2021년 10월 21일) : 우주라고 하면 미국이나 러시아나 중국 사람들이 개척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꼭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우리나라에도) 소형 위성, 중형 위성을 만들어 수출하고 있는 그런 회사들이 이미 존재합니다. 우리의 꿈의 지평을 스스로 작게 가두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다음 픽은 < "기본권 침해" > 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오늘 또 다시 노조를 향해 전면전을 선포했습니다. 지난주 1박 2일에 걸쳐 열린 민주노총의 대규모 집회를 국무회의에서 직접 겨냥한 것입니다.

[제21회 국무회의 : 국민의 자유와 기본권을 침해하고 공공질서를 무너뜨린 민노총의 집회 행태는 국민들께서 용납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 정부는 그 어떤 불법행위도 이를 방치·외면하거나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백다혜 반장이 어제, 국민의힘이 자정부터 새벽 6시까지 집회·시위를 금지하도록 집시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전해드렸죠. 같은 흐름으로 보시면 될 것 같은데요. 여당은 "일고의 가치가 없다"는 야당을 향해서도, 다시 한번 개정 추진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윤재옥/국민의힘 원내대표 : 헌법재판소에서 당초에 일몰 후 일출 전으로 집회·시위를 제한한 것은 좀 과도한 면이 있다, 적절한 시간을 정해서 제한을 하라는 취지로 헌재에서 판결을 한 겁니다. 지금 14년째 국회가 직무유기를 하고 있는데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하면 국회가 과연 존재하는 이유가 뭔지에 대한…]

윤 대통령은 오늘 "직무를 충실히 이행한 공직자들이 범법자들로부터 고통 받거나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국가가 보호할 것"이라고도 했는데요. 이 역시 경찰이 집회·시위에 엄정 대응하도록 독려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됩니다. 국민의힘은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경찰의 공정한 공무 집행에 대한 면책 조항을 신설하는 방안도 추진합니다.

오늘의 네 번째 픽, < 결국 항복 > 입니다. 며칠 전 전해드린 중앙선관위 소식 속보입니다. 선관위가 북한의 해킹 의혹과 관련해, 국정원과 한국인터넷진흥원의 합동점검을 받기로 했습니다. 뉴스픽에서 전해드릴 때만 해도, 국민의힘이 국회 행안위 차원에서 집중 추궁했는데 물러서지 않았죠.

[박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 (지난 16일) : 관련법 7조에 보면 관리기관의 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그런 내용들을 요청할 수 있도록 그런 규정들이 들어있습니다. {국정원의 보안 컨설팅을 받겠다는 이야기입니까?} 네,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요.]

오늘 국민의힘이 선관위를 항의 방문한 끝에 결국 "점검을 받겠다"는 답변을 받아낸 것입니다. 고위직 자녀의 특혜 채용 논란에 대해서도, 5급 이상 직원들이 전수조사를 받기로 했습니다.

마지막 픽으로는 < 사상 초유 재시험 > 살펴봅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실시한 국가자격시험 답안지가 채점 전에 착오로 파쇄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공단 측은 사고 발생 한달 여 만에 이 사실을 공개하면서 응시자 609명에게 재시험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했는데요. 어수봉 이사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직접 사과하고 "철저한 조사로 잘못된 부분 확인하고, 상응하는 책임을 지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오늘의 뉴스픽은 여기까지입니다. 들어가서 원픽 뽑겠습니다. 뉴스픽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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