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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현금인출기 잠복 48시간…딱 걸린 보이스피싱 수거책

입력 2023-05-22 20:59 수정 2023-05-22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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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2일) 밀착카메라는, 보이스피싱 범죄를 직접 추적해 봤습니다. 저희 취재진은 2년 전에도 한 현금인출기에서 벌어진 보이스피싱 범행 장면을 포착했었는데요. 최근에 일당이 다른 곳으로 장소를 옮겨 보이스피싱을 계속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현장에서 잠복해 봤습니다.

이상엽 기자입니다.

[기자]

부산 동래구의 한 현금인출기 앞 사거리입니다.

이곳에 보이스피싱 일당이 자주 온다고 합니다.

은행과 떨어져 청원경찰이 없는 곳입니다.

현금인출기가 잘 보이는 곳에서 잠복해보겠습니다.

지금 이틀째 지켜보고 있는데 아직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가방을 멘 남성이 현금인출기 앞으로 다가섭니다.

누군가에게 문자를 보내고 인증샷을 찍습니다.

보이스피싱 수거책으로 의심되는 상황.

[이상엽/기자 : 왔다. 가자.]

그런데 갑자기 남성이 사라졌습니다.

몇 시간 뒤 다시 나타난 남성.

취재진도 바빠집니다.

[이상엽/기자 : 지금 내리면 안 돼. 내가 우산이 있으니까 가볼게.]

[김나연/인턴 기자 : 선배 (횡단보도) 안 건너는데.]

[김원섭/VJ : 선배한테 연락 오는지 좀 봐줘요.]

[김나연/인턴 기자 : 나오래요, 선배가.]

오만원권 돈뭉치가 보입니다.

[보이스피싱 수거책 : {어디에 돈을 보내는 거예요?} 부탁받아서. 그냥 부장님이.]

남성은 텔레그램으로 지시를 받고 있었습니다.

[보이스피싱 수거책 : {누구한테 돈 받은 거예요?} 택시기사님한테.]

피해자는 70대 택시기사.

빌린 돈을 갚으면 싼 이자로 다시 대출해주겠다는 말에 속아 1천만원을 건넸습니다.

남성은 이 돈을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보내고 있었습니다.

[보이스피싱 수거책 : {지금 돈 보냈어요?} 200만원 보냈어요. {1천만원 중에서 200만원 보낸 거예요?} 네. {아직 800만원 안 보낸 거죠?} 네.]

시민의 신고로 경찰이 3분 만에 출동했습니다.

일단 계좌 송금부터 막았습니다.

[이호용/경감|부산사직지구대 1팀장 : 범죄수익은닉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현행범 체포합니다. 변명의 기회 있습니다. {잘 모르겠어요. 오늘 처음 했는데.}]

남성은 이미 다른 현금인출기에서 3000만원을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보냈습니다.

피해 건수는 3건, 피해 금액은 4천만원에 이릅니다.

[보이스피싱 수거책 : {보이스피싱인 거 몰랐어요?} 네, 채권추심이 있는 분들의 돈을 회수해서 보내주면 된다고.]

남성은 25살 대학생이었습니다.

아르바이트 모집 사이트에 지원한 뒤 범행에 가담했습니다.

[보이스피싱 수거책 : 알바OO에다 이력서를 올려놨는데 연락이 왔어요. 채권추심 회사인데 돈을 받아서 계좌로 보내주면 된다고.]

입금할 때마다 수당을 받았습니다.

[강승완/경위|부산동래경찰서 강력6팀 : 한 건당 30만원 빼라고 텔레그램에서 확인됐거든요. {피해자의 돈에서 수당을 가져간 거네요.} 그렇죠]

취재진이 입수한 CCTV 영상입니다.

최근 2주 동안 이 현금인출기에서 20대 수거책 등 3명이 붙잡혔습니다.

이들은 모두 보이스피싱인 줄 몰랐다며 아르바이트 중이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피해 금액은 8천만원이 넘습니다.

돈을 받아서 계좌로 보내면 끝.

사회초년생을 노리는 이같은 고수익 아르바이트는 보이스피싱 범죄일 수도 있습니다.

범죄라는 사실을 몰라도 반드시 처벌받습니다.

(작가 : 강은혜 / VJ : 김원섭 / 영상그래픽 : 김지혜 / 인턴기자 : 김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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