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우리나라가 참관국으로 참석한 G7 정상회의가 어제(21일) 막을 내렸습니다. 특히,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직접 히로시마에 와서 관심을 많이 받았죠.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공동 메시지가 나왔고, 당장 중국과 러시아도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층 더 G7에 밀착한 우리나라에도 '계산서'가 날아올 수 있다는 전망도 있는데요. 관련 내용을 유한울 체커가 자세히 정리했습니다.
[기자]
오늘 준비한 소식은요. < 심리적 G8? > 입니다.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일정이 모두 끝났습니다. 저 울 체커가 지난 금요일 예측해드린 대로, 중국과 러시아를 겨눈 공동성명이 나왔는데요. "법의 지배에 기초한 자유롭고 열린 국제 질서를 강화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JTBC '뉴스룸' (지난 20일) :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지원은 계속하고, 중국에 대해서는 힘과 위압에 의한 어떠한 일방적인 현상 변경 시도에 강력히 반대한다고도 했습니다. 경제·안보 분야에서는 중국과 러시아 등에 맞서 공급망을 강화하고, 경제적 강압에 대항하는 새로운 협의체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참관국 자격으로 정상회의 확대 세션에 참석한 윤석열 대통령도 G7에 한껏 밀착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나라 이름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G7, 특히 미국의 표현을 그대로 옮기면서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인데요. 따라서 국민의힘에서는, "우리도 이제 '심리적 G8'"이라는 말이 나왔습니다.
[김민수/국민의힘 대변인 (지난 20일) : 대한민국은 심리적 G8 국가 반열에 올랐습니다. 대한민국이 글로벌 룰 메이커, 글로벌 중추 국가로 우뚝 섬으로써 동포들의 든든한 조국이 될 것을 다짐하며…]
여기에 대해서는 이번 정상회의에 "다른 초청 국가들도 많은데, 우리가 스스로 그렇게 이야기하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다.", 이러한 비판도 나오는데요.
[최종건/연세대 교수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이번에 G7에 초청된 국가들이 우리 말고 8국가 플러스 1입니다. 그러니까 아프리카, 그다음에 태평양 도서연안국 포함해서요. 게다가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왔기 때문에 우리가 간 것에 대해서 너무 과도하게 심리적으로 G8이라는 표현을 해서 할 필요가 뭐가 있을까 싶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심리적 G8'을 자처한다면요. G7이 져야 할 견제와 부담도 함께할 각오는 돼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먼저 러시아와의 대립각, 이번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층 더 뚜렷해졌습니다.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 이번 정상회의의 '주인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기 때문이죠. 전쟁 중에도 프랑스 정부가 제공한 전용기를 타고 히로시마에 깜짝 등장한 젤렌스키는 G7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습니다. 러시아에 대한 대반격을 앞두고, G7 정상들은 전폭적인 공조와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조 바이든/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21일) : 오늘 저는 우크라이나를 위한 다음 단계의 군사지원 내용을 발표할 것입니다. 이번 무기지원에는 우크라이나의 전장 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더 많은 탄약, 대포, 장갑차가 포함될 것이며 미국은 우크라이나의 대응, 회복, 재건을 계속 도울 것입니다.]
윤 대통령도 이번에 젤렌스키 대통령과 처음으로 만났는데요. "앞으로도 국제사회와 긴밀한 협력 하에 외교적, 경제적, 인도적 지원을 포함해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지원을 제공해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그러자, 흰 종이 한 장을 윤 대통령에게 건넸다고도 전해지는데요. 여기에는 지원을 바라는 추가적인 비살상 물품 목록이 적혀 있었다고 합니다.
[전하규/국방부 대변인 : 양국 정상 간의 논의를 토대로 해서 국방부 차원에서 우크라이나가 필요로 하는 물품이 신속히 지원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검토해 나갈 것입니다. 세부적인 물품은 논의가 됐지만 지뢰제거 장비라든가 또는 긴급후송차량 그런 것들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고, 그런 지원 계획이 구체화되면 그때 가서 조금 더 설명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국제사회의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을 지켜보던 러시아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는데요. "G7 정상이, 젤렌스키 대통령을 일본에 불러 반러시아·반중국 '선동 쇼'를 벌였다"고 맹비난했습니다. 여기에 동참한 우리나라도 러시아의 화살을 견뎌낼 수밖에 없겠죠. 중국 역시 참지 않았습니다. 주중 일본대사를 초치해 항의했고요. 군불만 떼던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에 대한 수출 규제 조치에 사실상 착수했습니다. "마이크론 제품에서 심각한 보안 문제가 발견돼 안보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면서 "중요한 정보 시설 운영자는 마이크론 제품 구매를 중지해야 한다"고 밝힌 것입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 국면으로 다시 돌아가지 않을 수 없는데요.
[JTBC '정치부회의' (지난달 26일) : 경제 문제도 중요한 의제입니다. 마이크론 이슈가 급부상했죠. 다시 한번 설명드리면, 중국이 미국 반도체기업 마이크론에 대해 수출을 규제하면, 중국의 수요 부족분을 한국 기업들이 메우지 말아달라는 미국 정부의 요청이 있었다, 이런 현지 언론보도 내용 때문입니다.]
이러한 요청에는 경제 안보라는 명분이 붙었죠. 이번에도 경제 안보에서의 협력을 다시 한번 약속하고 헤어진 G7 정상들입니다. 그런 가운데 한미일 정상들도 5분 남짓 짧게 만났습니다. 젤렌스키 대통령 일정 때문이었다고 하는데요. 바이든 대통령은 아쉬웠는지 한일 정상을 워싱턴으로 초청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이 자리에서 '마이크론' 이슈를 다시 꺼내들 가능성도 있는데요. '심리적 G8' 자처하는 우리나라로서는 다시 한 번 난감한 상황에 놓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여기서 우리가 다시 한번 기억해야 할 것은 미국과 중국, 서로 등을 돌리는 것 같아 보여도 중요한 순간에는 언제든 '관리 모드'로 다시 돌아갈 수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 바이든 대통령, 이번 G7 정상회의에서 대중 견제를 이끌면서도 "곧 미국과 중국과의 관계가 해빙되기 시작하는 것을 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따라서 우리가 '신냉전' 구도를 미리 단정짓고 움직여서는 안 된다는 조언은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최종건/연세대 교수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이번에 G7 공동선언에 물론 중국이 싫어하는 내용들이 담기긴 했지만 맨 마지막에 뭐라고 나와 있냐면 '중국은 러시아에 협력하여 우크라이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역할을 하라'라고 써 있어요. 물론 지금 국제정치의 대부분이 우크라이나로 인해서 블랙홀처럼 보이지만 우리가 먼저 '냉전이 오고 있어,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미국에만 붙어야 돼'라는 식의 심리… {오히려 그러면 우리가 속도위반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 우리는 지금 맨 앞에서 깃발을 흔들고 있는 것이죠.]
두 번째 픽은 < '깜깜이 시찰' > 입니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현장을 살피는 우리 시찰단이 일본 현지 일정에 돌입했습니다. 첫 일정은 오늘 오후 1시 반부터 시작한 일본 경제산업성, 그리고 도쿄전력과의 기술 점검회의입니다.
[유국희/원자력안전위원장·시찰단 단장 (어제) : 각 분야별로의 최고의 전문가분들이고, 또 실무진분들이기 때문에 그 어디에도 경도되지 않고 과학적인 근거, 그리고 과학적인 기준을 가지고 안전성을 계속 확인해 나갈 것이다, 이런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현장에 저희들이 준비를 철저히 한 만큼 현장에서 저희들이 꼼꼼하게 그리고 철저하게 저희들이 점검을 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분야별 최고의 전문가라는 시찰단은 끝내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지금 영상에서 보시다시피, 시찰단장을 맡은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만 인천국제공항에 온 기자들 앞에 섰는데요. 다른 시찰단원들은 아예 김포에서 따로 일본으로 출국했다고 합니다. 여기에 시찰 현장, 언론에 전혀 공개가 안 되죠. 민주당에서는 이 점들을 꼬집으면서, 이번 시찰을 '깜깜이 시찰'이라고 계속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시료 채취도 없고, 시찰단 명단도 없고, 언론 검증도 없는 3무 깜깜이 시찰로 일본의 오염수 투기에 병풍을 서주어서는 결코 안 됩니다. 일본의 심기 경호를 할 것이 아니라 우리 국민의 안전을 지켜내야 합니다. 지금 같은 상황에서 원전 오염수 투기, 절대로 해서는 안 됩니다.]
이러한 비판을 피해가려면 내일과 모레 잡혀 있는 후쿠시마 원전 '현장점검'이 정말 중요합니다. 유국희 단장은 현장에서 어떠한 부분들을 살필지도 출국 전에 미리 공개를 했는데요. 오염수가 저장된 탱크를 시작으로 ALPS, 즉 방사성 물질 정화 설비와 오염수가 방류 전 통과하는 'K4 탱크' 등을 살펴봅니다. 또 오염수 처리 실태를 확인하는 화학 분석동에도 들어가는데요.
[유국희/원자력안전위원장·시찰단 단장 (어제) : 핵종 분석을 어떤 절차에 따라서 핵종 분석을 하는지, 그리고 핵종 분석을 하는 장비는 뭘 쓰는지, 이런 것들을 저희들이 직접 확인을 할 계획으로 있고요. 또 아울러서 오염수에 대해서 희석도 하고 방수도 할 계획으로 있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한 설치 상태도 저희들이 확인할 계획으로 있습니다.]
그런데 유 단장의 말을 찬찬히 들여다보면요. '장비', '설비'의 설치 상태를 육안으로 확인하는 것이 주를 이루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확인해야 할 것은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느냐' 보다도, 장비를 통해 걸러지는 '오염수가 안전하느냐'에 방점이 찍혀야 할 텐데요. 박지원 전 국정원장 말처럼 "오염수와 인사만 하는" 시찰은 피해야 하지 않을까요.
세 번째 픽, < 25일 만에 합의 > 로 넘어갑니다. 전세사기특별법이 오늘 오전 여야 합의로 국회 국토위 소위원회를 통과했습니다. 지난달 28일 국토위에 상정된 지 25일 만입니다. 여야 협의 과정에서 가장 진통을 겪었던 부분인, 피해자들이 떼인 보증금에 대한 '선보상 후청구'는 다음처럼 정리됐습니다.
[맹성규/더불어민주당 의원 : 최우선변제금에 상응하는 무이자 대출을 해주겠다, 그리고 그 이상 2억4천까지는 1~2%의 저리 대출을 10년에 걸쳐 장기적으로 해주는 안을 가져왔습니다. 그래서 크게 피해자 대상 범위를 확대하고 피해자 구제 중에서 제3의 안으로 그 안을 저희가 받아들이기로 한 것이고요.]
특별법에는 전세사기 피해자에게 우선 매수권을 부여하고, LH의 공공임대를 활용하는 방안도 담겼는데요. 이 법안은 24일 국토위 전체회의와 법사위를 거쳐서, 25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될 전망입니다.
다음 픽은 < D-2 > 로 가져왔습니다. 지난해 6월 두 번의 발사 시험 끝에 성공적으로 우주 궤도를 돌고 있죠.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내일 모레 또 다른 도전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실제 소형 인공위성을 싣고 우주로 날아오르는 것인데요. 어제까지 최종 점검과 조립을 모두 마쳤고, 내일 아침에는 조립동에서 나와 1.8km 떨어진 발사대로 옮겨집니다. 사람 걸음보다도 느린 속도로 움직인다고 하는데요. 이후 수직으로 세운 뒤 점검까지 이상이 없으면, 모레 저녁 6시 24분 발사됩니다.
오늘의 마지막 픽, < 광우병 발생 > 입니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한 도축장에서 광우병이 발생했습니다. 앞서 미국 농무부는 테네시주에서도 광우병에 걸린 육우가 나왔다고 밝혔는데요. 두 주에는 모두 한국 수출용으로 승인된 도축장이나 가공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그래도 우리 농식품부는 당장 오늘부터 미국산 쇠고기 현물 검사 비율을 3%에서 10%로 높이는 등 검역 절차를 강화했습니다.
오늘의 뉴스픽은 여기까지입니다. 들어가서 원픽 뽑겠습니다. 뉴스픽5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