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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증 사진이 영정에…돌진 차량에 숨진 10대 '눈물의 발인'

입력 2023-05-21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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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주 학교를 마치고 귀가하던 여학생 두 명이 인도로 돌진한 차에 숨진 사고가 있었습니다. 13살과 16살, 두 소녀의 발인식이 어제와 오늘(21일) 나란히 있었는데요. 하고 싶은 일이 많던 아이들은 꿈을 이룰 기회를 잃었지만, 아직 정확한 사고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습니다.

박창규 기자입니다.

[기자]

사진 속 16살 아이는 교복을 입고 있습니다.

학생증 사진입니다.

지난 주 찰라 사고 전까지, 영정에 쓰일 거라고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습니다.

관을 운구차에 싣는 순간 가족들은 울었습니다.

[우리 애기, 우리 애기, 아가, 아가.]

허리 굽혀 인사했던 언니는 몸을 펴지 못합니다.

마지막 들른 곳은 며칠 전까지 공부하던 학교였습니다.

자리엔 공책과 물건이 그대로 남았습니다.

숨진 정 양은 꼭 갖고 싶은 직업이 있었습니다.

[고 정모 양 언니 : 엄마 아빠 용돈도 드려야 하니까 취업도 잘 되고 돈도 잘 벌 수 있는 좋은 직업 알려주면 안 돼 이러는 거예요]

언니 대답은 간호사였고,

[고 정모 양 언니 : 돈 많이 벌어서 우리 엄마 아프지 않게 같이 사는 게 꿈이야. 그래서 그 순간부터 동생 꿈이 간호사래요.]

하지만 이제 이룰 수 없습니다.

속 깊은 아이를 보내는 가족들은 그래서 더 미안합니다.

[고 정모 양 언니 : 치마 하나 없고 아무것도 없어요. 엄마가 뭐 사줄까 그러면 동생이 아니야. 엄마 힘들게 돈 버는데 나는 필요 없어…]

사고는 순식간이었고 갑자기 닥쳤습니다.

평소처럼 학교에 갔고, 남긴 마지막 말도 평소 정양 다웠습니다.

[고 정모 양 언니 : 마지막 대화는 이제 아침에 아빠 나 500원만 줘. 과자 사 먹게]

사고 뒤 모습은 참혹했습니다.

[고 정모 양 언니 : 장기도 다 너무 상해서 기증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는 거예요. 누군지도 도저히 알아볼 수가 없을 정도로.]

아직 사고 원인은 명확히 알 수 없습니다.

가해 70대 운전자는 의식을 찾았지만 여전히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합니다.

아이들은 세상을 떠났고, 원인과 책임을 분명히 나누는 건 남은 어른들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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