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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센트] 영화 '인어공주' 논란으로 살펴본 스크린 속 여성

입력 2023-05-21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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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통계로 말하는 뉴스, < 퍼센트 > 시간입니다. 고학력 경력단절 여성을 비롯해 3주 연속 현재 우리 사회 속 여성을 들여다보고 있는데요. 이번엔 영화나 드라마 속 여성들은 어떤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는지 살펴봤습니다.

안지현 기자입니다.

[기자]

요즘 드라마에서 여성 주인공이 대세죠.

특히 '중년 여성'의 이야기라는 점이 눈에 띕니다.

과거처럼 '모성'만 강조됐던 중년 여성에 그치는 게 아니라, 정치인으로 전면에 나서고,

[드라마 '퀸메이커']
"오경숙, (서울) 시장 하자"
"뭐라고?"

20년간 경력 단절을 딛고, 다시 의사로 성장하거나,

[드라마 '닥터 차정숙']
"나를 먼저 생각하고 싶어. 또다시 멈출 순 없어"

엄마이자, '킬러'로 나오기도 합니다.

[영화 '길복순']
"나 엄마 가방에서 총 본 적 있다"
"나 이번 계약 끝나면 일 그만둘지도 몰라"

스크린 속 여성의 모습이 과거보다 다양해지고 있는 겁니다.

[황진미/대중문화평론가 : 과거에 모성이라는 것을 그냥 헌신하는 존재로만 아주 얄팍하게 이해했다고 한다면 지금의 모성은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해서는 좋은 인간이 되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유지나/동국대 예술대학 영화영상학과 교수 : 양적으로는 늘었죠. 그렇지만 이제 질적인 걸로 들어갔을 땐 오히려 조금 퇴행한 흔적이 있다. 여성이 갖고 있는 고뇌와 성찰하는 모습과 캐릭터의 매력 같은 것들이 만들어내는 기술이 여전히 그런 안목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주목한 수치는 35.7%입니다.

지난해 개봉한 한국 영화 흥행 30위 작품 가운데 '벡델 테스트'를 통과한 비율입니다.

벡델 테스트는 '성평등 지표'로 불리는 테스트인데, 이름을 가진 여성 등장인물이 2명 이상인지 이들이 서로 대화하고, 그 대화 주제가 남성에 관한 것이 아닌지 등을 따져보는 겁니다.

지난해 개봉한 한국영화 흥행 30위 중 벡델테스트 통과율은 35.7%에 그친건데요.

이는 최근 5년 중 가장 낮아서 오히려 퇴행했단 지적이 나왔습니다.

특히 여성이 주인공인 비율은 순제작비 30억 원 이상인 영화의 경우, 19.4%에 그쳤습니다.

그렇다면 올해 OTT를 통해 개봉한 한국 드라마는 어떨지, 저희가 따져봤는데요.

5개의 0TT(넷플릭스·티빙·디즈니·쿠팡플레이·웨이브)를 통해 방영된 총 48개 드라마 가운데 여성 주인공 비율은 38.8%에 그쳤고요.

특히 '스크린 밖' 지표인 여성 감독이 메인 감독으로 참여한 작품은 전체 작품의 16.6%에 그쳤습니다.

이처럼 스크린 속에서 다양한 여성상이 나오기 위해선, 관객의 시각이 더 다양해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특히 이번 주 개봉하는 영화 '인어공주'에 대한 논란은 인종 차별을 넘어 여성 비하적 시각이 담겼다는 겁니다.

[황진미/대중문화평론가 : (인어공주는) 대단히 주체적으로 사랑하는 이야기예요. 자기는 인어인데 자기 종을 초월해서 인간을 사랑하는 이야기예요. 그 주체성을 완전히 사장시켜 버리고 오로지 그냥 예쁜, 아주 예쁜 가만히 있으면 막 사랑받는 그런 여자로 대상화시키고 싶은 거예요.]

때문에 성평등 지수를 적용해 제작을 지원하는 제도를 좀 더 확대 적용할 필요가 있단 목소리도 나옵니다.

(작가 : 최지혜 / 영상디자인 : 황수비·유정배 / 영상그래픽 : 김지혜 / 인턴기자 : 최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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