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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속력으로 덮친 70대 운전자에 10대 두 명 사망…아빠의 마지막 후회

입력 2023-05-19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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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학교 마치고 집에 가던 13살 16살 중 고등학생 두명이 인도로 돌진한 차에 숨졌습니다. 70대 운전자는 "어떻게 사고가 난 건지 모르겠다"고 진술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이해선 기자입니다.

[이해선 기자]

교복 입은 아이들이 횡단보도에 서서 보행 신호를 기다립니다.

그 시각, 멀리서 승용차 한 대가 빠르게 달리고 있습니다.

신호가 바뀌자 아이들은 길을 건너고 앞선 여학생 둘은 인도로 올라섭니다.

그때 옆에서 달려든 차량.

4차로를 가로질러 인도로 날아듭니다.

놀라 옆을 돌아본 두 아이는 순간 차량에 휩쓸립니다.

[목격자 : 애가 여기 하나 엎어져서…돌아서 보니 가방이 하나 저기 떨어져 있는 거예요. 거기에 또 애가 거꾸로 엎어져 있는 거예요.]

속도가 워낙 빨라 흙먼지가 앞을 가렸고 보행자 울타리는 박살났습니다.

뒤따라 오던 아이들은 놀라 횡단보도로 몸을 피합니다.

사고 현장입니다.

당시 승용차는 이 가드레일과 경계석을 들이받고서야 멈춰섰습니다.

얼마나 빠르게 달렸는지 여기 바퀴자국도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차량 엔진 부분은 깎여 나간 듯 망가졌고 차체는 구겨졌습니다.

큰 충격에 70대 운전자도 크게 다쳤습니다.

13살 김 모 양은 어제 숨졌고 16살 정 모 양도 오늘 결국 목숨을 잃었습니다.

학교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던 길이었습니다.

[한관석/충북 음성군 : 여기 앞에도 중학교가 있고 저 안쪽으로도 여중학교랑 고등학교가 같이 있어서…]

운전자는 음주 상태가 아니었고 "사고가 왜 난 건지 모르겠다"고 진술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경찰은 사고 지점 300m 전부터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린 점에 주목하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앵커]

13살 중학생은 사고가 난지 몇시간 뒤에 숨졌고 16살 고등학생은 경기 아주대 외상센터로 긴급 이송됐지만 오늘(19일) 숨졌습니다. 두 학생 모두 하고 싶은 일이 많은 10대 아이들이었지만 이루지 못할 꿈이 됐습니다.

최승훈 기자가 가족과 만났습니다.

[최승훈 기자]

아이들은 고개를 숙이고 눈물을 닦습니다.

장례식장을 나오는 친구들 나이는 13살, 중학교 1학년입니다.

친구를 보내기엔 아직 너무 어립니다.

찾아온 친구들을 본 아버지는 숨진 딸과의 마지막 통화를 떠올리고 또 떠올립니다.

사고 직전이었습니다.

[고 김모 양 아버지 : '이제 학교 끝났으니까 아빠 집에 간다'고 '(도착하면) 영상 통화한다'고…]

매일 데려다 주고, 또 데려 오는 길인데 어제 하루, 유난히 바빠 마중을 가지 못했습니다.

[고 김모 양 아버지 : 한 곳 (일이) 끝나고, 다른 곳을 가야 하는 상황이… '먼저 집에 가 있으라'고 하는 바람에 사고가…]

아빠는 자신을 원망합니다.

사고가 아니었다면, 딸은 '대학생' 되는 꿈을 이뤘을 겁니다.

[고 김모 양 아버지 : 더 열심히 배워서 외국에 놀러 다니고 싶다고… 대학교 입학하는 거까지 보고 싶었는데 이제는 못 보니까…]

함께 차량에 휩쓸린 고등학교 1학년 정 모 양은 아주대 병원 외상센터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빈소는 김 양과 같은 장례식장에 차려졌습니다.

[고 김모 양 아버지 : 급발진이라면 그 아저씨는 잘못은 없는 거잖아요. 졸음운전이면 합당한 처벌 받았으면 좋겠고…]

남은 가족들은 가해 운전자를 무작정 원망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사고 원인을 분명히 밝히고 책임지길 바랐습니다.

(화면제공 : 시청자 송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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