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최대한 접근할 수 있게 했다"지만…대만처럼 '둘러보기'만 할 듯

입력 2023-05-19 20:10 수정 2023-05-20 12:22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그럼 과연 검증이 어떻게 가능할지 좀 더 따져보겠습니다. 외교부를 취재하는 이지은 기자, 그리고 대통령실을 출입하는 강희연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먼저 이지은 기자, 5박 6일 엿새인데, 6일 동안 볼 건 다 보는 건가요?

[이지은 기자]

엿새인데, 제일 중요한 오염수 처리 시설을 보는 건 이틀입니다.

사실상 1박 2일 이렇게도 볼 수 있습니다.

후쿠시마 원전 안에 ALPS라는 다핵종제거설비가 있습니다.

방사능 오염물질을 거르는 장치인데, 이걸 점검하는 건 23일과 24일 사이로 합의했습니다.

당국자들을 취재해 보니 우리 시찰단은 ALPS 내부에 더 들어갈 수 있는지 물었지만, 일본은 어렵다는 입장이었다고 합니다.

방사능 노출 위험 때문이었다고 하는데 들어보시죠.

[박구연/국무조정실 1차장 : ALPS동 같은 경우에 일부 어느 정도 들어갈 수 있느냐, 일측은 현행 규정, 그 다음에 현장 상황이 허용하는 한 최대한 접근할 수 있도록 융통성을 발휘해 줬고요.]

그래서 기존에 IAEA 검증단이 들어간 수준까지만 우리도 접근할 수 있게 한다고 합니다.

[앵커]

그 말로 예측건대 그러면 IAEA도 그 알프스라는 시설을 바로 옆에서 검증하지는 못했다, 이렇게도 볼 수가 있겠군요. 잠시만요. 알프스 사진을 직접 보죠. 저 시설이 알프스 설비입니다. 오염수가 저 장치를 통과하면 방사능 핵종들이 제거가 되는데 저 장비가 실제 잘 가동되는지를 육안으로 확인한다는 건가요? 아니면 잘 되고 있습니다, 이런 자료와 데이터만 받는다는 건가요?

[이지은 기자]

안전 때문에 저 장비 옆에 가까이는 못 간다는 겁니다.

다만 제가 취재한 바에 따르면, 아주 가까이는 아니더라도 내부를 볼 수 있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앵커]

내부를 보긴 보는데 가까이는 아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얘기입니까?

[이지은 기자]

이게 최종 확정은 아니고 한일 간에 여전히 협의 중이어서요.

일단 그 방식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IAEA가 접근했던 동선도 완전히 공개되지는 않아서 우리가 어디까지 접근할 수 있을지 더 지켜봐야 합니다.

다만 전문가들이 유추하건대 내부를 밖에서 보는 방식이 아닐까 추측하고 있다, 이렇게까지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앵커]

예, 확정된 건 아니지만 보긴 보는데 가까이선 아니고, 멀리서 또는 건물 바깥에서 투명창을 통해서 본다, 이렇게 유추만 가능하다는 거죠?

[이지은 기자]

네, 그렇습니다.

[앵커]

예, 알겠습니다. 저 상태로 객관적 검증이 가능할 지는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기계가 잘 작동이 되는지는 옆에서 보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잘 되는지는 모르겠는데, 이번에는 대통령실 출입하는 강희연 기자와도 좀 더 얘기해 보겠습니다. 지난번 대통령은 원래  객관적 검증을 기대한다'고 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기대와는 조금 먼 게 아닌가? 

[강희연 기자]

현재로서는 그래 보입니다. 

대통령실은 후쿠시마 시찰단 파견 합의를 한일 정상회담의 가시적 성과로 내세웠습니다.

윤 대통령도 시찰단을 언급하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한일 간 벌어졌다"고 말했죠. 

당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시찰단 역할이 단순히 둘러보는 것을 의미 하는 건 아닐 거"라면서 "문제가 될 수 있는 물질 성분을 함께 조사할 수 있지 않겠나"라며 직접 검증의 가능성을 열어뒀었습니다.

[앵커]

문제가 되는 물질을 함께 조사할 수 있다…. 그런데 이번에 따로 시료를 본다든지, 우리가 물질을 조사하는 것은 없잖아요? 

[강희연 기자]

정부는 이미 이번에 우리가 어떤 성분 분석 같은 것을 하기 위한 시료 채취 등은 없다고 했습니다. 

이미 국제원자력기구가 확보한 시료에 대해서 우리도 교차 분석을 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굳이 할 필요가 없다고도 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일각에서는 IAEA가 물론 검증을 하지만 이번에 우리가 시료 채취부터 분석까지 별도로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어서 여쭤봤습니다.

[강희연 기자]

네. 물론 그런 목소리가 있습니다만 정부는 IAEA를 신뢰한다는 입장이고 IAEA가 검증하는 수준 이상 요구하기도 한계가 있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다시 이 기자. 정리하면, 처음부터 우리 주도적인 검증보다 일본 주장처럼 시찰, 관찰밖에 될 수 없었던 게 아닌가 싶은데요? 

[이지은 기자]

그렇죠. 이미 시찰단 합의 때부터 그런 전망이 나왔는데, 전례가 있기 때문입니다.

대만과 태평양 섬나라들이 우리보다 먼저 다녀갔는데, 대만이 내놓은 시찰 보고서를 확인해 보니 우리 측 일정과 비슷합니다.

대만 측은 ALPS 시설이 정상 가동하는지, 처리 전후로 오염 수치는 어떻게 변하는지 등을 주체적으로 '검증'한 게 아니라, 말 그대로 '둘러만' 봤습니다.

대만도 답답했는지, 정말 "처리수를 믿어도 되느냐" 라는 취지로 물었고, 일본은 "배출 기준에 맞게 세 번, 네 번까지도 처리하겠다"며 믿으라는 취지로 답을 한 기록이 있습니다. 

[앵커]

중요한 문제를 "믿어라"라고 말하는 건 무책임하지 않나 라는 생각도 들고요. 믿으라는 말을 믿을 거면 애초에 검증이 필요 없었겠죠? 

[이지은 기자]

네, 사실 우리 시찰단도 전례를 뛰어넘는 검증을 하긴 쉽지 않다는 전망이 있었습니다.

무엇보다 시찰단이 다녀오면 일본은 한국이 안전성을 검증했고 문제가 없다는 걸 확인해 줬다며, 오염수 방류가 정당하다고 할 근거로 쓸 수도 있단 우려가 나옵니다.

[앵커]

실제 시찰도 하고 분석을 어떻게 하는지를 봐야되겠지만 그 뒤에 이런 후폭풍이 있을 수도 있다, 이렇게 이해하도록 하겠습니다. 두 기자 수고했습니다.

관련기사

옥스퍼드대 교수 "오염수 1L 마실 수 있다"…일본 정부 믿어라? 한덕수 "검증은 IAEA 몫"…한·일 협의서 시료 채취 요구 안 했다 일본 정부 "한국 시찰단, 후쿠시마 오염수 안전성 평가 안해"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