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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센트] '근로자의 날' 누가 쉬고 못 쉬나…법이 갈라놓은 노동자들

입력 2023-04-30 18:34 수정 2023-05-01 15:02

공무원 이날 정상 근무…일부에서만 대체휴일
우체국, 모두 공무원이지만 쉬는 사람도
수당받는 특수고용직, 5월 1일 유급휴일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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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이날 정상 근무…일부에서만 대체휴일
우체국, 모두 공무원이지만 쉬는 사람도
수당받는 특수고용직, 5월 1일 유급휴일 제외

[앵커]

내일(1일)은 '근로자의 날'입니다. 근로자의 휴일인데, 누가 적용되는지 생각보다 복잡합니다. 어린이집은 쉬는데, 유치원은 안 쉬고요. 우체국엔 쉬는 사람, 못 쉬는 사람이 따로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통계로 말하는 뉴스, 퍼센트의 안지현 기자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우리나라는 법으로 5월 1일을 '근로자의 날'.

돈 받고 쉬는 '유급 휴일'로 정하고 있습니다.

단,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한해섭니다.

때문에 법이 별도로 있는 공무원과 교육 공무원인 교사는 모두 제외됩니다.

교육부 소속인 유치원 교사는 쉴 수 없지만, 근로자인 어린이집 교사는 쉴 수 있는 이윱니다.

대체 휴일을 주는 곳도 있지만 일부에 그칩니다.

[박중배/전국공무원노조 대변인 : 공무원을 노동자로 보지 않는 거죠. 부부 공무원이 있어요. 어린이집이 그날 쉬잖아요. 아이를 맡길 데가 없으니깐 아이를 데리고 출근해요.]

우체국은 모두 공무원이지만, 5월 1일이 되면 쉬는 사람과 쉬지 못하는 사람으로 나뉩니다.

[이경애/서울 영등포우체국 지원과장 : 저희는 행정직과 우정직으로 나눠져 있는데 (행정직인) 저희들은 정상 근무를 합니다. 그런데 사실상 노무에 근무하는 공무원, 집배원 등은 휴무를 합니다.]

우정직공무원으로 불리는 집배원 등은 법에서 예외적으로 노동 3권, 다시 말해 근로자로 인정해 쉴 수 있습니다.

[이은아/서울 영등포우체국 우편실장 : 근로자의날이라고 하면 우체국을 이용하는 분들이 되게 적어요. (이왕 휴무라면) 다 같이 휴일로 정한다면…]

이 날 쉴 수 없는 또다른 사람들.

바로 수당 체계로 받는 '특수고용직'입니다.

대표적으로 특수고용직 형태가 많은 '택배기사' 저희가 만난 택배기사도 20여년 간 단 한번도 이날 쉬지 못했습니다.

[장재혁/택배기사 : 그냥 정상 근무일인 거죠. 다른 사람들은 다 이제 쉬니깐 그걸 보면서 나도 똑같은 근로자인 것 같은데 왜 나는 쉬지 못하고 이렇게 근무하고 있을까. 매년 그런 생각을 하면서 사실 일하고 있습니다. 나라에서 왜 근로자들을 다 이렇게 나눠놓는지…]

노동자를 이렇게 나누는 건 애당초 '근로자의 날' 취지에 맞지 않단 지적이 나옵니다.

[하종강/성공회대 노동아카데미 교수 : 한국의 피고용자 직장인을 가장 많이 포괄하는 일반적인 법이 근로기준법입니다. 사각지대가 생기는데 그것에 대해서 미세하게 신경을 못 쓴 상태로 지금까지 이어져 온 거죠. 정말 휴일을 보장받아야 할 노동자들은 열악한 상태에 있는 노동자들이거든요.]

또, 근로자라고 모두 사정이 같은 건 아니였습니다.

'근로자의 날' 관련해 저희가 주목한 퍼센트 바로 76.1%입니다.

문체부가 집계한 지난 2021년 우리나라 근로자의 연차 소진율입니다.

한해 부여받은 연차 15.2일이었는데, 실제로는 76.1%만 써서 한해 연차는 11.6일에 그쳤습니다.

이렇다보니, 우리나라의 근로자의 연평균 노동시간 1,910시간으로 OECD국 가운데 4번째로 많았고, OECD 평균 노동시간보단 200시간 가까이 더 일했습니다.

직장인을 상대로 실시한 한 설문조사에서 근로자의 날에 출근한다고 답한 사람은 30.4% 였고요.

5인 미만 영세 기업의 경우 59.1%, 절반이 넘었습니다.

해외 대부분 국가에선 날짜는 다르지만 근로자의 날을 모두가 쉬는 '국가 공휴일'로 정해놓고 있었습니다.

우리도 '근로자의 날'만큼은 소외된 노동자 없이 원래 취지대로 보내야한단 말이 나오는 이윱니다.

(작가 : 최지혜 / 영상디자인 : 김현주 배장근 김충현 / 인턴기자 : 송채은 최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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