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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청년일까 중년일까…서울서 40대 '청년'으로 보고 지원하는 지자체 등장

입력 2023-04-25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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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살까지가 청년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서울 마포구에 사는 38살 이 모 씨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직장에 다니고 있습니다. 이 씨는 집에서는 중년이지만, 직장에서는 청년이 됩니다.

서울 마포구는 34세까지, 서울 중구는 39세까지를 청년으로 인정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앞으로 이 씨를 청년으로 보고 청년 지원 혜택을 주는 지자체가 더 늘어날지도 모릅니다.

〈자료사진 출처=연합뉴스〉〈자료사진 출처=연합뉴스〉

■ 서울 도봉구, 45세까지 청년으로 인정


25일 도봉구(구청장 오언석)는 '도봉구 청년 기본 조례'를 개정해 청년 연령을 기존 19세∼39세에서 19세∼45세로 상향했습니다.

서울시 자치구 중 처음으로 40대를 청년으로 인정한 겁니다.

도봉구청 관계자는 “고령화 현상으로 기존의 청년인구가 감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제적으로 청년 연령 상한을 올렸다”라고 밝혔습니다.

이로써 서울 도봉구의 청년 수는 약 8만여 명(청년인구 비율 25.8%)에서 약 10만여 명(청년인구 비율 34.9%)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청년으로 인정된 구민은 '청년 주거 및 창업 공간 임차보증금 융자사업', 예비 청년창업자 지원 사업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지방은 최고 49세까지 청년으로 보기도


그런데 지방은 40대를 청년으로 보는 지역이 이미 있습니다.

국무조정실 자료에 따르면, 전체 243개 지자체 중 54곳이 조례상 40대를 청년으로 정의하고 있었습니다(2022년 12월 기준). 충북 보은·경남 남해 등이 45세까지, 그리고 전남 고흥·경북 봉화 등이 49세까지입니다. 고령화 현상으로 일찍이 40대를 청년으로 구분한 겁니다.

경남 남해에서 직장을 다니는 조 모 씨(36)는 “회사에 20~30대가 많이 없다. 40대면 젊은 편이어서 회사 일이나 행사에는 40대가 주축이 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현재 남해군은 청년으로 인정되는 19세~45세 군민에게 월세 지원, 도서지원비 지원, 지역정착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 체감하는 청년 연령도 증가세


실제로 사람들이 청년으로 보고 체감하는 나이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실시한 '청년 사회·경제 실태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이 생각하는 청년 연령의 상한은 2021년 기준 32.9세였습니다. 2016년 29.5세 이후로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에 대해 김기헌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학 졸업, 취업, 결혼 등 성인기에 이뤄지는 일들의 이행 시기가 늦어진 영향”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김 연구위원은 “국제적으로 청년 연령이 올라가는 추세지만, 한국은 그보다 더 높은 편이다. 유독 높은 대학진학률과 군 입대 등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라고 했습니다.

또 수도권과 비수도권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수도권은 32.6세까지, 비수도권은 33.3세까지를 청년으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김 연구위원은 “지방의 고령화 현상이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 “생애주기에 맞춘 청년 정책 마련해야”


청년의 산술적 연령 기준을 올리기만 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 의견입니다.

김 연구위원은 “20대와 40대의 니즈는 다르다. 청년 연령을 광범위하게 설정하면 오히려 정책의 초점이 불명확해질 수 있다. 생애주기별로 접근해야 하지, 단순히 청년 연령을 올리기만 하는 것은 부정적으로 본다”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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