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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거] '주가조작 일당' 수법 보니…투자자 명의 휴대전화로 '통정거래'

입력 2023-04-24 20:43 수정 2023-04-26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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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초부터 이 주가조작 사건을 취재해 온 기자, 이호진 기자가 스튜디오에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먼저 3년 동안 그러면 주가를 조작해서 올렸다는 건데 어떻게 이런 일이 3년 동안 들키지 않고 이루어질 수 있는 거죠?

[이호진 기자]

먼저 주가조작 대상이 된 회사들의 공통점은 유통 물량이 적어서 일당들이 사전 가격 모의를 통해서 주식을 사고파는 이른바 통전거래가 쉬운 회사들이었습니다.

그리고 제보자에 따르면 이를 들키지 않기 위해서 아주 조금씩 주가를 끌어올렸다고 합니다. 한번 들어보시죠.

[제보자 :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 제도 허점이 있는데, 급등이나 급하락이 아니라 하루에 0.5%, 1%씩 작은 규모로 주가를 움직이다 보니까, 우리나라 허점을 좀 노렸고.]

[앵커]

흔히 주가조작이라고 하면 단기간에 급등해서 치고 빠지는 전략. 이렇게들 알고 있는데 이 주식들은 몇 년간 조금씩 조금씩. 그래서 모든 사람들이 보기에는 '주가가 기업가치를 찾아가는구나' 이렇게 생각을 했는데 그게 아니라 그런 방식으로 주가를 조작했다는 거죠. 주가조작이 이루어진 구체적 정황들도 있습니까?

[이호진 기자]

주가조작 일당들이 있었던 텔레그램방을 한번 보시겠습니다.

투자자들과 미팅 전에 반드시 받아야 할 정보로 신분증, 사무실 또는 자택 주소 그리고 사용 중인 은행계좌를 들고 있습니다.

일당들이 투자자로부터 휴대전화를 받아서 주식매매 앱을 깔고 투자자 명의의 휴대전화로 거래를 하면서 작업을 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이 같은 정보가 필요한 겁니다.

[앵커]

'아예 이 회사가 좋습니다'라고 추천하거나 이런 정도가 아니라 아예 명의로 가지고 왔다.

[이호진 기자]

휴대전화를 받아서.

[앵커]

그러면 사고팔기 위한 것, 이렇게 일단은 해석이 가능하고요. 그런데 사무실 주소나 집 주소는 왜 필요한 겁니까?

[이호진 기자]

또 다른 텔레그램방을 보면 알 수가 있는데요.

계좌 관리자들에게 동일 IP로 접속을 하거나 동시에는 접속을 하지 말라고 합니다.

금융당국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서 투자자들의 집 근처나 회사 근처에서 작업을 하려고 주소를 물어본 겁니다.

[앵커]

일반적인 투자처럼 보이기 위해서 IP 주소도 떨어뜨리기 위해서 주소도 다 받아놓은 거라는 말씀이군요.

[이호진 기자]

맞습니다.

[앵커]

그래서 3년 동안 주가를 조작해서 올렸는데도 들키지 않았다. 들어보니까 막대한 부를 이런 식으로 축적했다. 사실 해당 회사들의 주가도 많이 올랐고요. 어느 정도입니까?

[이호진 기자]

이 일당 가운데 핵심세력의 가족이 SNS에 올린 내용을 한번 보시면 예를 들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초고가 자동차들을 잇따라 구입해서 사진을 올리고 있습니다.

제보자의 이야기도 한번 들어보시겠습니다.

[제보자 : 본인 스스로 현금 계좌 300억, 400억이 있고 총 한 7천억 정도는 벌었다. 이런 식으로 지인들에게 얘기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몇천억을 벌었다라는 얘기도 들었다. 그런데 이게 이제 주가조작으로 올린 거고 나중에 실체가 드러나면 주가는 다시 떨어지고 그러면 일반 투자자들은 그만큼 피해를 보는 거 아닙니까?

[이호진 기자]

그렇습니다.

[앵커]

투자자들은 어떻습니까? 이들에게 돈을 댄 투자자들은 어떻습니까?

[이호진 기자]

투자자 중에서는 의사와 변호사 같은 전문직뿐만 아니라 연예인들도 있었는데요.

이 부분은 오승렬 PD의 리포트를 보시면서 자세히 전해 드리겠습니다.

[오승렬 PD]

JTBC 취재진이 입수한 주가조작 일당들의 회계장부입니다.

외상 매출 항목에 수많은 병원들이 적혀 있습니다.

경영자문료 명목으로 병원마다 수백만 원에서 천만 원이 넘는 돈을 주가 조작 일당들에게 지급해 온 겁니다.

투자자들은 수익 절반을 수수료로 입금해 왔습니다.

[병원 관계자 : 저희가 원장님께 여쭤보니 모르신다는데.]

투자자들에게 수수료를 받는 업체들은 골프장부터 드라마 제작, 리조트 등 수십 여개.

모두 주가조작 일당들이 세운 회사들입니다.

이들은 단기간에 막대한 자금을 모으기 위해 다단계 방식을 활용했습니다.

기존 투자자가 신규 투자자를 데려오면 신규 투자자로 생긴 수익 일부도 나눠준 겁니다.

[제보자 : 수수료 정산을 할 사람들이 매도를 걸어놓고 신규로 영업이 된 사람들이 1억 매수를 하면 매도 칠 물건을 그대로 매수로 옮기는 작업을 해서.]

일부 병원장들은 동종 업계 의사들을 소개해 주며 막대한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재활의학과 병원장 : 아니 근데 저는 상관없어요. {OOO 씨도 전혀 모르세요?} 예예. 전혀 제가 개인적인 거라.]

투자자 중에는 의사나 변호사, 중견기업 오너와 연예인들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주가조작 일당이 접근했던 한 연예인 측은 취재진에게 "투자 권유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모두 거절했다"며 "다른 연예인들에게는 골프 레슨 등을 통해 접근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좀 더 몇 가지를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니까 이 주가조작범들이 '이 회사가 좋습니다. 이 회사에 투자하십시오'라고 해서 투자자를 끌어모은 게 아니라 투자자들로 하여금 돈을 대게 하고 그걸 서로 사고팔게 하면서 인위적으로 주가를 오랫동안 끌어올려왔다는 거죠?

[이호진 기자]

맞습니다.

[앵커]

이 부분 오늘(24일) 좀 물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 8개 종목이 시장에서 이유 없이 하한가들을 맞으면서 관심이 컸습니다. 오늘 폭락한 업체들이 그러면 앞서 이제 예로 2개 업체를 들었는데 다 이 주가조작에 연루된 업체로 보는 겁니까?

[이호진 기자]

그건 아직 알 수가 없는데요.

저희가 파악한 바로는 최소 6개 업체가 연루가 된 것으로 보이고요.

금융당국에서 조사에 착수를 했기 때문에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관련된 한 회사 관계자에게 얘기를 들어봤는데 주가조작 자체는 몰랐다면서도 그동안 내부에서도 이상 징후로 보일 만큼 많이 오른 게 사실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주가가 올랐던 그 업체 관계자 말씀인가요?

[이호진 기자]

맞습니다.

[앵커]

내일도 관련 보도가 있습니까?

[이호진 기자]

오늘 있었던 주가 관련 폭락을 앞두고서 이들이 사전에 움직인 정황도 있습니다.

이 부분은 내일 좀 자세히 전해 드리겠습니다.

(VJ : 한재혁·장지훈·박태용 / 영상디자인 : 이주환 / 리서처 : 고선영·김지현·김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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