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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완결된 맛 지닌 독자적 음식…'채소절임 단계' 중국 파오차이와 달라"

입력 2023-04-24 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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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를 담그는 모습. 〈사진=연합뉴스〉김치를 담그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그 자체로 완결된 맛을 지닌 김치는 한국 상차림에 최적화된 독자적인 음식이며 채소절임 단계에 머물러있는 중국의 파오차이(泡菜)와는 다르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동북아역사재단에 따르면 박채린 세계김치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지난 14일 '동북아역사 리포트'에 실은 글 '음식도 발효를, 생각도 발효를'에서 채소절임 단계와 김치의 분화 과정을 분석해 이같이 밝혔습니다.

박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채소절임은 인류의 보편적인 문화였습니다.

채소절임은 혹한기에 채소를 오랜 기간 보관해 두고 먹기 위해 부패를 막는 효과가 큰 소금에 절여 두었던 것에서 시작됐습니다.

그러나 1∼3세기부터 발효 문화가 생기면서 절임 원료나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박 책임연구원은 발효 절임 시기부터 중국과 한국은 각자의 노선을 걸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중국에서는 발효 기술이 적용된 식초, 술 등을 활용한 절임법 위주로 발달했고 한국에서는 소금과 장(醬)을 절임 원료로 하는 비중이 절대적이었다"고 했습니다.

박 책임연구원은 한국과 중국의 발효 절임 문화 차이는 옛 문헌에도 분명히 드러난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중국 최초의 농서인 '제민요술'(齊民要術)을 보면 중국에서는 채소절임에 식초, 술 등의 재료를 썼는데 고대 한국의 채소절임은 이를 활용한 흔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중국과 한국의 절임원이 전혀 다르기에 중국의 영향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즉 후한 말기(한국의 삼국시대)에 한반도로 절임 기술이 전파됐다는 주장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박 책임연구원은 "중국의 파오차이는 채소절임 단계에 머물렀다"며 일부 중국인의 '김치 종주국' 주장에 선을 그었습니다.

박 책임연구원은 한국 김치의 독자성은 젓갈과 고추, 마늘, 생각, 파, 갓 미나리 등 각종 향신 채소의 영향이 크다고 봤습니다.

그는 "김치는 동물성 발효식품인 젓갈을 사용해 짠맛, 신맛 외에 '맛있는 맛'을 추구하기 시작했다"면서 "동물성 감칠맛을 더하고 맛과 영양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하면서 독자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발효 절임에 '맛'을 더한 방식은 한국의 식문화에 적합했다고 했습니다.

중국의 경우 절임 채소를 다시 볶거나 요리 재료로 활용하는 식문화의 특성상 조리 단계에서 맛을 더하지만 한국은 채소 절임을 다시 조리하지 않고 반찬으로 바로 먹습니다.

박 책임연구원은 "별도로 가열하거나 조리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완결된 맛을 지닌 김치는 한국 상차림에 최적화된 음식"이라며 김치의 독자성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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